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41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자비


비가 오는 창 밖을 물끄럼히 내다보노라니

떨어지는 낙숫물처럼 상큼하게 떠오르는 가까운 추억들... 

며칠 전 저희 5명의 형제들이 걸었던 섬진강변 벗꽃길들이 화사하게 피어오릅니다.

화무십일홍(花舞十日紅)이라지만, 제 가슴에 핀 그 꽃들을 아마도 평생 잊지못할 화사함으로 남아 있을 겁니다.

세상에 걸었던 숱한 길 중, 하많은 좋은 길을 걸어왔지만

발길이 가지는 곳마다 각기 다른 모습, 다른 빛갈로 다가 온...섬진강변 그 길들...


걸으면서 확 트여진 시야에 많은 것들이 보였습니다.

강 뚝으로 정비된 자전거 길이 잘 나 있어, 자전거 타는 일이 운동은 되겠지만

앞만 보고 달리는 길에 좌우 살펴 볼 여유가 없다는 것이 흠이란 생각이 듭니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시골 마을이 더없이 정겨웠고, 가깝고 멀리 펼쳐진 낮고 높은 산들을 보면서

어느 화가나 조각가도 흉내낼 수 없는 온통 수놓아진 자연 예술에 탄복!

저 역시 그런 대자연 속 한 점 작은 생명일 뿐이라는 것.


한 번은 제법 넓고 깊은 강가를 걸으면서, 수 미터 떨어진 거리였건만 큰 물고기가 가만히 쉬고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짓꿎은 아이로 돌아 간  한 형제 왈-

     "와, 엄청 크다!  돌맹이로 한 번 맞춰볼까?"  "아니, 뭔 소리여!  아서여, 놀래키면 쓰나요?"

그렇게 만류를 하면서 자세히 내려다 보니, 월척은 훨 넘을 성 싶었습니다. 

바로 옆 낚시꾼인 백로는 그림의 떡인 양 물끄러미 바라만 볼 뿐 엄두를 못낸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있더군요.


아름다운 곡성 지방을 지날 때는 걷는 길마다  벛꽃 천지였고요.

때로는 미풍에도 마구 흩날리는 꽃잎이 마치 신명이 난 꽃사위 춤만 같았습니다,

우리들 마음도 덩달아 꽃잎이 되어 한 마당 더덩실 춤을 추 곤 하였으니까요.

곡성을 지나 어느덧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하였을 즈음,

가랑비 내리는 빗길 역시 각기 우비를 뒤집어 쓴 우리들은 상하교길 이아들마냥 상기된 기분이었습니다.

그렇게 기도를 하며 자연을 찬미하는 와중에

가로수 꽃잎들 역시 속살거리며 함께 찬미 기도를 하는 모습이 참으로 예쁜 거 있죠.

콧등에 간드리는 물방울은, 방울 방울이 생명수요 섬진강물이었고 이 나라를 찾아 준

고귀한 하느님 손님이라, 감사지정에 눈물인지 빗물인지 분간이 안되었답니다.      

    

참, 정작 섬진강 이야기는 빠뜨렸네요.

상류에서는 강 가운데나 옆에 작고 큰 바위, 돌들이 많아, 쉬임없이 흐르는 물과 이야기 하는

재잘거림에 심심할 여유가 없었고요,

중간부터 하류의 긴 여정에서는 곳곳에 하이얀 모래벌과 모래섬들이 쌓여있어

강과 오랜 세월 쌓아 온 사연과 연륜이 들리고 보일 듯 하였습니다. 

그 옥색 강물과 모래섬들의 조화로움은, 섬진강에서 느낄 수 있는 섬섬옥수(纖纖玉手)의 자태만 같아

그곳 아름다움의 백미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런지요.

매해 장마나 수마가 핡키고 지나간 자리에도 어쩌면 그리 고운 자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건지!


강 건너 멀리 멋지고 웅장한 지리산 자락이 잘 보였고,

최참판댁 마을로 유명한 악양을 거쳐 매화마을 앞을 지날 적에는 이미 꽃이 지어

꼼지락거리는 아기들 모양의 매실이 튼실히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하동에 들어서니, 노오란 유채꽃이 넓은 공원에 선보였고,

섬진다리 바로 옆 울창한 송림숲이 자랑스레 반기는 겁니다.

