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19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T 평화와 선.

지난 8월, 여기 한국은 폭염으로 시달려야 했단다.
그때 나는 스페인 북쪽에 위치한
아름다운 <바스크> 지방에서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 있었다.
바스크 전체가 고원 지대요 첩첩 우람한 산맥으로 이어져 있어
백두산보다 높은 2천 미터 이상의 높은 산들이 즐비했다.
<아란자쯔>는 바로 그런 고원의 약 1천미터 중턱에 자리잡은
스위스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고장이다.

특히 <아란자쯔>는 성모님이 발현한 성지이기도 하고,
현재 한국에 선교사로 파견되어 있는- 배요셉,서라파엘,강알렉산델,...등의 형제들- 바스크 몇 형제들의 수도원 요람으로서,
어린시절 소신학교 때부터의 수도생활 추억이
서리서리 담겨진 곳이기도 하다.

<아란자쯔> 성지 수도원은
수십년 전 과거엔 수백명의 작은형제회 수도자들이
기거했었지만, 다른 구라파 나라처럼 급격한 성소 감세로
현재 20여명 정도의,그것도 대부분 평균 70세 이상의 고령층
수도자들이 지내고 있다.

그런 그곳이지만
아직도 역사와 전통을 생생하게 간직하고 있어
수도원 깐또레(성가 주창자) 역을 맡고 있는 신부님의 연세가
작으만치 85세란다. 고령이심에도 여전히 풍부한 성량이며 어찌나 곱게 고음 처리를 잘 하시는지, 자체로서 감동적이었다.
또 젊은이들 못지 않은 우렁찬 성무일도 톤이며 미사 성가를 부르시는데는, 평균 70세 이상의 노인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주말엔 성지라선지 수많은 순례객들이
그 큰 성당에 입추의 여지없이 꽉 들어섰다.
10명의 수도원 노인 형제들이 주일 합동 미사를 집전하는데,
그래도 수십년 동안 들어와 닳고 닳은 내 귀를 의심할 정도로
천상적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가끔 내노라 하는 성악가들의 아리아 따위를 들어 보아 감탄을
불러 일으키곤 했었지만,
지금까지 들어본 중에 아란자쯔 형제들의 성음악은
으뜸중에 으뜸이었다.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들의 화음이 얼마나 멋졌던지!

그리고 산악 지방이라선지,
7,80세 고령이면 이제 죽음의 문턱을 서서히 바라보는
골골하기 짝이 없는 대부분의 노인들에 비하면,
잦은 눈에 비친 그곳 노인들의 등산하는 모습도
젊은이들 못지않게 꼿꼿하니 매우 활달하였다.

어쩌면 삶이란,
어쩔 수 없는 세월에 순응함보다는
죽음에 임박해 힘 없을지라도 강인한 의지로 강건하게 살아야 하리.
<아란자쯔>의 할아버지 신부님처럼 말이다.
내가 85세 할아버지가 된단들,
결코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운
나약한 존재로서만 살아갈 필요가 없음을...

아름다운 바스크 산악 지방이 내내 아련히 다가온다.
특히 고원지대 <우르비야>라는 고원에 펼쳐진 광대한 목장은
한번쯤 더 가고픈 장엄함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

그후부터 내 맘 자리엔
바스크 민족의 독립에의 오랜 염원처럼
늘 아란자쯔의 성모님이 발현이나 하시듯,
"아란자쯔 성모여, 우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로자리오를 바치게 된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오메, 가을이 흠뻑 물들었네!

    T 온누리에 평화. 올 가을 단풍은 오랜 가뭄 탓으로 전국이 별로란다. 며칠 전 실재로 지리산 곁을 지나칠 때 나뭇잎들이 물들지도 못하고 마싹 말라 떨어지는 걸 보았었다. 그러나 지금 성거산의 가을은 늦게나마 내린 비로 함빡 단풍으로 물들고 있다. 주일 ...
    Date2006.10.29 By Reply1 Views2055
    Read More
  2. No Image

    아란자쯔의 할아버지 신부님

    T 평화와 선. 지난 8월, 여기 한국은 폭염으로 시달려야 했단다. 그때 나는 스페인 북쪽에 위치한 아름다운 지방에서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 있었다. 바스크 전체가 고원 지대요 첩첩 우람한 산맥으로 이어져 있어 백두산보다 높은 2천 미터 이상의 높은 산들이...
    Date2006.10.24 By Reply0 Views2196
    Read More
  3. No Image

    낯선 강아지야,그만 짖으렴!

