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336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9월 17일 프란치스코 오상축일에 교황님께서 선포한 봉헌생활의 해를 맞아 수도원을 개방하여 신자분들과 함께 기도하고 미사를 하였습니다. 미사 시간에 세월호 희생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적은 노란 종이와 초를 성당 앞줄에 배치를 하였습니다. 미사를 하는 중에 저는 천상교회와 지상교회가 함께 미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단순히 우리가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기도해주는 차원이 아니라, 그분들이 우리가 우리 마음의 문을 열고 하느님의 마음으로 나아가도록 초 대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날을 준비하면서, 한 형제가 신자분들 중에 전대사를 받기 위해 이 미사에 참여하러 왔다가 미사 중에가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면 당황해하거나 속상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하였습니다. 형제들은 이러한 우려에 마음으로 함께하며, 해설과 강론 때 프란치스코 오상축일과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것을 연결시켜 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강론의 책임이 주어졌고, 하느님 안에서 고심하며 이러한 강론을 준비하였습니다.

프란치스코가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인 1224년, 프란치스코는 라베르나 산에 오릅니다. 프란치스코는 대천사 미카엘 축일을 준비하며 조용한 시간을 가지고 싶어했다. 프란치스코는 아무도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는 곳에 움막을 짓고 그곳에 들어갔습니다. 그곳에 유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은 레오 형제뿐이었다. 레오 형제는 프란치스코가 허락할 때 빵 한 조각을 가지고 그 움막에 다가갈 수 있었다. 어느 날 동틀 무렵 프란치스코는 손과 옆구리와 발에 뚫리는 아픔을 느꼈다. 그리스도의 다섯 상처가 그에게 각인되었다.

전기는 프란치스코가 오상을 받기 전에 이런 기도를 바쳤다고 한다. "오 주 예수 그리스도님, 제가 죽기 전에 당신이 십자가 위에서 겪으신 그 고통을 제가 느끼게 해주시고, 당신의 그 큰 사랑을 제 마음에 담게 해주소서." 프란치스코는 하느님 아버지께 자신의 마음을 내어드리며 사람들을 사랑한 그 마음을 닮고 싶어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마음은 프란치스코가 회개 때부터 이미 가졌던 마음이었다.

프란치스코는 유언에서 자신의 회개는 나환자와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프란치스코는 전쟁에 실패하고 포로가 되고 아프게 되면서 세속적인 욕망이 헛됨을 알게 되고 하느님의 뜻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프란치스코는 시골길을 가다 나환자를 만났다. 나환자는 프란치스코가 가장 혐오하던 이였다. 그는 나환자들이 있는 곳은 피해 다녔으며 어쩔 수 없이 나환자를 만날 경우 코를 막고 도망치곤 하였다. 하느님의 뜻을 찾는 이 순간 그는 갈등하였다. 기존의 '나'를 높이고 채우려던 마음은, 그냥 빨리 그 자리를 피하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 안에서 들리는 하느님의 마음은 그가 사랑으로 나아가도록 초대를 하였습니다. 프란치스코는 하느님께서 일으키시는 그 마음에 자신을 열어젖히고, 말에서 내려 그 나환자를 포옹하였다. 그리고 그는 그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삶의 맛을 느끼게 됩니다. 그의 영혼과 육신에 쓴맛이 단맛으로 바뀌는 체험을 하였다.

첼라노 전기는 프란치스코가 나환자를 포옹한 후 말에 올라타 뒤를 보았을 때 그 나환자가 사라졌다고 말한다. 첼라노는 이어서 성 다미아노 성당에서 십자가 고상이 말씀하는 체험을 말한다. 마치 사라진 그리스도가 다시 프란치스코에게 나타나 말씀하는 듯하다. "프란치스코야, 가서, 무너져 가는 나의 집을 고쳐라!" 처음 프란치스코는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듣고 폐허가 된 산 다미아노 성당을 수리하였습니다. 그러나 차츰 이 말씀이 외적인 성당이 아니라 하느님의 집인 그의 마음과 사람들의 마음임을 알아차립니다. 프란치스코는 회개를 통해 무너져 가는 교회, 즉 하느님께서 거처하시는 자신의 마음과 사람들의 마음을 고치는 삶을 살았습니다.

