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25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T 평화를 빌며.

어제 외출했다가 돌아오니
웬 낯선 조그만 강아지 한마리가 주인도 없는 집에
혼자 집을 차지하고 있다.
외눈박이 점에다 삐쩍 마르고 뻐덩니를 드러낸 녀석의 몰골에서
이쁜 구석이라곤 한군데도 찾아 볼 수 없지만,
워낙 강아지를 좋아하는 나는 이 적막 산중을 찾아 준 손님이라 생각하니 반갑기도 했고, 넘 불쌍하게 보인 행색에
먼저 먹을 것부터 주었다.
굶주렸는지 허겁지겁 게 눈 감추 듯 싹 먹어 치웠다.

"화요일, 찾아 갈 것임'이라 써 놓은 칠판 글씨를 보니,
필시 세라.. 형제의 아는 분이 맡겨놓은 강아지인가 보다.

그런데 처음엔 짖지도 않고 끽 소리도 없어
벙어리인줄 만 알았는데,
웬걸 기운을 차렸는지, 걸핏하면 짖어대는 게
일하느라 조금만 멀어져도 가지 말라고 짖어대고
부스럭 소리만 나도 짖으니,
벌써 하루만에 이 녀석은 주인 반열에 오른게라
온통 조용했던 산야를 시끄럽게 뒤흔들어 대고 있다.
내일 모레면 찾아 갈 강아지이게 망정이지
오래오래 함께 지내다간
성거산 야생 친구들의 귀에 혼란이 오겠다.

아무튼 못생긴 나그네 강아지야,
며칠 네가 함께 있는 동안
쫌은 부산스럽겠지만, 좀 더 좋은 주인 곁으로 가서
사랑 많이 받고 편히 지내렴.
너를 보니,옛적에 몇 달 같이 지냈던
'진우'(진도개 이름)가 생각난다.
그녀석은 사냥의 귀재여서 성거산 동물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단다.
걸핏하면 큰 덩치의 오소리를 잡아다가 큰 길가에
버려두질 않나, 숲 속 바스락거리는 소리에도 어찌나 민감했던지,
날짐승 조차도 얼씬도 할 수가 없었다.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별난 식성에 나처럼 된장이면 빠져죽을 정도였지. 나무 숲 속에서 일하는 날 찾아와 심심하다 비벼대던 그 모습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산 속 친구들이 놀라지 않게,
있는동안 조용조용 지내면 좋겠다.
참 못생긴 너지만,
짧은 만남 긴 여운이 함께 하겠지.
청정 공기도 실컷 마셔두렴.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7 사랑을 듬뿍 주신 분들 덕분에... T 평화와 선   "난 사랑을 많이 받으며 지내왔다."는 표현을 곧잘 하는데, 실제가 그랬다.   지난 달에 영면하신 막내 숙부님을 비롯하여, 참으로 많은 어른... 김맛세오 2017.11.15 1083
46 추억 사진 T 온 누리에 평화를...   오랫만에 페북(Face book)을 통해, 바로 밑 사촌 동생이 안부를 묻는 짤막한 글과 함께 가족 사진을 올렸다.  그 녀석 식구들은 흑석... 김맛세오 2017.09.12 1070
45 사진 이야기 T 평화가 온 누리에...   사진...하면, 역시 어린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떠오르는 것들이 참으로 많다.   사진기가 매우 귀했던 동작동 어린시절에 우리 집엔 ... 김맛세오 2017.07.18 1069
44 어쩜 애기가 고로콤 귀여울꼬! T 평화와 선   공덕역에서였다.  바쁜 출근 길이라 너나없이 총총걸음으로 발길들을 재촉하고 있는 아침 시간. 마침 젊은 엄마가 애기(겨우 말을 익히고 걸음... 김맛세오 2017.09.25 1058
43 사진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 T 평화를 빌며...   꼽아보면 사진찍기를 좋아해 취미로 찍어온지 어림잡아 25년 이상 되었으니, 적은 세월은 아니리라.   아마도 처음 사진을 대한 것은... 김맛세오 2018.11.19 1045
42 광화문 문화 예술 축제 마당을 지나치면서... T 온 누리에 평화   오전 재속회 월례회를 마치고, 여유로워진 오후에는 산책을 나갔다.   그런데 이번엔 늘상 택했던 인왕산 길이 아닌 시청 앞- 광화문- 경... 김맛세오 2017.10.09 1041
41 아카시아 향기와 엄마 T 평화와 선 아카시아 향기가 온 누리에 진동하는 이맘때면, 이 향기처럼 엄마에 대한 추억이 더욱 짙어진다. 엄마는 우리 형제의 교육, 그리고 어려운 가정 살림... 김맛세오 2019.06.21 989
40 T 평화와 선 「평화와 선'에 관하여...」  엄격한 규율에 맞추어 십자가를 따르는 기존의 오래 된 엄격한 수도회의 수도자들에 비해, 형제애를 바탕으로 십자가의 삶을 살았던... 김맛세오 2020.10.04 976
39 옛 거지들과 오늘의 행려자들 나의 일터(소공동 일대) 주변엔 행려자들 여럿이 늘상 눈에 띈다.요즘같이 영하로 내려가는 추위에, 그들을 대할 때마다 참으로 측은해 진다.  참으로 일손이 시... 김맛세오 2020.12.16 971
38 안델센 동화에 심취해서... T 평화와 선일 관계로 평창동-정동을 오가면서, 느긋한 시간이면 곧잘 들르는 곳이 있으니, 바로 큰 길 건너 역사 박물관이다. 거기엔 도서실이 있어 볼 만한 책... 김맛세오 2019.06.21 953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