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43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회개 (속죄양을 만들기를 멈추는 것)

 

떠넘기려는 마음이 만든 속죄양

인간의 역사는 속죄양을 만드는 역사였다.

자신의 죄를 다른 누군가에게 전가해서

부당하게 만들려고 하는 욕구는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것이 폭력이다.

이러한 폭력은 폭력을 낳고 그 폭력의 역사가 인간의 역사가 되었다.

눈은 눈으로, 앙갚음의 반복, 그것도 갑절로 갚으려고 싸우는 역사였다.

거기에 더하여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은 이 땅에 평화를 전쟁의 역사로 만들었다.

 

악을 악으로, 힘을 힘으로, 폭력을 폭력으로 갚으려는 정의는

비참한 결과를 초래했다.

인류에게 재앙이 된 것은 하느님이 하신 일이 아니다.

 

하느님의 어린양이 되신 예수께서는 이러한 폭력 앞에

연약하고 무력하게 십자가에서 당신의 생명을 내놓으셨다.

힘이 없어 마지못해 내놓은 생명이 아니다.

폭력을 종식 시키는 현장에는 희생양이 되어 자신을 내어놓는 생명이 있다.

폭력을 비폭력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난을 전가할 필요성은 우리에게 정직하지 못하도록 한다.

우리의 관계들을 들여다보면 얼마나 많은 진실이 왜곡되거나

거짓말과 합리화, 탓을 상대방에게 돌리고 있는지 놀랍도록 경험한다.

자기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자기중심적 망상이야말로

흔히 타인들을 십자가에 못 박는다.

속죄양을 만드는 사람은 타인을 십자가에 못 박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자신만 모른다.

자신의 명분을 내세우거나 자신은 언제나 진실하고,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루가23,34)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한다. 이런 면에서는 천부적이고 천재적이다.

이런 면에서 모두가 죄인이라고 말하는 바오로 사도의 말에 공감하고 동의한다.

 

예수께서는 너희를 죽이는 사람들이 그런 짓을 하고도 오히려

하느님을 섬기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회개를 한다는 것은 이러한 속죄양을 만드는 일을 멈추는 일이다.

정직하게 실수를 인정하고 깨끗한 양심으로 진실을 말해야 한다.

기도와 자선과 단식을 하기에 앞서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왜냐하면, 피 흘리는 관계를 지속하면서 자신만 의롭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슬프게도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는 이들이 신앙이라고 하는 틀 속에 은폐하는 것이

속죄양을 만들면서도 아닌 척하는 것이다.

그것이 죄라고 부르는 것이 아닌가?


예수께서는 우리의 거짓을 드러냄으로써 모두가 볼 수 있게 하셨다.

그분은 십자가에 달리셔서 그 모든 비극 속에 들어있는 거짓을 볼 수 있게 하셨다.

이것이 예수께서 십자가에 드러내신 감춰진 인간의 죄다.

예수께서는 십자가에서 인간의 이 죄를 패배시켰다.

우리는 속죄양을 만들며 사람을 죽이는 일에 동참하면서도

세상을 파괴하는 이러한 죄들은 덮어두고 개인의 육체적 죄에 매달린다.

 

그분이 오시면 죄와 정의의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꾸짖어 바로잡아 주실 것이다.” (요한 16,8)

우리가 하는 기도가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에 대한 우리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서 하라고 바로잡아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는 우리 자신에 관한 우리의 생각,

선과 악이 정말로 어디에 있는지에 관한 우리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오셨다.

우리의 회개는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사람을 죽이는 피 흘리는 관계 속에서 희생양을 찾는 나의 죄를 바라보게 하시고

당신의 수난이 결국 나의 죄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인식에 도달하도록

내 마음을 비춰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마르 1,15)


회개하는 것이 복음이다.

복음이 발생하는 곳에 하느님 나라가 있다.

그 나라에 머무는 사람은

생명의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관계를 회복하고

하느님의 자비하심과 선하심이 드러나도록 하는 데 사용한다.

 

거기에서는

누군가를 탓할 필요도 없고

원망할 필요도 없고

비교할 필요도 없고

스스로 높일 필요도 없으며

증명할 필요도 없고

경쟁할 필요도 없고

포장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여기에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지 않은가?

