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23.12.07 21:13

수도원 카페이야기 5

조회 수 8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도원카페 이야기


5. 소외되어보기

출근길 쌉쌀한 공기가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해준다 . 추운 기온은 움츠리게 

만들지만 정류장까지 가는 발걸음을 

바삐 해주니 세상사 모든것이 이로운점이면엔 어려운점이 한셋트 처럼 묶여 있는 것 아닌가 싶다. 

나를 정동까지 데려다 줄 160번버스가 고맙게도 금방 도착해 주었다. 

나는 신이 났다

신호등을 건너려 할 때 금방 초록불로 색깔이 바뀔때 신나는 것 처럼 말이다. 

일상속에서 우리는 좋고 싫음을 무수히 반복한다. 

그러므로 시련과 고통 속에서 희망과 은총을 기대하며 견디어내는 것이 아닐까?

버스창밖은  네모난 상점들로 

즐비하다.

드문드문 보이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또 다시 올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게해준다. 어린 시절부터 젤로 신났던 

크리스마스.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건 아니건 

그것은 중요치 않다 .

추위에 얼어버린 주머니속 손을 

따뜻하게 녹여 주는 손난로처럼 

크리스마스라는 손난로는 삶의 

차가운 현실에 얼어버린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녹여 준다.

버스에서 내려 카페로 향한다 . 

오늘은 어떤 일들을 하게될지 

기대가 크다.

총총 걷는 걸음이 더욱 바빠진다. 

이것이 봉사의 기쁨아닐까?

수도원 카페에선 

내가 제일 낮은 자리이다.

그리고 제일 낮은 사람이 되어 일한다.

굳이 서열 정리 하자면

사장수사님 , 매니저님, 직원분들 

그리고 나서 봉사자인 나.

가장 낮은 서열인 나의

주된 소임은 설거지 이고 

두번째 소임은 눈치껏이다. 

눈치껏 테이블 정리하기, 

눈치껏 책장 닦기 , 눈치껏 유리닦이, 

눈치껏 손님 응대....

눈치껏이라는 것은 눈치없고 둔감한 

나에겐 어려운 소임이 아닐 수 없다.

어느새 수도원 카페는 손님으로 

가득찼다

시계를보았다 . 

시계바늘은 11시를 가르켰다.

이곳은 반가운 만남으로 

가득하다. 

크리스마스 캐롤은 어느새 

반가운 만남속 밝은 웃음들로 

오버랩되어 간다.

수도원카페의 배경음악은 

밝은웃음소리가 되어버렸다. 

참 듣기 좋았다. 

그분이 들으시기에도 참 좋으시겠다는

생각이 든다.

끊임없이 들어오시는 손님들의 자리가 충분히 있을지...

나의 마음은 이내 한걱정이다. 

먼저 와 계신 손님들께 

양해를 구했다. 

간신히 두팀의 자리를 만들어 

자리를 찾으시던 두팀의 손님들께 

안내해 드리고는 흐믓했다. 

한집 건너 카페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카페가 많은 요즘 .

굳이 정동 끄트머리 수도원 카페를 

찾은 손님들께 참으로 고마운 마음이기에 용기내어 자리나누기를 부탁드린 

내자신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날이 추워졌다. 

야외 테이블에 앉기엔 추위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원 카페가 좋아서 야외 테이블을 선택한 

두분의 손님이 나의 눈에 띄었다.

추위를 이겨낼만큼 이곳 수도원 카페를 좋아해 주는 그 마음이 참 고마웠다. 

이내 나는 엄마모드가 작동되었다. 

많이 추우실텐데...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나 하는 

엄마오지랍 모드였다

순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곳저곳 

두리번 거리다가 직원들 쉬는 방에 

들어가 블랭킷을 찾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 블랭킷 3개를 찾았다. 

속으로 빙고를 외쳤다. 

그중 따뜻한 체크무늬 블랭킷을 들고 야외 테이블쪽으로 급히 갔다. 

야외자리에 앉아 있던 손님께 블랭킷이 조금 도움 되시지 않을까 싶어서 준비했다고 하며 건네 드렸다. 

나의 자식벌되는 나이의 구척장신은 

되어 보이는 손님은 겸손함 담긴 고개 꾸벅 감사인사를 하시며 이내 받아 무릎위에 가만히 내려 놓으셨다. 

그분께 수도원 카페의 따뜻함이 

전해졌음 하는 작은 바램과 함께 

나의 입가에도 미소가 감돌았다.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토닥토닥 해주며 

엄마의 오지랍을 엄마의 사랑이라고 

바뀌어 불릴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바쁜시간이 다소 여유로워 졌다 .

시계를 보니 두시 조금 지났다.

나의 주된 소임인 설거지를 정신없이 하고 있던 중 주방 앞 데스크에서 

화이팅 소리가 들렸다. 

오늘은 직원 세명이 근무해야 한다며 

세명의 직원이 열심히 일하기를 

다짐하는 소리였다. 

순간 나는 투명인간이 되었다. 소외됨이란 이런것인가 ?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또  나는 이내 그럴 수 있음을 수긍했다. 

나도 소외될 수 있음을 이세상 그누구도 소외될 수 있음을....

나는 곧 다시 나의 주된 소임인 설거지에 집중했다.

그런데 이번엔 곧이어 생일축하 노래가 들려왔다.

생일을 맞이한 한직원을 위해 두명의 

직원이 작은 케잌에 촛불을 켜고 

축하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오늘 내가 느낀 두번째 소외감 이었다. 

이웃으로부터의 소외, 세대간의 소외,

직장안에서의 소외, 학교에서의 소외,

사회로부터의 소외, 가족간의 소외...

