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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온 누리에 평화

 

하필이면 추운 이맘 때면 어린 강아지를 곁에 두게 되는지...

쌓이는 눈이 좋아 강아지와 함께 밖엘 나가면,

강아지 발이 시려울까 무척이나 안스러워하던 어린 시절!

 

어릴 때부터 강아지를 무척 좋아해 할아버지가 가끔 구해다 주셨지만

그토록 애지중지하였어도 왜 그리 크기도 전에 죽어버렸는지...

그 시절엔 가가호호 쥐약을 많이 놓았던게 그 원인이었을 겝니다.

제대로 클때까지 키워본 적이 한번도 없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제 생애에 '진우'처럼 각별했던 개도 없을 겝니다.

'진우'는 예전에 성거산에서 3개월 동안 안식년을 지내면서 만났던 진도개이지요. 

오죽하면 제 엘범에 그 녀석의 사진이 2장이나- 사진 찍기를 몹시 싫어해 간신히 몰래 찍은- 끼어 있으니까요.

한들거리는 가을 코스모스가 핀 들녘에서 찰칵한...

 

손님이라도 와 산 넘어 '''진우'야,성지에 함께 가겠니?"하면,

눈치빠른 녀석은 꼬리를 치며 벌써 저만치 앞장서서 신나게 안내를 해 주던 녀석!

그 뜨거운 여름...밖에서 일이라도 할라치면 심심하다 함께 놀자고 자꾸만 부비대던 귀여운 놈!

아랫 동네 사나운 개 2마리가 올라 와 제가 키우던 염소를 물어뜯던 어느 날,

곁에서 구경만 하던 그 녀석이 하도 밉살스러워,

"주인이 되어 옆에서 구경만 하는 넌 도대체 뭐야!"하며 막 야단을 쳤더니

그만 풀이 죽어 며칠간 밥을 먹지 않아, 살살 달래고 달래어 겨우 먹게 하였던 일.

어쩌다 서울이라도 갈려고 나서면,

아무리 따라오지 못하게 하여도 저 아래 저수지까지는 꼭 배웅을 하고서야 돌아서던 녀석의 늠늠한 모습!

한밤중 싸우는 요란한 소리가 들려 다음 날 밖엘 나가보면 덩치 큰 오소리를 잡아다가

보란 듯이 대로 한가운데다 척 놓아두곤 했지요.

하루는 마루 앞 햇볕 뜨거운 곳에서 혀를 내밀고 몹시 더워하는 모습을 보곤,

"아이고, 진우야!  저 뒷곁 시원한 곳을 놓아두고 무슨 청승인고?  이리 와 보련." 

그렇게 응달진 시원한 곳으로 데려갔더니, 이후로는 영락없이 그 곳에 터를 잡고 더위를 피했지요.  

 

무엇보다도 영민한 녀석의 동작을 보노라면...

함께 걷다가도 숲 속 어딘가에서 미세한 소리만 나도

정확한 지점이 어딘가를 알아내려 올린 한 발인 채 몸 동작은 물론 숨을 죽이고 있는 그 모습에서

녀석의 뛰어난 사냥 본능을 읽을 수가 있었구요.

 

함께 지냈던 3개월 후 성거산을 떠나는 바람에 진우와 헤어졌고,

안타깝게도 어느날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니, 아마도 못된 개장수가 약을 먹여 끌고간 것으로 추측.

3개월, 짧은 동안의 만남이었지만,

제 생애 잊을 수 없는 '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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