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41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주님이 태어나시는 땅

 

왕이 되려는 갈망을 넘어 스스로 왕이 되어 왕권을 넘보는 이들을 가차 없이 죽이는 문화,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왕들이 되어 왕들의 전쟁을 치르는 동안 허물어진 관계들, 그 안에서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 새로운 왕이 탄생하셨다.

 

가난하신 하느님이 인간과 처음 대면한 장소에서 연약한 아기로 포대기에 싸여 계신 분께서 보여주신 놀라운 신비, 인간에게 맡겨진 존재로서 한없이 낮추시는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이 불러온 관계의 혁명, 동반과 부축의 대혁명이 말구유에서 시작된 것이다.

 

주님은 전능하신 팔을 펼치시어 마음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권세 있는 자들을 그 자리에서 내치시고 보잘것없는 이들을 높이셨으며, 배고픈 사람은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요한 사람은 빈손으로 돌려보내셨습니다.” (루가 1, 51-53)

 

교만한 자를 흩으시는 것은, 전능한 힘이 아니라 자신을 낮추시는 사랑의 전능이다. 전능을 통제를 장악하는 힘으로 인식하게 되면 사랑이신 하느님을 이해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사랑으로만 일하시기 때문이다. 선의 흐름을 막고 통제를 장악하려고 하는 이는 하느님이 아니라 자만심에 빠진 인간들이다. 자아도취에 중독된 이들이 하느님을 자기 호주머니에 넣고 하느님을 이용하여 그렇게 하고 싶어 한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자신들만 선택된 민족이라고 하듯이 다른 사람과 자신을 구분 짓고 그들보다 더 거룩하고 의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미성숙한 신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고도의 도덕적 바탕을 추구하며 다른 사람들보다 윤리적인 측면에서 확실히 더 훌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기도와 희생을 동원하여 경쟁하고 비교하려고 밤잠을 설친다.

 

권세 있는 자들을 내치시고 보잘것없는 이들을 높이시는 것도 힘으로 하시는 일이 아니다. 하느님과 연결되면 높은 자리에 있던 사람은 스스로 내려오고 보잘것없던 사람도 하느님의 무상성과 보편성으로 인하여 사랑받게 되기 때문이다.

 

배고픈 사람을 배불리시는 것 역시 자신을 내어주시는 하느님으로부터 배우는 사랑에서 나온다. 내어주는 사랑을 배운 이들이 배고픈 이들을 돌보게 하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힘은 매력으로 끌어당겨 당신과 연결되도록 이끌어 주신다. 하느님과 연결된 이들로 관계를 돌보시는 하느님이시기에 내가 할 일이지 하느님이 하실 일이 아니다. 성모님께서 하신 일이 그 일이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도구적 존재로 하느님의 이름과 나라와 뜻을 행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랑과 순수하고 진실한 양심을 지니고

우리의 마음과 몸에 그분을 모시고 다닐 때 (1코린 6,20)

우리는 그분의 어머니들입니다.

거룩한 모범과 행위로써 우리는 그분을 낳습니다.”

성프란치스코가 모든 신자들에게 보내신 편지 53

 

동등함과 평등함의 땅에서 피는 자비의 꽃, 받아들이고 내어주는 놀이에 빠져 자신을 잃어버리는 자유의 꽃, 내려가고 낮아질수록 아름다운 가난과 겸손의 꽃, 사람에 대한 깊은 존중과 선으로 서로를 끌어당기는 매력의 꽃향기, 기쁨의 꽃들이 관계 속에 피게 되면 주님이 태어나신다. 주님이 태어나시는 땅이 거기에 있다. 말구유 안에서 연약한 모습으로 인간의 돌보심에 자신을 맡기시는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의 전능이 거기에 있다.

 

하느님 안에 사는 사람인지를 아는 방법은 단순하다. 선의 흐름 안에서 자신을 보호할 필요를 느끼지 않고 힘없는 이들, 가장자리에 있는 이들, 바닥을 사는 이들, 낮은 자리에 머무는 사람과 단순한 사람에게로 이끌려 그들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사람인가를 확인해보면 안다.

 

영적 기쁨은 전적으로 내면의 일이다. 자신을 내어주면서도 기뻐하는 이의 환한 얼굴과 눈빛이 하느님의 얼굴을 반사한다. 하늘이 땅에까지 내려와 땅이 하늘로 가득 차 있는 육화의 신비 안에서 선한 것을 꺼내어 먼저 건네는 존재의 토대, 그렇게 되도록 허용하는 변화가 그분을 낳는 일이다. 하느님의 내적 생명이 관계성 안에서 우리를 변모시켜 너와 나 사이에 흘러가게 하는 거기에 신적 생명이 태어나는 신비를 보는 것이다.

