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20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부활의 아침에 쓰는 편지



새벽의 여명이 열리면서
돌무덤을 열고 나온 빛처럼
나의 눈시울에서 찬연히 피어오르는 한 사람의 모습,
커다랗게 두 팔을 벌리고
그 온유한 햇살을 품어 안습니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꼭 쾌적한 충족,
세상의 목마름을 다 채우고도 남을 생명수가
님의 옆구리에서 흘러나왔습니다.

밥을 지은 엄마 생각은 잊고
그저 밥 한 그릇을 달게만 먹어주는 아이의 믿음처럼
당연한 것으로만 알던 일들이 은총의 홍수를 이룹니다.

가장 확실하게 나의 믿음을 잡았고
속속들이 내 정신에 촉광을 담아주고 향을 입히시던 분,
자아의 죽음으로 초래된 캄캄한 밤이 지나고
눈부신 생명과의 해후,
청신한 감동이 먼동이 트듯 내 정신을 비추어 주고 있습니다.

비싼 고뇌와 비싼 인내로 바꾼 힘이
사랑이었다는 사실이 나에게 생명의 물줄기를 대고 있습니다.

다시는 동요 없을 한 사람의 좌표,
그 이름을 부르면 삽시의 정적이 나를 휩싸고
저절로 엉기는 뜨거운 핏덩이가 치밀어 오릅니다.

내가 애써 참아온 일의 회상들이
님께서 걸어가신 회상들로부터 연유되어 온 것이었으며
아버지의 나라로 초대된 첫 소명이었다는 사실을
부활의 아침에 확신의 깊이를 더해 갑니다.

내가 꿈꾸는 여러 일 속에 님께서 계심은
흡사 포도주가 원래의 포도 맛을 지닌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의 눈에서 두 사람의 눈물을 보게되는
그 완연한 일치를 이루어 주신 분,

사랑이 어떻게 싹트는지 그걸 설명하는 말은 없습니다.
공감도 별반 말의 방법을 취하지 않습니다.
말은 서로의 뜻이 생소할 때 쓰는 것,
그래서 신앙이 두터우면 희구가 적고
묵상만이 많음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진심이 영글면 말이 적어지듯
믿음도 커지면 하늘의 소리에 더 민감해집니다.
그러나 아직은 말에 굶주려 있는 나,
한 필의 창공은 머리 위에 걸려있는 언제나 그 하늘이었듯이
어설픈 내 몸짓도
헤아릴 수 없는 되풀이의 동일한 동작을 쌓아왔습니다.
이제 다시 님의 확실한 호명을 듣듯이
확실하게 불러봅니다.

'랍보니'
나의 하느님, 나의 주님,
나의 전부시여, 알렐루야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35 추위 속의 사색 추위 속의 사색   혹한의 밤 속살을 파고드는 추위 날개를 웅크리고 떨고 있는 둥지속의 새   사람에게 추위란 신의 제단에 바쳐진 제물   배... 이마르첼리노M 2016.01.21 1166
734 까치둥지묵상 1    내 방 창문너머에 까치부부 한쌍이 둥지를 만들고 있다. 난 얼마전부터 한쌍의 까치들이 둥지를 짓는 모습들을 지켜보고 관찰하고 있었다. 난 지켜보면 지켜... 일어나는불꽃 2017.02.18 1165
733 도둑과손님 몇년전 친정집에 갔을적에 집안에 고양이가들어왔다. 내가 보기에는 명백한  도둑고양이였다. 그러나 어머니께서는  그 고양이가 들어어게끔 문도 열어놓고 밥도... 일어나는불꽃 2015.01.27 1163
732 철거작업 오전에 옆마당 풀뽑는 작업을 했다. 군데군데 풀이 나있어서 오전중에 뽑았는데 사방에서 난리가 난 것이었다. 이유는 사람들이 아니라 풀속에 숨어서 살고 있던 ... 일어나는불꽃 2018.05.19 1149
731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진실을 살아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내가 지금껏 살아왔던 것들을 포기해야 하며,  아니 포기까지는 아닐지라도,  지금까지의 방식과 다른 삶을 살아야 하기... 김명겸요한 2016.12.15 1149
730 사목과 정치 사목과 정치   사랑이 빠진 사목은 정치다. 사목은 삼위일체의 하느님의 사랑을 전달하기 위하여 하느님의 소통방식인 자기 비움이라는 마음으로 사람들... 이마르첼리노M 2017.10.05 1146
729 후라이팬 후라이 팬   팬들이 모여 진짜 왕을 뽑기로 했다   지방에서 도시에서 외국에서 유명한 팬클럽의 대표들이 모였다   열혈팬 왕팬 극성팬 ... 이마르첼리노M 2017.08.12 1141
728 송년의 성찰 송년의 성찰 1 훔쳐 먹은 떡이 맛이 있다. 아닌 줄 알면서도 가고 싶은 길 설익은 욕망의 그 감미로움 그릇된 일의 열정 어리석은 이들끼리 ... 이마르첼리노M 2014.12.29 1141
727 마치막 편지 마지막 편지 폭설이 내린 대지위에 겨울비가 내리는 밤 빗소리에 잠을 깬 나는 오랫동안 묻어두었던 가슴속의 언어들을 꺼내어 내영혼의 처소에 불을 밝히신 당... 이마르첼리노M 2016.01.29 1133
726 촛불집회송 - 촛불 집회송 -           1 스승을 배반한 가엾은 유다와 배신의 대명사가 된 유다 절망에 빠져 목숨을 끊은 유다인 유다와 목을 맬 수 없는 초인종... 고파울로 2016.11.11 1131
725 2016년 포르치운쿨라 행진 (2016.7.30 토요일) 포른치운쿨라 행진 아홉번째 날 기록 주제 : 나눔날  sharing day 연대  기억 : 장애인들 여정 : 하동학생야영수련원에서 하동 궁항리까지의 여정 함께하신 분 : ... 김레오나르도 2016.08.01 1128
724 故 안수연 바오로 형제에게 드리는 회상의 편지 故 안수연 바오로 형제에게 드리는 회상의 편지 바오로 형제! 형제와 내가 만난 것은 4년 정도 되었나요? 이곳 지도에서 만난 그 시간 속에서 헤아릴 수 없이... 이마르첼리노M 2016.06.27 1122
723 야곱의 우물가에서 야곱의 우물가에서   외로움이 神을 만나면 고독하다 고독이 神을 떠나면 외롭다   고독한 갈증은 외로움의 환상 특별하고 높여진 자아 우월한 도취... 이마르첼리노M 2017.02.02 1113
722 자비의 얼굴로 태어나는 성턴 &lt;자비의 얼굴로 태어나는 성탄 자비의 눈길 차별이 있는 곳에 자유가 없다. 자비는 차별을 없애고 자유를 준다. 자유가 있는 곳에 기쁨과 고요와 평화가 있다. 발... 이마르첼리노M 2015.12.22 1108
721 알렐루야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다 알렐루야   너를 통하여 너와 함께 네 안에서   만찬은 생명을 주는 죽음의 잔치 내어주는 몸 쏟는 피  ... 이마르첼리노M 2019.04.20 1106
Board Pagination ‹ Prev 1 ...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 99 Next ›
/ 9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