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429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가 함께...

 

보통 평범하다고 하는 만남이나 이야기들이 저에겐 늘 범상치 않은 내용으로 다가 오니,

아마도 그만큼 매사 민감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천안의 '보나'네와 약속이 되어 하루 쉬는 날 일정을 잡아

계룡산에서 화원을 차린 사돈 댁에 방문하기로 했었습니다.

'보나' 엄마와 사돈 댁은 꽃꽂이로 인연을 맺은 막역지우이지요.

 

'보나'는 지금 5살로 갓난 아기 때 입양된 여아랍니다.

그 아이 엄마와 함께 성북동 입양원에서 온 가족들과 함께 입양하던 날,

'아기가 참 못 생겼다'고 뜰뜰해 하면서 위 두 오빠 애들의 탐탁치 않아 하던 표정을

그 날 곁에 동석했던 저 역시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갈수록 '보나'는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을 잘 받아서인지

지금은 그림에나 나오는 공주님처럼 얼마나 예뻐졌는지요!

 

뉘보다도 '보나'를 뒷바라지해 주는 그 애 엄마의 혼신을 다한 지극정성은,

평소에 활동성이 강한 분이었지만, 하시던 모든 일을 접어두고 아이에게만 매어달리는 그 모습은

가히 혈육의 모녀관계 그 이상임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육이 화원'을 하는 사돈집에 도착하여

오랫만에 만나 이야기꺼리가 꽤나 많았지요.

기념사진이라도 찍을 요량으로 보나 엄마가 다른 플라스틱 의자로 옮겨앉는 순간

의자가 부러지면서 화들짝 쓸어졌으니, 하마트면 큰일날 뻔하였답니다.

 

그런데 '보나'의 행동이 자못 의외였습니다.

엄마가 쓸어지는 순간, 경악실색을 하며 새파랗게 질리는 거였습니다.

그 아이의 그런 표정에 시종 지켜보던 제가 더 놀래 눈물이 나는 겁니다.

엄마에 대한 '보나'의 믿음은 가히 하느님 이상임을...!

어쩌면 갓난 아기 적에 친모와 헤어진 아픈을 다시는 겪기 싫은 본능적인 몸부림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후 곁에서 지켜보니, 엄마가 곁에 있어도 "엄마!'를 줄곳 불러대는 '보나'의 시선에서도

다시는 이 세상에서 엄마를 잃고싶지 않은 그런 표정이었으니까요.

 

그렇습니다.

제 어릴 적에도 가끔은 어른들이 농담으로 "다리 밑에서 줒어왔다"는 소리를 들으면,

그게 진짜인양 몇날 며칠을 슬퍼하곤 했으니,

자라는 아이들에게 그런 쓸데없는 상처를 줄 필요는 없는 거지요.

 

아무튼 건강하고 예쁜 '보나'야!

좋은 엄마를 만나 행복한 가정에서 다시는 아플 일이 없을테니

염려 뚝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렴.

어쩌다 보고싶어지고 기도해 주는 '맛 ...'도 있으니까.

  • 은천 2013.08.29 10:22
    계룡산이면 제가 살고 있는 곳과 가까운 곳인데요...가까운 곳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고 있는 가족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저도 어쩌다 기억되면 기도해주는 '^^'가 되렵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에 숨을 깊게 들이쉬게 되는 요즘입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 간밤 꿈에 초롱초롱한 수많은 별을 보았더이다 T 평화와 선. 눈을 떠보니 꿈. 어쩜 그리도 맑고 초롱초롱한 별들이 끝없이 펼쳐졌을꼬...? 예사롭지 않은 꿈을 꾸는 날엔 절로 기분이 좋아 모든 것이 잘 될 것 ... 2006.03.08 2625
42 각자가 걸어가는 걸어가는 길.. 걸어가는 길이 모두가 한 방향이더라도, 우리는 걸음걸이도 다르고, 지나치며 보는 것도 다릅니다. 걸어가면서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가치관의 우선 순위도 다르... 1 honorio 2006.02.18 2288
41 가을아, 안녕! T 평화가 온 세상에... 곱게 차려입은 성거산의 가을, 마지막 단장이라도 하 듯 소소한 바람에도 샛노란 은행잎이 한껏 찬란한 춤사위로 한창이다. 가을이 어디 ... 2 2007.11.10 2136
40 가을...! T 온 누리에 평화 휘영청 달이 무척 밝은 걸 보니 '한가위' 명절이 지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나 보다. 저렇듯 온 누리에 형광등처럼 달 빛이 밝은 날 밤에는, 한... 3 2010.10.23 2568
39 가을 하늘과 구름 T 온 누리에 평화 조석으로 선선하니 완연한 가을입니다. 간밤에 쏟아진 비로 덕수궁 돌담길에 떨어진 무수한 은행들을 보니 어김없는 결실의 계절임을.... 김맛세오 2012.10.24 2999
38 가을 야생화- 용담(龍膽) T 평화가 하늘처럼. 며칠 전까지 선배님들 무덤가에 구절초가 물결처럼 피어나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구절초도 여러 종류려니- 예 피어난 구절초를 내 나름대로 '... 2007.10.12 2393
» 가슴으로 키우는 '보나' T 평화가 함께...   보통 평범하다고 하는 만남이나 이야기들이 저에겐 늘 범상치 않은 내용으로 다가 오니, 아마도 그만큼 매사 민감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1 김맛세오 2013.08.27 2429
36 가슴 저미게 하는 이 가을!!! T 평화/선 샛노란 국화가 성거산의 가을을 알리는 신호탄인 양, 선배님들 묘지엔 구절초와 용담이 내일이면 꽃망울을 터뜨릴 새라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하는 시간... 3 2009.09.16 2266
35 [re] 깊어가는 가을 산 http://blog.daum.net/god-nim맛세오 수사님, 저는 수사님께서 제가 정동회관에서 결혼할 때 사회를 봐 주셨던 사람입니다. 벌써 28 년이란 세월이 흘렀군요. 그 ... 아녜스 2009.10.24 1672
34 T 평화와 선 「평화와 선'에 관하여...」  엄격한 규율에 맞추어 십자가를 따르는 기존의 오래 된 엄격한 수도회의 수도자들에 비해, 형제애를 바탕으로 십자가의 삶을 살았던... 김맛세오 2020.10.04 964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