 

20221224일 성탄절에

이기남 마르첼리노 마리아 형제 O.F.M.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54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무엇으로부터 구원하시는가?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무엇으로부터 구원하시는가?   “분노와 흥분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사랑을 방해하므로 남의 죄 때문에 화내거나 흥분하지 않도록 ... 1 이마르첼리노M 2022.02.02 336
1353 하느님께 자유를 드려라 하느님께 자유를 드려라   세례를 통하여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라고 배우지만 대부분은 실제로 그것을 믿지 않는 것 같다. 여전히 공적을 쌓아서 하느님의... 이마르첼리노M 2019.10.03 506
1352 하느님께 받아들여 졌다는 믿음이 우리를 살린다. 하느님께 받아들여 졌다는 믿음이 우리를 살린다.   포도나무와 연결되지 못한 가지들은 하느님께 받아들여진 나를 내가 받아들이지 못한다.….   하... 이마르첼리노M 2020.08.22 545
1351 하느님과의 퍼즐 게임 그리스도인들의 삶은 어쩌면  하느님과 놀이를 하는것과같다. 하느님께서는 맞춰져 있는 그림을 다 흩뜨려 놓으신 다음 그것을 우리에게 주시면서 맞춰보라고 하... 일어나는불꽃 2016.12.30 978
1350 하느님 자비에 대한 믿음 하느님 자비에 대한 믿음   믿는다는 것은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믿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믿음을 조작하는 아들에 맞서 행동하셨다 해방을... 이마르첼리노M 2017.09.26 1177
1349 하느님 안에서 누리는 자유와 기쁨은 계시의 완성 하느님 안에서 누리는 자유와 기쁨은 계시의 완성   하느님을 찬미하는 건 사람만이 아니다. 우주 만물이 본래의 창조 목적에 따라 찬미의 노래를 부른다. ... 이마르첼리노M 2021.06.30 436
1348 하느님 나라의 때와 장소에 대한 성찰 하느님 나라의 때와 장소에 대한 성찰   재의 수요일을 며칠 앞두고 가톨릭교회의 전례 시기를 생각해 보았다. 대림 시기, 성탄 시기, 사순시기, 부활 시... 이마르첼리노M 2020.02.22 446
1347 하나를 알면 다른 게 보입니다. (사랑의 신비 안에서 발견되는 사랑의 속성) 하나를 알면 다른 게 보입니다. (사랑의 신비 안에서 발견되는 사랑의 속성)   삼위일체 사랑은 내어주는 신비입니다. 내 것이 하나도 없는 순수한 가난이며 그렇... 이마르첼리노M 2024.01.18 98
1346 피조물의 거울 내 방안에 키우고 있는 화초에게경외심찬 마음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면난 하느님께대한 경외심이 없는것이다.지나가는 길고양이를 경외심찬 마음으로바라보지 않는... file 일어나는불꽃 2020.02.14 436
1345 피조물을 통하여 하느님 사랑에 이르기까지 피조물을 통하여 하느님 사랑에 이르기까지   프란치스코 성인이 회개하기 이전의 삶은 특별한 삶이 아니었다. 그의 회개과정을 살펴보면 점진적 변화의 과... 이마르첼리노M 2020.09.02 609
1344 피조물 안에서 빛나시는 하느님의 얼굴 피조물 안에서 빛나시는 하느님의 얼굴   우주 만물의 모든 피조물 안에서 빛나시는 하느님의 얼굴 오감으로 만나는 신비한 얼굴 생명 있는 모든 존재와 더불어 ... 1 이마르첼리노M 2022.05.13 479
1343 피정에 관한 문의 피정에 관한 문의는 Q&A 게시판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관리형제 2007.10.17 5848
1342 프롬과 프란치스코의 대화 프롬은 사람들의 삶의 자세를 두 가지로 구분한다. 하나는 소유 지향적인 자세이고 다른 하나는 존재 지향적인 자세이다. 소유 지향적인 자세는 온 세계를 자신... 김상욱요셉 2012.12.29 8635
1341 프란치스코의 영성과 성탄의 의미 / 김찬선 신부 프란치스코의 영성과 성탄의 의미 / 김찬선 신부 1 마중물 2008.01.12 6814
1340 프란치스코의 복음적 삶 프란치스칸들은 프란치스코 때부터 '복음적 삶'이라는 말을 사용하였고 지금도 자주 사용합니다. '복음적 삶'이 무엇을 뜻할까요? 이 말은 예수님의 행동을 그대... 김상욱요셉 2012.09.01 9363
Board Pagination ‹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