    T 평화를 빌며. 어제 외출했다가 돌아오니 웬 낯선 조그만 강아지 한마리가 주인도 없는 집에 혼자 집을 차지하고 있다. 외눈박이 점에다 삐쩍 마르고 뻐덩니를 드러낸 녀석의 몰골에서 이쁜 구석이라곤 한군데도 찾아 볼 수 없지만, 워낙 강아지를 좋아하는 ...
    Date2006.10.15 By Reply0 Views2254
    Read More
  4. No Image

    심성이 고우신 나의 이모(부)

    T 온누리에 평화를 빌며... 얼마전에 이모(부)님이 성거산엘 다녀 가셨다. 작은 이모님도 함께... 김치,달랑 무김치,김,북어찜,...등 바리바리 싸가지시고... 깊은 산중으로 들어간 조카의 신변이 저으기 걱정이 되셨던게다. 뭘 해먹고 지내는지, 직접 밥을 지...
    Date2006.10.12 By Reply4 Views2521
    Read More
  5. No Image

    새하얀 구절초 꽃이 만발했네요!!!

    T 평화와 선. 새벽 동이 틀 무렵이면 제일 먼저 이미 하늘 품으로 가신 형제님들의 무덤가를 찾는다. 주변에 별을 뿌려놓으듯 새하얗게 만발하기 시작한 구절초 꽃이 일부러 심어도 저렇듯 가즈런히 배열을 못해 놓을 터인즉, 어쩜 저리도 아름답게 피었을꼬! ...
    Date2006.10.04 By Reply2 Views2304
    Read More
  6. No Image

    정의 평화는 어디에서부터 이뤄져야 할까?

    T 평화와 선. 언젠가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정의 평화"에 관한 주제로 대화가 오고 가는 사적인 자리에서, 곁을 지나치던 내가 한마디 툭 던졌다: "뭐라해도 정의 평화는 세상에 대해 요구하기보다는 먼저 자기 자신 안에서 정의 평화가 이뤄져야 한다."...
    Date2006.10.03 By Reply1 Views2012
    Read More
  7. No Image

    밤따기 이야기

    T 평화와 선. 별로 눈에 띄지 않던 성거산의 밤- 막상 따려고 나서니 길 가에만도 제법 많은 그루의 밤나무들이 알알이 밤송이를 터뜨리고 있다. 키 큰 김 프란...형제를 앞세워 밤서리에 나섰는데, 경험이 많은 형제의 익숙한 장대 놀림에 후드득 후드득 떨어...
    Date2006.09.30 By Reply0 Views2138
    Read More
  8. No Image

    알라스카의 변(變)

    T 평화와 선. 처음엔 그랬다: "그 추운 동네엔 뭣하러 간다요...비싼 여비를 들여가면서...? 가실려면 두 분이나 다녀 오셔요." 지난 여름(6월 중순경) 숙모님의 초대에 나는 시쿤둥하게 답해 드렸다. 공연히 비싼 여비를 들여가면서...라는 푸념도 들었지만, ...
    Date2006.09.22 By Reply4 Views2125
    Read More
  9. No Image

    성거산 가족

    T 평화와 선. 여기 성거산 수도원엔 내가 내려온 이후로 단 둘 뿐이다. 그것도 세라..형제가 일로 외출이 잦아 거의 외톨이로 있을 때가 많다. 그 깊은 산중에 적적해서 어떻게 지내느냐?...는 질문을 받지만, 그건 내 사정을 전혀 모르고 하는 질문이다. 우선...
    Date2006.09.21 By Reply3 Views1982
    Read More
  10. No Image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

    T 평화를 빕니다. 성거산(聖居山)의 가을- 높고 맑은 하늘과 단풍들기 직전의 한껏 푸르름은 마치 내 인생 여정을 반영이나 하듯 맘껏 기지개를 켜는 시원함이다. 성거산은 우리 수도원이 들어서기 이전부터 대전교구 소속 줄무덤 성지로 유명한 곳. 성거산이...
    Date2006.09.13 By Reply6 Views248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