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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짊어지고 가는 빛의 길

 

만일 우리가 하느님과의 친교를 나눈다고 말하면서 어둠 속에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진리를 실천하지 않는 것입니다.” (1요한 1,6)

 

하느님과의 친교는 그분과의 연결이고

그분과의 연결은 그분의 말씀과의 관계다.

그분과의 관계는 말씀을 받아들여 자신의 삶으로

육화가 발생하는 구체적 현실이다.

 

육화는 이원론적이지 않은 현실이다.

이분법적 사고방식은 모든 것을 갈라놓는다.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은 내가 하느님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세상을 보기 때문에

승패, 옳음과 그름, 선과 악, 위와 아래를 구분 짓는 관계를 만든다.

기도와 체험을 바탕으로 하는 육화의 현실은

전체를 보는 눈과 지혜로 현실을 읽어낸다.

이것이 아버지께서 우리를 바라보는 관점으로 세상을 보게 하는 눈이다.

 

육화의 여정은 어둠에서 빛으로 가는 것이기보다

어둠과 더불어 있는 빛 속에서 나타난다.

순전한 빛만 있으면 눈이 부셔 볼 수 없고

순전한 어둠만 있어도 분간이 어렵다.

어둠과 빛이 혼합되어 있을 때, 확실하게 볼 수 있다.

 

어둠은 빛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어둠은

영을 받아 실천하는 선을 명료하게 드러내 준다.

우리는 갈라놓기에 여념이 없이 살아왔기에

어둠을 지니고 사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예수님은 어둠과의 사랑에 빠진 우리에게

당신의 실천으로 아버지의 자비와 선하심을 드러내셨다.

그분은 자신의 실천으로 어둠을 지고 가는 빛의 길을 보여주셨다.

그 길은 어둠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이정표와 목표로써 길을 안내하신다.

 

완벽하게 그 길을 가는 사람은 없다.

오직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애쓰는 과정만이 우리의 몫이다.

이것이 세상을 구원하시는 예수님의 방식이다.

과정의 선과 과정의 진리는 항상 현실적인 고통을 수반한다.

이 고통은 구원하는 폭력이 아니라 구원하는 고통이다.

죽음으로 살리는 현장에서 겪는 수난의 현실이다.

고통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살리시는 상처 입은 의사이신 예수께서 보여주신 길이다.

이 길을 가는 사람은 혼합된 현실을 하나로 만든다.

어둠과 빛은 서로를 드러내 주는 거울이기에 혼합된 현실 안에서

빛으로 밝혀주는 세상을 만들어 간다.

 

스스로 의롭다고, 선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늘 분노하고 심판한다.

이들은 자신이 희생한다고 여기는 생각 때문에

더욱더 자신의 의로움에 집착한다.

그러나 혼합된 진리, 과정의 진리를 깨달은 사람은

빛에서 빛을 받아 어둠이 깃든 세상에서 빛을 따라간다.

이것이 어둠 속에서 명료하게 비추는 아버지의 빛이다.

분노와 앙갚음 역사 안에서 거짓된 기대를 하고 사는 우리에게

예수께서 보여주신 십자가의 길이다.

 

어둠을 짊어지지 못하는 우리의 실패에 대해 탓을 남에게 돌리던 사람이

자신의 어둠을 만나 자신을 비추시는 영의 현존 안에서 용기를 얻어

상처 입은 이와 대면하여 잘못과 죄의 용서를 청하게 한다.

잘못하는 너를 받아들이고 허용하고 환대하고 내려놓고 내려가는 삶으로 어둠을 밝힌다.

관계가 회복되면서 자신을 가두었던 감옥에서 해방과 자유와 기쁨을 누린다.

이것이 말씀이 육화되는 기쁜 소식이다.


2019, 12, 28.

무죄한 어린이 순교축일에

이기남 마르첼리노 마리아 형제 O.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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