우리는 무수한 소외됨 속에서 

살아간다. 누구는 소외되어지고 

누구는 소외시키고...

오늘 나는 온전히 소외되어 보기로 한다. 그리고 나의 주변을 생각해 본다. 

혹시 내가 누군가를 소외시키지 

않았는지...

조심스레 나의 삶을 되짚어 본다. 

일년중 이즈음소외되어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신 그분께 감사의 화살기도를 드린다.

일년중 이즈음은 소외된 이웃을 생각하고 모두 함께 하나되어 이웃되길 간절히 바라는 때 이기에. 우리는 살아가면서 

내가아닌 상대방 마음을헤아리는 

연습을 한다.

혹자는 이것을 배려라는 한단어로 

이야기 하기도 한다. 

배려라는 한단어에 담기엔 그의미가 내포한 의미가 무척 크다.

내 나이 50의 한 가운데이다. 

나는 지금도 배우고 느끼고 외우고 

습득함을 반복하고 있다. 

그것이 나의 삶의 숙제이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세상을 본다. 

소외된 이들을 위해 이즈음 나는 무엇을 할 것인지. 숙제장을 꺼내고 연필을 잡아본다.

이제 “소외되어 보기”숙제를 끝내고 

다음 숙제를 해야겠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62 사람 좀 찾습니다.^&^; 김 성인 미카엘 형제 성대서약하고 어디 머물고 계시나? 연락 좀 주시게...! 대전 누이 1 개미 2006.02.14 5877
661 사도바오로의 해를 맞이하여- 터키주교회의 권고서한 크리스챤 정체성을 지닌 증거자요 사도인 바오로 사도 형제자매 여러분 바오로 사도가 로마 교회의 신자들에게 했던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1 터키한인공동체 2008.01.14 20209
660 사도 바오로의 회심 축일에 사도 바오로의 회심 축일에   나는 모난 돌이었으나 부딪고 깨어지고 깎이다 보니 반짝이는 조약돌처럼 되어 가고 있다.   나는 내가 살고 싶어 하는... 이마르첼리노M 2022.01.25 444
659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 실수로 게시물이 삭제되었습니다.. 얼마전에 올라온 게시물 중에, 삭제된 게시물이 있습니다. beatta님께서 올려주신 게시물인데요.. 관리자의 관리 미숙으로 게시물이 삭제되었음에 사과드립니다. ... 1 관리형제 2006.02.27 6280
658 빗방울 하늘에서 비가 내리고 그 비가 생명이되어 세상과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게 된다. 빗방울이 하늘 위에서 머물러만 있으면 세상과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지 못하지만... 일어나는불꽃 2018.02.20 1097
657 빈손 빈손   촉촉하게 젖어있는 눈가에 전에 없던 수증기가 서려오는 밤이다   내 인생의 종반을 알리는 신호를 여기저기서 포착한다. 몸의 변화와 기억... 1 이마르첼리노M 2017.09.02 976
656 빅터 프랭크의 의미로 프란치스코의 순종을 읽어봄   빅터 프랭클이라는 심리학자가 있다. 그는 유대인으로 죽음의 수용소를 경험하고 삶의 의미, 삶의 가치를 찾고 추구하였다. 그는 우리가 만나는 삶의 가치, 삶... 김상욱요셉 2013.07.08 5510
655 비유   가을 바람에 낙엽들이   떨어지고 하나의 작은 낙엽   손을 잡으면 잡혀지고   손으로 뭉개면 가루가 되고   책에 꽃으면 책갈피가 되는데... file 일어나는불꽃 2013.11.08 4686
654 비오는 아침에 쓰는 편지 비오는 아침에 쓰는 편지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내립니다. 신기루처럼 연한 물보라가 서리는 이런 날씨를 두 손에 바쳐 공손히 올리고 싶습니다. 알맞게 적셔지... 1 이마르첼리노M 2014.07.06 3759
653 비밀 비밀   나는 내 안에 있는 희망과 절망과 한계를 봅니다. 그리고 나와 함께 사는 형제들 안에 있는 희망과 절망과 한계를 바라봅니다.   내게 있어 ... 이마르첼리노M 2017.02.11 928
652 비가 내리네 비가 내리네 비가 내리네 초록의 잎새 위에 비가 내리네 연인들의 가슴에 비가 내리네 가난한 이의 어깨에 하염없이 쏟아지는 비 내 작은 가슴을 적시네 너의 ... 이마르첼리노M 2014.07.10 2518
651 비 천주교 사이트의 재림 이야기 비 기독교 비 천주교 사이트에서 다루고 있는 예수재림 이야기 http://cafe.daum.net/mrdd 유미 2007.03.12 5322
650 불붙이는 사람들 불붙이는 사람들 추위네 방문 앞엔 외출 중 얼음장을 살찌우던 추위가 남녘의 봄기운에 밀려난 것일까 차갑지만 맑고 깨끗한 날이다 여기 저기 들려오는 건 추위... 이마르첼리노 2011.02.06 4394
649 불교 포이동 능인선원에 관한 글 http://www.donga.com/docs/magazine/shin/2006/12/07/200612070500008/200612070500008_1.html신동아에 나온 불교 능인선원에 관한 글입니다. 좋은 참고가 될 것... 관리형제 2006.12.18 6244
648 부활의 증인들이 모인 교회에서 부활의 증인들이 모인 교회에서   자기 사랑으로 시작해서 공동체적 사랑을 거쳐 보편적 사랑에 이르는 점진적 사랑 우리가 가야 할 여정의 목표다.  ... 1 이마르첼리노M 2021.04.15 421
Board Pagination ‹ Prev 1 ...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