전라도 땅, 망덕포구를 끝으로 걸어걸어 6일간 150Km 길이었건만

그 길은 결코 길지않았으니, 시냇물, 돌, 바위, 강, 산, 숲, 마을, 모래,...의 형제 자매들이 들려주는 속삭임에 매료되어

결코 시간가는 줄 몰랐으니까요.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기도와 백인대장의 신심

    T 평화와 선   "예수님께서는 감탄하시며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내가 진실히 이르노니, 이스라엘의 그 뉘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마태 8,10>   (심한 중풍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 종을 위해)도움을 청하는 백인대장에게  그의 굳건한 믿...
    Date2017.12.04 By김맛세오 Reply0 Views1251
    Read More
  2. No Image

    좋음과 아름다움은 하나

    T 온 누리에 평화를.   매일 1시간 이상은 운동삼아 오르는 인왕산 길.  같은 길을 오르내리면서도 실증을 내는 법이 없는 나의 천성!  집에 도착할 즈음엔 으례히 땀으로 뒤발을 하곤 하지만 몸은 오히려 상쾌한 느낌이 든다. 물론 오를 때와 내려 올 때는...
    Date2017.12.02 By김맛세오 Reply0 Views1177
    Read More
  3. No Image

    내 마음의 고향

    T 온 누리에 평화.  사람은 누구나 한 두군데쯤 마음 속에 품어 둔 고향이 있어, 그 그리움은 그의 삶에 있어서 행복과 직결되어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그제와 어제, 1박 2일간 몇 분들의 피정을 함께 해 드리면서 예전 6년간 지냈던 성거산을 오르면서...
    Date2017.11.20 By김맛세오 Reply0 Views1248
    Read More
  4. No Image

    사랑을 듬뿍 주신 분들 덕분에...

    T 평화와 선   "난 사랑을 많이 받으며 지내왔다."는 표현을 곧잘 하는데, 실제가 그랬다.   지난 달에 영면하신 막내 숙부님을 비롯하여, 참으로 많은 어른들이 귀여워 하셨고 사랑해 주셨으니, 생생한 그런 기억 만으로도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
    Date2017.11.15 By김맛세오 Reply0 Views1080
    Read More
  5. No Image

    삶과 죽음은 결국 하나

    T 온 누리에 평화   "거리에 비가 내리 듯 내 마음 속에 눈물이 흐른다."   특히 가을 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이런 날에는, 위의 유명 싯귀가 떠오른다.   어제 가리봉동 FMM 수녀원에 장례식이 있었고, 오늘 11시엔 미국, 롱아일랜드에서 지내고 계시던...
    Date2017.10.11 By김맛세오 Reply0 Views1236
    Read More
  6. No Image

    광화문 문화 예술 축제 마당을 지나치면서...

    T 온 누리에 평화   오전 재속회 월례회를 마치고, 여유로워진 오후에는 산책을 나갔다.   그런데 이번엔 늘상 택했던 인왕산 길이 아닌 시청 앞- 광화문- 경복궁역- 인왕산 코스를 염두에 두었으니, 요즘 이곳 주변에는 문화 예술에 관한 거리 행사가 많...
    Date2017.10.09 By김맛세오 Reply0 Views1039
    Read More
  7. No Image

    어쩜 애기가 고로콤 귀여울꼬!

    T 평화와 선   공덕역에서였다.  바쁜 출근 길이라 너나없이 총총걸음으로 발길들을 재촉하고 있는 아침 시간. 마침 젊은 엄마가 애기(겨우 말을 익히고 걸음을 배우기 시작했을 여아)의 꼬막 손을 잡고 내 옆에서 갈 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고 정도 또래...
    Date2017.09.25 By김맛세오 Reply0 Views1056
    Read More
  8. No Image

    추억 사진

    T 온 누리에 평화를...   오랫만에 페북(Face book)을 통해, 바로 밑 사촌 동생이 안부를 묻는 짤막한 글과 함께 가족 사진을 올렸다.  그 녀석 식구들은 흑석동 어린시절에 큰 집에서 함께 살았기에, 알게 모르게 정이 많이 들어 서로 연락이 뜸해도 늘 궁...
    Date2017.09.12 By김맛세오 Reply0 Views1068
    Read More
  9. No Image

    소중한 네겝 사막의 추억

    T 온 누리에 평화를...   지난 주간의 독서엔 계속 에짚트 땅에서 탈출하여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을 향해 가는 광야에서의 고난 여정을 <탈출기>와 <민수기>를 통해 세세히 그리고 있다.  그중 지난 수요일의 독서였으리...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
    Date2017.08.12 By김맛세오 Reply0 Views1197
    Read More
  10. No Image

    자연의 계절, 인간의 계절

    T 온 누리에 평화   어젠 가리봉동 수녀원의 주일 미사에 참례한 후, 가까운 산으로 산행을 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딱히 정해진 산은 없었지만 지하철 노선을 보니 종점 중의 하나인 광교역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 거기서면 광교산에 오를 수 있으려니 생...
    Date2017.08.08 By김맛세오 Reply0 Views1090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