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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물이 흘러가는 강가에 서서 (에제키엘 47,1-9)

 

삼위일체 하느님의 내어주는 사랑이 자비와 선으로 표현된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입니다. 그 사랑은 성전 오른편에서 흘러나온 물입니다. 그 물이 닿는 곳마다 생명이 살아 움직입니다. 또한 그 물은 예수님의 옆구리에서 흘러나온 물입니다. 그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갑니다. 자신을 낮추는 가난과 겸손의 땅으로 흘러갑니다. 그러므로 가난과 겸손이 관계 안으로 생명의 물을 흐르게 한다는 말입니다. 도구적 존재로 살아가는 사람은 내려가는 가난과 내려놓는 가난, 허용하는 겸손과 놓아주는 자유로 관계를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선에 참여합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우리가 자기 자신과 서로에게 저지른 온갖 것에 대한 진술입니다. 감추어지고 사적이고 비극적인 온갖 아픔을 하나로 모은 실상입니다. 사랑은 언제나 아픔을 동반합니다. 아픔이 없는 사랑도 없고 고통이 따르지 않는 사랑은 없습니다. 아픔과 고통은 슬픔의 원인입니다. 우리가 사랑이라는 명분으로 저지른 슬픔입니다.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만물을 돌보시는 하느님에 의하여 받아들여지고 사랑받고 변형된 온갖 고난의 결과였습니다. 내어주시는 사랑에 내어주는 사랑으로 돌려드린 사랑의 표상이 되었습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죽는지도 모르게 죽는 죽음이 과정의 흐름 안에 있다는 말입니다. 애끓는 사랑에는 조건 없이 내어주는 모성의 품이 있습니다. 엄마가 자식을 돌보는 사랑은 자신을 내어주면서 아이의 성장을 돕습니다. 신학적 덕목을 따지지 않아도 사랑이 무엇인지 압니다.

 

우리는 인과응보의 틀에 묶여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시는 이유가 하느님께 무엇을 드렸기에 사랑하는 줄로 생각했습니다. 내가 선해야 하느님이 나를 사랑하시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분은 당신이 선하시기에 나를 사랑하시는 분이셨고, 죄가 없어야 나를 사랑하시는 분이 아니라 용서하심으로 죄를 무력하게 하셨습니다.

 

사랑은 인간의 자만심에 묶여있는 자유를 풀어줌으로써 인간을 자유롭게 합니다. 사랑은 인간을 위하여 하느님께서 아버지의 일을 하시도록 하느님을 자유롭게 해드려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하느님을 졸라댑니다. 수없이 재촉하고 들어주지 않으면 보속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학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소망과 상관 없이 자유롭게 당신의 일을 하십니다.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알고 계시며 그때그때 주시는 분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성급함이 그분을 성가시게 해드리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릅니다. 주님께서 우리의 소망을 들어주실 때까지 우리는 희망을 두고 기다려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나를 도구 삼아 당신의 자비를 너에게 흘러가게 함으로써 자신에게 묶여있는 자유를 구원합니다. 자유가 확장되는 곳에 하느님의 현존이 있고 부활하신 주님의 영이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우리는 우리와 함께 계신 하느님 안에서 누리는 자유로 하느님 나라의 현재로 경험합니다.

 

죄에는 희망이 없습니다. 희망이 없는 사람은 이미 죽은 사람입니다. 죄는 자유를 묶어 놓음으로 선이 흐르지 못하게 합니다. 선의 흐름을 막음으로써 희망을 빼앗아 갑니다. 그러므로 선의 흐름을 막는 단절의 죄는 희망을 인질로 삼아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인간은 선을 행하도록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 창조되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에페 2,10) 인간 상호 관계 안에서 행하는 선으로 빼앗긴 희망을 되찾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우리 편에서만 보아온 하느님을 믿었지, 하느님 편에서 본 인간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하느님 편에서 우리를 보면 적나라한 우리가 보일 것입니다. 죄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살고 있는 우리의 실상을 비추는 복음은 영의 활동으로 우리의 눈을 뜨게 하시어 사랑받는 기쁨이 내어주는 기쁨으로, 내어주는 기쁨이 사랑받는 기쁨이 되게 하십니다. 이러한 선의 순환으로 관계를 치유하십니다.

 

예수그리스도의 삶을 배우고 따르려는 우리의 믿음은 행동하는 자비로 표현되어야 하며 우리가 보이는 태도로 우리의 믿음을 드러냅니다. 예수님은 행동하는 자비로 사람들을 대하셨습니다. 예수님으로부터 자비를 입은 사람은 자신을 중심으로 살았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람을 대합니다. 나만을 위한 삶에서 너를 포함하는 관계로 변화된 태도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느님의 자비는 갇혀있던 희망을 불러내어 치유하십니다. 하느님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용감해져서 자신의 허물을 스스로 고백하고, 허다한 죄와 잘못을 저지르며 살고 있는 나에게 얼마나 큰 사랑으로 돌보고 계신지를 깨닫게 하시어 그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합니다. 이러한 자신의 변화는 자기가 속한 가정이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신선한 느낌을 주어 전염병처럼 퍼져 나갑니다. 이 같은 변화는 치유로 발생하는 기쁨이기에 복음입니다.

 

예수께서는 선한 행실에 대한 보상으로 치유하시는 게 아니라 우리가 보이는 태도에 따라 고쳐주십니다.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이러한 치유 이야기는 현재를 살고 있는 비극적인 현실에 관련된 것입니다. 지금 인간들이 겪는 비극적인 상황을 돌보시면서 여전히 십자가에서 사랑은 이런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십자가를 바라보아라, “나를 보았으면 아버지를 본 것이다.”

 

거저 받은 사랑에 거저 받은 사랑으로 응답하는 거기에 예수께서 보여주신 수난의 사랑이 있습니다. 누군가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견디는 사랑과 기다리는 사랑의 표상으로 드러난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깊이 바라보아야 합니다. 광야에서 나무에 매달린 구리 뱀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살렸듯이 구리 뱀으로 상징된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구원의 표징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받았다는 느낌이 없는 신앙은 자신을 우상으로 만듭니다. 우리는 받았기에 내어줍니다. 받지 않으면 아무것도 내어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는 아버지로부터 받은 생명을 우리에게 내어주시면서 사랑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셨습니다.

 

그리스도의 수난에 참여하는 사랑은 그분으로부터 배우는 사랑입니다. 완전한 인간으로서 인간의 취약성을 지닌 채 인간의 취약성을 통해 일하십니다. 그분은 인간의 자만심이 얼마나 큰 죄의 뿌리인가를 아셨습니다. 그분은 죄를 모르시는 분이셨지만 우리를 위해 몸값으로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심으로 사랑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하셨습니다.

 

생명의 물이 흘러가는 유역에 우리의 관계가 놓여 있습니다. 지금 참된 것은, 영원히 참되고 영원한 것은 지금입니다. 상과 벌을 우리의 현재 상황으로 인식한다면 죄는 그 자체가 벌이고 선은 그 자체가 상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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