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85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사랑의 학교에서 동창생들에게 쓰는 편지

 

열대야의 맹위가 잠들지 못하게 하는 밤

사랑의 학교에 다니는 동창생들인 너희들을 위하여

이미 새날이 된 시간에 편지를 쓴다.

 

관계의 능력을 통해 선물로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사랑을 가르치신 우리의 스승이신 분

우리는 같은 학교, 같은 학년, 같은 반

창조와 자유라는 과목을 배우고

선과 덕이라는 숙제로 과제를 내 주시는 분에게

낙제 점수는 면하게 해 달라고 애원 하면서

저 마다 자기 길을 개척해 가고 있다

 

우리를 가르치시는 분은

사랑하는 이들의 선을 위하여

사랑의 관계 안에서 자신을 내어주는 능력을

자신의 실천으로 보여주셨기에

가장 훌륭한 교사이시다

 

그분은 비교를 초월하는 절대의 개체인 우리들이

참된 자유에 이르는 갈망을 통해

영원한 자유에 참여하게 될 때 졸업장을 주실 것이다.

 

무상으로 사랑하는 능력

자유를 교육하는 사랑의 학교에서 우리는 만났고

생명을 살려내기 위하여 자기를 내놓는 자유를 살아간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의 결단에 이르는 자유를 통해

자유를 얻는 길을 스스로 보여 주셨기에 우리는 배운다.

 

나의 친구요 동창인 너희에게 편지를 쓰는 이유는

헌신의 욕구 앞에 인색하지 않고

우리의 너그러운 낭만이

실로 아름답고 멋진 취미요

생명을 살려내는 놀이 문화를 만들어 가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감정이나 행동거지에 가격표를 메기고

절대로 밑지지 않으려고 싸구려 비하를 저지르는 우리에게

천천히 다니시며 우리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우리들의 어깨 위에 손을 얹으신다.

 

그분은 시간 속에 계시고

번뇌 속에 계시고 좌절과 소망 속에 사시며

계절마다 다른 옷을 입으시고

오랜 병석의 침상에 서시기도 하셨다.

 

모조리 문이 닫힌 작은 집에서 암울해 있을 때

목마르게 부르는 이름도 그분이셨다.

그분은 내 영혼을 맨 먼저 찾아주신 분이셨지만

그 사실을 일깨워 준 것은 너희들이 곁에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속마음을 탐색하는 일도 나에겐 괴로웠다.

금광을 캐려고 바위를 깼지만

종내 돌에 절망하여 까무러치듯이

삶이 어렵고 사람이 어려워 꼭 죽을 것만 같은

그런 일들이 잦았었건만 한 점 바늘구멍만한 빛이 있어

나는 그 빛을 따라가곤 했다고 말 할 수 있다

 

도망치는 일과 속속들이 함께 느끼며 사는 일의 두 가지 중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지 섣부르게 대답하지 말자

천천히, 또 몹시 아끼는 것과 같이 여러 번 되물으면서 생각해보자

가슴 한 복판에서 종내 하나의 목소리가 울려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자

우리의 스승께서 가신 길이라고 하더라도

그 길에서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기도 하다

다만 성령께서 우리의 선택에 함께 하심을 믿고 기도드리자

 

우리들의 마음 속 소요들은 한결 다스리기 어렵고

평생을 다 살아버린 듯 피곤에 휘말릴 때도 있다.

과도한 갈망과 소비와 위험으로 이끄는

즉각적인 만족에 의존하는 그러한 갈망의 노예들이 될 수도 있기에

우리들은 자유에 이르는 법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

 

사랑하는 이가 슬퍼하고 방황하고 절망하고 그 나머지 기도하듯이

나도 노상 그것들과 엇비슷한 감정의 눈매를 갖고 살아왔다고 말하고 싶다

 

사람은 자신 안에 영원한 행복을 성취할 힘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영원한 행복에 대한 열망을 성취 가능한 실재로 만들기 위해

하느님은 우리와 소통하는 방법으로 자신이 우리에게 내려오셨다.

가난과 겸손, 무상으로 주어진 열매들을 먹고 우리는 살아왔다.

우리가 졸업장을 받아든 날은 영원한 종착지에 다다른 때일 것이다.

 

사랑하는 나의 동창생들아!

우리가 우리의 우정으로 길을 가는데 도움이 되었다면

하느님과 갖는 우정은 성숙의 끝이다.

그 때를 위해 나는 너희들과의 우정 안에서 편지를 쓰고 있으며

졸업장을 받게 될 우리들의 행복을 미리 본다.