프란치스코에게서처럼 우리가 거짓과 욕심에서 오염된 우리 안의 하느님 마음을 되찾고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나환자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우리 사회의 약한 이들을 사랑함으로서 우리 안에 그리고 세상 가운데에 하느님의 마음이 살아나고 부활하도록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함께 우리의 본 마음(하느님 마음)을 찾고 회복하는 길을 걷도록 합시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70 2016년 포르치운쿨라 행진 (2016.7.31 일요일) 포른치운쿨라 행진 열번째 날 기록 사막의 오아시스라는 것이 아마 이런 것일 듯하다. 산청군에서의 폭염재난 방송을  들으며 숲속 콘크리트 길을 지나 오늘의 목... 김레오나르도 2016.08.01 1277
769 영광 교황님을 만나뵙고 악수하고 인사하고 대화를 나누는것도 영광스러운 일이나 그보다 더  영광스러운 것은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의뜻을  실천하였을때가 더 영광... 일어나는불꽃 2014.09.06 1277
768 역설의 대림절 역설의 대림절   대림절은 기다림의 시기 가톨릭교회는 첫 번째 오신 분의 성탄을 기념하고 두 번째 오실 분의 재림을 기다리는 시기라고 말한다.   ... 이마르첼리노M 2014.12.04 1275
767 케익속의지혜 케익을 만들기 위해서는 배운기술을 반복 연습하는 단순함과 잘되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인내심과 케익을 열심이 배우고자 하는 항구함을 필요로 한다. 예수... 일어나는불꽃 2015.04.03 1265
766 ★ 2018 포르치운쿨라 행진을 시작하며 바치는 기도 ★ 포르치운쿨라 행진을 시작하며 바치는 기도 주님,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민족이 길을 나선 것처럼 일상생활의 습성에 노예처럼 길들여... file 김레오나르도 2018.07.26 1262
765 충족 충족   행복 채워서 얻으려다 얻지 못하는 것   공허 채울수록 커지는 것   풍요 비울수록 채워지는 것   희망 절망에서 출발해야 얻는... 이마르첼리노M 2016.01.13 1262
764 사랑이 머물다 간 자리 사랑이 머물다간 자리 새벽의 첫 시간 재단 위에 어둠을 밝히는 가장 외로운 촛불 하나 마지막까지 남아있을 빛으로 누구도 빼앗지 못할 진실로 불탑니다. 서로... 1 이마르첼리노M 2015.02.06 1261
763 하느님의 가난 하느님의 가난   삼위일체 신비 안에서 사랑을 배운다. 하느님의 사랑 안에는 소유의 흔적이 없다 “상호 이타적이면서 완전한 자기 증여.”   사랑은... 이마르첼리노M 2017.12.09 1259
762 그리움은 사랑을 낳고 (겨울밤의 회상노트) 그리움은 사랑을 낳고 (겨울밤의 회상노트)   1 새날을 알리는 안개 같은 여명 섣달그믐을 사흘 남겨둔 밤 자정을 넘긴 시간에 책상 위에 놓인 십자고... 이마르첼리노M 2016.02.05 1258
761 흔적 없는 흔적 흔적 없는 흔적     실패와 결핍은 생명과 사랑의 안내자 부활의 증인되어 실수에 대한 자비로 서로를 채운다.   긍정하는 기쁨은 창조의 도구... 이마르첼리노M 2017.08.14 1246
760 신앙인들의 기도는 기적을 만든다 “신앙인들의 기도는 기적을 만든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지난 1월 12일 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 미사 강론을 통해 기도는 자비를 잊어버린 굳은 마음을 부... 이종한요한 2016.01.15 1240
759 기쁨의 샘 기쁨의 샘   공복의 기쁨 가난이 주는 기쁨 어느 것도 내 것으로 하지 않는 기쁨 돌려드리는 기쁨   보상을 바라지 않는 기쁨 선의 흔적을 지우는... 이마르첼리노M 2017.10.13 1234
758 먼 데서 오는 새벽 - 송년의 시간에 먼 데서 오는 새벽 - 송년의 시간에   한 해의 끝자락에 서 있다. 밤의 끄트머리에서 순결한 새해가 팔을 벌리고 있다.   어둠이 내려앉은 세상 격... 이마르첼리노M 2014.12.31 1228
757 길에서 길을 만나 길이 되다 길에서 길을 만나 길이 되다   하느님 나라 더불어 누리는 참된 행복   빛이 되는 길 소금이 되는 길 복음 선포의 길   깨끗한 마음으로 기초... 이마르첼리노M 2015.01.05 1227
756 촛불 앞에서    촛불 앞에서 밤기도 텅빈 성당의 제대 위에 외로운 촛불하나 작은 태양되어 나를 비춘다   빛과 열 그건 생명이다   빛과의 만남 빛과... 이마르첼리노M 2015.09.03 1227
Board Pagination ‹ Prev 1 ...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