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0.10.23 06:18

가을...!

조회 수 2568 추천 수 0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휘영청 달이 무척 밝은 걸 보니
'한가위' 명절이 지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나 보다.

저렇듯 온 누리에 형광등처럼
달 빛이 밝은 날 밤에는,
한참 취해 있을 3시경인데도
불면의 즐거움에 취해 야밤 산보를 한다.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산토끼가
어슬렁거리는 나의 낌새를 알아 채렸다는 듯,
"안녕, 맛..님!"하며
주변을 맴돌면서 떠날 줄을 모르는 걸 보면
토끼 역시 오랫 동안 무척이나 궁금했던 게다.
"반갑다, 친구야! 그토록이나 오래 보이지 않더니, 뭔 일이 있었니?
널 다시 만나 기쁘구나!"

절기로는 오늘이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
가을이 깊어 질데로 깊어 진거다.
'봄은 볼 게 많아 봄이고, 가을은 갈 데가 많아 가을이라'고 했듯이
조석으로 달라지는 성거산의 단풍 빛갈을 보면,
카메라 하나 만을 달랑 메고
절로 멀고 먼 여행을 떠나고픈 충동이 일어남을...
(하기사 그 좋아하던 카메라 마저도 없는 주제에...ㅋㅋㅋ)
필시 가을은 여행의 계절인가 보다.

암튼 수시로 이곳 뒷산엘 올라보면,
정상에서부터 서서히 물들어 내려가는 단풍의 파노라마가
소나무 군(群)의 곡선을 따라
저 아래 천흥리 저수지와 잘 매취가 되어 한 폭의 수채화같다.
설악산이나 지리산의 웅장하고도 화려한 가을 단풍과는 또 다른
소박 단순한 성거산 고유의 깊어가는 가을이지만 말이다.

한옥 담장 안팍으로
다채로운 빛갈로 곱게 드리운 국화꽃들이
다투어 이 가을을 더욱 곱게 피워내는 걸 보면,
(어느 형제는 장례의 상징꽃으로 여겼는지,
"아니 장례집으로 장식할 겁니까?" 우스게 소리를 했지만)

온갖 벌 나비들이 옹기종기 국화 향기로 모여드는 것처럼,
하느님은 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당신의 향기로 만나게 해 주시니,
성거산의 이 가을만큼 심금을 울리는 것도 드믈다.

달 빛에 어린 내 그림자 또한
영혼을 밝혀주는 영상이련 듯...
곁에서 한참을 떠날 줄 모르며 나를 지켜보는
산토끼 자매의 모습이 여간 귀엽지가 않다.
  • 변마르타 2010.11.02 05:51
    신부님 어제 뵙고 왔습니다.
    앞에 앉아서 밥먹던 자매 생각나세요? ㅋㅋ
    국화 꽃을 보지 못했다고 말씀 드렸던.....
    나중에 저게 국화가 아니고 뭐냐고 하셨을때에도...
    순간 저는 그것이 화분에 담아져 있는걸로만 생각을 했었답니다.
    얼마나..길들여진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를 ...
    어디서든 활짝 핀 노오란 국화꽃이 화분속에서 가득 담겨져 있는것을 보아왔던 때문이었겠죠? ㅎㅎ
    그것이 노란 국화였기 때문에 더 그랬나봐요.
    보라색이나 노랑주황 섞여 있는 국화였으면 덜 그랬을텐데요..ㅎㅎ

    어제 힘드셨죠?
    친절하게 산등성이까지 안내해 주시고 함께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2010.11.02 05:51
    T 10월의 마지막...국화의 계절, 가을이 가면 곧 겨울이 오겠네요. 눈꽃 또한
    장관이려니, 그렇게 각 계절을 통해서도 하느님을 찬미하는 거지요.
  • tripina 2010.11.02 05:51
    글을 통해서 본 가을정취가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유유자적함이 마음을 한가롭게 하네요.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 간밤 꿈에 초롱초롱한 수많은 별을 보았더이다 T 평화와 선. 눈을 떠보니 꿈. 어쩜 그리도 맑고 초롱초롱한 별들이 끝없이 펼쳐졌을꼬...? 예사롭지 않은 꿈을 꾸는 날엔 절로 기분이 좋아 모든 것이 잘 될 것 ... 2006.03.08 2625
42 각자가 걸어가는 걸어가는 길.. 걸어가는 길이 모두가 한 방향이더라도, 우리는 걸음걸이도 다르고, 지나치며 보는 것도 다릅니다. 걸어가면서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가치관의 우선 순위도 다르... 1 honorio 2006.02.18 2288
41 가을아, 안녕! T 평화가 온 세상에... 곱게 차려입은 성거산의 가을, 마지막 단장이라도 하 듯 소소한 바람에도 샛노란 은행잎이 한껏 찬란한 춤사위로 한창이다. 가을이 어디 ... 2 2007.11.10 2136
» 가을...! T 온 누리에 평화 휘영청 달이 무척 밝은 걸 보니 '한가위' 명절이 지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나 보다. 저렇듯 온 누리에 형광등처럼 달 빛이 밝은 날 밤에는, 한... 3 2010.10.23 2568
39 가을 하늘과 구름 T 온 누리에 평화 조석으로 선선하니 완연한 가을입니다. 간밤에 쏟아진 비로 덕수궁 돌담길에 떨어진 무수한 은행들을 보니 어김없는 결실의 계절임을.... 김맛세오 2012.10.24 2999
38 가을 야생화- 용담(龍膽) T 평화가 하늘처럼. 며칠 전까지 선배님들 무덤가에 구절초가 물결처럼 피어나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구절초도 여러 종류려니- 예 피어난 구절초를 내 나름대로 '... 2007.10.12 2391
37 가슴으로 키우는 '보나' T 평화가 함께...   보통 평범하다고 하는 만남이나 이야기들이 저에겐 늘 범상치 않은 내용으로 다가 오니, 아마도 그만큼 매사 민감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1 김맛세오 2013.08.27 2428
36 가슴 저미게 하는 이 가을!!! T 평화/선 샛노란 국화가 성거산의 가을을 알리는 신호탄인 양, 선배님들 묘지엔 구절초와 용담이 내일이면 꽃망울을 터뜨릴 새라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하는 시간... 3 2009.09.16 2266
35 [re] 깊어가는 가을 산 http://blog.daum.net/god-nim맛세오 수사님, 저는 수사님께서 제가 정동회관에서 결혼할 때 사회를 봐 주셨던 사람입니다. 벌써 28 년이란 세월이 흘렀군요. 그 ... 아녜스 2009.10.24 1672
34 T 평화와 선 「평화와 선'에 관하여...」  엄격한 규율에 맞추어 십자가를 따르는 기존의 오래 된 엄격한 수도회의 수도자들에 비해, 형제애를 바탕으로 십자가의 삶을 살았던... 김맛세오 2020.10.04 964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