 



 


2021, 2,21

사순절 제1주일에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85 힘을 포기하는 힘 힘을 포기하는 힘   성경은 힘을 다루는 책입니다. 자만심과 우월감으로 하느님과 동등해지려는 인간과 사람들과 동등해지기 위하여 하느님의 동등성을 포기하신... 이마르첼리노M 2023.11.21 95
1484 희망을 일깨우는 수난의 사랑 희망을 일깨우는 수난의 사랑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한 육화의 겸손과 수난의 사랑은 성프란치스코를 완전히 사로잡은 하느님의 매력이었습니다. 겸손은 ... 이마르첼리노M 2024.02.26 216
1483 희망을 일깨우는 생명의 바람 희망을 일깨우는 생명의 바람   나는 교리를 배울 때 대신덕(對神德)이라고 하는 하느님께 대한 덕으로 믿음, 희망, 사랑에 대해 배웠다. 내 인생의 신앙 여정에... 이마르첼리노M 2022.12.19 427
1482 회개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회개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스스로 회개할 수 있다고 여기는 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하느님에 대한 이미지를 사람의 생각에 가두는 모습입니다. 기도의 ... 이마르첼리노M 2023.11.04 206
1481 하느님의 자기 계시 하느님의 자기 계시   나는 생명의 빵이다. (요한 6,48) 나는 세상의 빛이다. (요한 8,12) 나는 양이 드나드는 문이다. (요한 10,7) 나는 착한 목자다, (요한 10... 이마르첼리노M 2023.04.29 202
1480 하느님 안에 사는 사람은 자신을 내어주면서 쉰다. 하느님 안에 사는 사람은 자신을 내어주면서 쉰다.   자신의 힘을 자신만의 상승을 위해 사용하고 공동선을 위해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사랑이 무엇인지를 모... 이마르첼리노M 2023.01.12 452
1479 하느님 안에 머물러 있음을 즐겨라. 하느님 안에 머물러 있음을 즐겨라.     살아있는 동안 하느님 안에서 즐길 줄 모르는 사람은 오래지 않아 전혀 즐길 줄 모르는 사람이 되어갑니다. 향락은 세... 이마르첼리노M 2023.05.10 302
1478 하느님 사랑의 거울 앞에 서면 계산기가 사라집니다. 하느님 사랑의 거울 앞에 서면 계산기가 사라집니다.   피정하는 시간은 깊이 바라보는 시간입니다. 나는 가끔 나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드라마를 주관적으로 판... 이마르첼리노M 2024.01.24 214
1477 하느님 나라의 새 이름 (상호존중의 원 안에서 누리는 참여) 하느님 나라의 새 이름 (상호존중의 원 안에서 누리는 참여)   삼위일체 하느님의 이미지는 삼각형의 꼭대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 이마르첼리노M 2023.09.05 315
1476 틀을 바꾸는 기쁨의 예언자들 틀을 바꾸는 기쁨의 예언자들   자기만족을 얻기 위해 하느님을 끌어들여 하느님과 거래를 하는 사람들, 사후의 처벌과 보상에만 눈이 멀어 지금을 잊고 사는 사... 1 이마르첼리노M 2022.07.04 403
1475 최상의 좋음을 표현하는 예술 최상의 좋음을 표현하는 예술   영의 인도를 받으면 내면의 기쁨을 표현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커지면 커질수록 내... 이마르첼리노M 2023.09.11 337
1474 창조된 존재에 생명이 흐르게 하는 선 창조된 존재에 생명이 흐르게 하는 선   내 존재의 뿌리는 사랑에 찬 하느님의 완전한 자유와 의지에 따라 창조되었다. 자신을 내어주시는 하느님의 선에 참여하... 이마르첼리노M 2022.12.10 639
1473 죽음과 부활 (관계성의 신비) 죽음과 부활 (관계성의 신비)   내어주는 죽음이 내어주는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죽음이 받아들이는 기쁨으로   내려가는 죽음이 내려가는 기쁨으로 내려놓는 죽... 이마르첼리노M 2023.04.09 305
1472 주님이 태어나시는 땅 주님이 태어나시는 땅   왕이 되려는 갈망을 넘어 스스로 왕이 되어 왕권을 넘보는 이들을 가차 없이 죽이는 문화,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왕들이 되어 왕들의 전... 이마르첼리노M 2022.12.24 416
1471 저항의 빛 (촛불 집회) 저항의 빛 (촛불 집회)   숨고 싶어 헤매던 세월 그 아픈 세월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민중을 일으켜 세우시는 하늘의 손길.   죽이는 문화를 확장하려는 음... 이마르첼리노M 2024.01.08 116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99 Next ›
/ 9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