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451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비어있었기에 소란하던 나는

마침내 당신으로 인해 넘쳐나서

지금 이처럼 고요합니다

 

나의 빈자리에 당신이 머물고

나의 어두운 곳에 등불을 비추었고

왜 아무도 없느냐고 외쳤을 때

당신은 이미 내 속에 계셨습니다

 

나는 말을 통해 나의 갈망을 전했으나

당신은 궁극의 긍정으로

내 모든 언행이 정착할 땅을 주셨습니다

 

내가 얼마를 나아가고

얼마를 되돌아나온들 그건 당신의 영지

그 안에서 일이며

당신의 눈길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내가 청하기도 전에

이미 줄 것은 마련하고 계셨으며

풍족하게 주셨지만

나의 증여와 수락은 너무나 초라하고 단조로웠습니다

 

주시는 기쁨과 즐거움에

마냥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는 나를

당신은 흐믓한 미소로 지켜 보고 계셨습니다

 

하나로써 다 채우는 소유의 비방

한 가지에 백갑절의 염원

무욕과 겸손이 가난과 작음을 낳고

가난은 다시 풍요로운 당신의 손에서

열매 푸진 포도 송이로 익었습니다.

 

어버지와 아들 성령께서 누리시는

신적 생명과 자유에 참여하도록

당신은 생명의 빵으로 배부르게 하셨습니다

 

빵을 쪼갤 때 당신을 알아본 당신의 제자들처럼

나의 시간과 재능과 능력의 상한선까지

누군가를 기쁘게 하고

누군가를 살려내는 일에

나 자신을 쪼개려는 의지에 차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당신을 낳는

육화의 도구로 저를 택하셨습니다

 

아버지

남아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보입니다.

슬프도록 아름답게 살고 싶은

저의 염원에 불을 댕기셨으니

그 불이 활활 타 오르게 하실 분도

당신이십니다

 

밤도 깊어 어느새 새벽이 되었습니다

언제나 먼 발치에서

측은 한 눈빛으로 바라보시는 아버지께

이 편지를 드립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보물 2015.09.03 20:50:42
    언제쯤 저도 하느님께 이런 고백을 올릴 수 있을지요.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65 삼위일체 하느님의 관계적 내어줌을 배우는 영성 삼위일체 하느님의 관계적 내어줌을 배우는 영성   꽃은 꽃으로써 만족하고 향기를 내어줍니다. 나무는 나무로써 만족하고 잎과 열매와 몸 전체를 아낌없이 내어... 이마르첼리노M 2023.07.17 206
764 삼위일체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는 육화 삼위일체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는 육화   창조는 아버지의 육화 이로써 피조물은 하느님의 善性을 담은 존재가 되었다.   말씀은 예수그리스도의 육... 이마르첼리노M 2020.11.04 378
763 상승과 하강의 역사 상승과 하강의 역사   바깥으로 향하던 통제를 안으로 바꾸는 결단이 후반기 인생의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밖으로 휘두르던 칼을 안으로 향하게 하... 이마르첼리노M 2019.10.07 438
762 상처와 치유 상처와 치유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가 만들어내는 것들 억압되고 매 맞고 무시당한 흔적들   힘으로 둔갑한 내면의 어두움 딱딱하고 거친 껍질 속... 이마르첼리노M 2020.05.15 423
761 상처입은 의사 상처 입은 의사 생명에겐 멈추어 서는 일이 없다. 언제라도 깨어있고 내어 달린다.   계절의 수난을 너그러이 치르는 나무들처럼 생명 있는 모든 것은 수난을 ... 1 이마르첼리노M 2014.05.10 2591
760 새 창조의 길 새 창조의 길   복음은 행동이 수반된 언어입니다. 행동하는 자비가 없는 설교나 우리 자신이 기쁜 소식이 되지 않는다면, 기쁜 소식이라고 설교해도 듣는... 이마르첼리노M 2022.01.11 344
759 새가 노래하는 이유 새가 노래하는 이유   중국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새가 노래하는 이유는 어떤 질문에 대답을  해야하기 때문이 아니라  내면에 부를 노래를 지니고 있어서... 1 이마르첼리노M 2013.05.14 6198
758 새날의 빛으로 새날의 빛으로   지우개로 지우고 새하얀 도화지를 받았다.   점 하나 찍고 첫발로 발자국을 내었다.   만물과 더불어 유려한 가락으로 창조... 이마르첼리노M 2020.01.01 544
757 새로 태어남의 신비 새로 태어남의 신비   “누구든지 새로 나지 않으면 아무도 하느님 나라를 볼 수 없다. (요한 3,3)   “옛 생활을 청산하고 정욕에 말려들어 썩어져 가... 이마르첼리노M 2020.07.07 487
756 새로운 교황 1176화 | 2014년 08월 13일 방송 | 지식채널e Thomo 2014.08.24 1614
755 새벽 묵상 새벽 묵상   “ 너는 내가 택한 아들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다”   기도를 통해 그분으로부터 사랑받는 자의 위치에 있다는 확신이 나로 하여금 나... 이마르첼리노M 2017.08.04 729
754 새벽 안개가 걷히고 새벽 안개가 걷히고 첫 겨울 찡한 냉기 속에 눈이 시렵게 짙푸른 소나무 숲에서 하늘을 보고 나를 봅니다 건강한 대자연의 맥박을 전 감관을 통해 들으며 찬미의 ... 이마르첼리노M 2013.11.23 4101
753 새벽의 단상   새벽의 단상 바쳐서 얻으려는 행복 - 종교심 받아서 누리는 행복 - 신앙 이마르첼리노M 2014.03.20 3388
752 새벽이 오면 좋아질 거야 새벽이 오면 좋아질 거야   하느님은 하늘에서 주무시고 신의 숙면을 지키며 밤에도 잠 못 이루는 가슴   산호와 진주를 감추고 있는 심해의 신비처... 이마르첼리노M 2017.07.28 770
751 새소리와 새소리 +그리스도의 평화  어느날 대전 목동 수련소에서 거름을 만들기 위해 분쇄기에다 나무를 넣고 거름을 만들고 있었다. 분쇄할 때의 소리가... 2 김기환베드로M. 2013.03.10 7125
Board Pagination ‹ Prev 1 ...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 99 Next ›
/ 9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