 

 

2017, 7, 25 화요일

여명이 열리는 시간에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75 醜의 이력서 醜의 이력서   수치를 모르는 수치 우월과 자아도취 자만과 교만 요란한 빈 수레 폭력의 정당화 궤변의 논리 질서의 파괴 반응의 조작 즉각적인 통제 ... 이마르첼리노M 2019.07.18 810
874 성모승천 축일에 성모승천 축일에   창세기에 나타난 하와의 선택이 빚어낸 죽음 그 여인의 갈망에 따른 세상의 악 새로운 아담으로서의 예수 그리고 새로운 하와로서의 성... 이마르첼리노M 2016.08.13 813
873 消防의 지혜를... 消防의 지혜를...   폭우와 가뭄 부익부 빈익빈의 장마 속에 얼굴을 내민 이글거리는 태양 불과 불이 만나 거세진 불가마속의 화염이 바다에 빠졌다 수... 이마르첼리노M 2017.07.13 817
872 저녁 어둠이 깔리고 저녁이 되어서야 밤하늘의 달과별들은 빛을내고 도시의 야경은 빛을내기 시작한다. 어둠이 세상을 덮었을때 오히려 더  빛을 내기 시작한다.  빛이... 일어나는불꽃 2020.01.20 822
871 그리움과 그리움이 만나면 그리움과 그리움이 만나면   수치심과 죄의식으로 신자들을 통제하던 종교의 시대는 지났다   아버지와 아들 성령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축제를 열고... 이마르첼리노M 2017.08.10 823
870 자유 자유   모든 것을 얻기 위해 모든 것을 잃는 자유 생명을 바쳐 생명을 얻는 신비 예수 그리스도에게 배운 진리다   자유가 없으면 사랑도 없다. 의... 이마르첼리노M 2017.05.17 826
869 아버지의 초대 아버지의 초대   1 그리스도의 삶의 자리 그리스도인의 삶의 자리   당신이 만드신 피조물에게 쏟아 붓는 사랑 사랑의 봉사 안에서 자신을 형제들과... 이마르첼리노M 2017.01.25 827
868 산청성심원 60주년 기념 사진전시회 - 명동성당갤러리 1898 (제3전시실 7.17~7.30) 경남 산청에 소재한 한센인들의 고향으로 불리는 성심원이 올해로 개원 60주년을 맞아 사진전을 엽니다. 명동성당 ‘갤러리 1898’ 제3전시실에서 2019년 ... file 신라이문도 2019.07.11 827
867 사랑이라는 미명 아래 사랑이라는 미명 아래     “내가 원하는 것은 희생이 아니라 자비다”   열심 하지만 교만한 사람은 하느님과 협력하여 선을 이루기보다 사람과 ... 이마르첼리노M 2017.08.01 829
866 갈망의 산실 갈망의 산실   매일 밤 만상이 잠든 때   잉태된 갈망은 분만의 진통을 겪고 세상에 태어납니다. 저는 잠을 깨고 태어난 갈망은 포근한 가... 이마르첼리노M 2017.08.15 832
865 건축 설계 건축 설계     동등할 때 사랑하기 쉽다   세 위격의 하느님이 사람이 되신 것은 우리를 사랑하시기 위하여 하느님의 동등함을 내려 놓으셨기 때문... 이마르첼리노M 2017.08.13 835
864 그분은 그분은   새해도 하루가 지났다 겨울 속에 봄인가 하느님을 만나러 갔다   그분은 어린 냉이의 초록 끝에 맺힌 아침이슬로 빛나고 계셨다   ... 이마르첼리노M 2017.01.02 842
863 삶의 자리에 피는 꽃 삶의 자리에 피는 꽃     사랑을 모르는 사람은 미움도 모를 성싶다. 구하지 않는 이는 거절에 당면하지 않을 것이고 애정의 갈망에 울지 않고서는 ... 이마르첼리노M 2016.10.15 847
862 생명의 찬가 생명의 찬가   덜 배운 감사 서투른 애덕 인색한 허용 마침내 어질고 느긋한 겸손에 이르기까지 살아있음은 불의 제련을 거처 순수를 탐낸다.   ... 이마르첼리노M 2017.08.09 853
861 고난의 꽃으로 고난의 꽃으로   “죽음의 그늘 밑 어둠 속에 사는 우리에게 빛을 비추어 주시고 우리의 발걸음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시리라” 루가1.79   길이... 이마르첼리노M 2017.08.11 857
Board Pagination ‹ Prev 1 ...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