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042 추천 수 0 댓글 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누리에 평화

이곳 성거산에는
얼마나 다양한 생명들이 살아가는지,
그 약동(躍動)하는 생기발랄함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풀을 매고 있노라면 개구리들이
폴짝.. 뛰어올라 깜짝 놀라게 하여,
어릴 적 식용 개구리라고 하여 또래 아이들과 구워먹던
커다란 개구리가 자주 눈에 띄기도 하고,
청개구리는 아니면서도 고만한 작은 개구리들 역시
지천으로 여기저기 보일 때면 앙증스런 귀여움에
손가락으로 넌지시 건드려도 본다.
또 톡톡 뛰어오르는 어린 방아깨비며 메뚜기들을 보면
생명의 경이로움에 미소가 절로 번진다.

연못가엔 잠자리 같은 곤충들도 많아,
진홍색 빨간 잠자리가 빠른 동작으로 세상을 누비는 모습에-
흔히들 된장 잠자리라고 하는 잠자리들은 암놈이요,
빨간 고추 잠자리가 숫놈이라는 것도 그 교미하는 모습에서
우연히 알게 된 사실...ㅋ
눈이 좋지 않음 잘 눈에 띄지도 않는 실잠자리를 발견하게 되면
그 실같은 가는 몸매가 얼마나 매력적이고 귀여운지...!

얼마전 피정객 한 분이 이런 말을 건넸다:
"여기는 모기가 많겠지요?
저희 동네는 가끔 공중 살포를 해서 한 마리의 모기도 없어
살기가 너무 좋답니다."

그 말씀을 듣고는
나는 놀래 속으로 답을 해드렸다:
"에구, 무슨 그런 끔찍한 말씀을...
소독약을 살포해서 우리 생명들인 곤충 형제 자매들을
몽땅 죽여 버리고 인간만 편하게 살겠다니...!!!
모기 몇 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 불태우는 격이로군!"

몇해 전 이런 일이 있었다.
아래 피정집에서 임시로 거처할 때였었는 데,
무슨 날벌레인지 끊임없이 준동하여 마루고 방이고
매일 그 벌레의 시체를 쓰레받이로 쓸어 담아야 하는 귀찮음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다가 할 수 없이 시청의 방역과에 연락을 해
자문을 청했더니, 하루 날을 잡아 소독약을 살포하자는 거였다.

그날 밤 잠들기 전에 다시 한번 곰곰 생각해 보았다.
아차! 벌레가 징그럽다고 약을 친다면,
풀벌레들하며 귀뚜라미, 거미, 잠자리,...등 더불어 살아가는 무수한
생명들이 일시에 소멸되는 게 아닌가?
그리되면 새들도 먹거리가 없어 살 수 없을 테고...
그건 아니다 싶었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서 숱한 형제 자매들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것,
그 얼마나 위험한 발상일꼬?

당장 다음날 아침에 방역과에 연락을 해 취소를 했다.

집 안에도 벌들이 자주 드나들어
갖가지 모양의 벌 집을 지어 놓는다.
때로는 이름 모를 벌레들이 방에까지 들어오기도 하지만,
생각을 다시하면 징그럽기보다는 내 친구들처럼 허물이 없어진다.

그래선지 여기 성거산엔,
부쩍 새들이 많이 날아들고 온갖 생명들의 천국처럼
매일 부산한 아침을 맞게되어 싱그러운 나무들도
바람 친구들과 화답을 하며 작은 생명들의 은신처 역할을 톡톡히 한다.

더불어 살아가는 화합의 모습이 얼마나 평화로운지!
개구리야, 잠자리야,...하느님을 찬양하라.
노래하는 새 자매들이여, 하느님을 찬미하라.
갖가지 곤충 형제들아, 하느님을 기려라.
  • 하늘이 2009.07.18 12:25
    모기에 물려도 모기약을 치지 않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벌레를 사랑하는 수사님을 그 벌레들이 물지 않기 바라며 화살기도 쏩니다^^
  • 영희 2009.07.18 12:25
    이 아침... 두 눈을 살며시 감고 성거산을 그려봅니다...온갖 풀벌레들과 새소리가 들려요...마아앗 맛. 맛.또르르.. 맛. 맛. 맛...마앗~시유 맛.맛.맛..맛시유.. 아하! 수사님을 부르는 소리였군요!!
  • 아스라이 2009.07.18 12:25
    마음까징 맑아집니다.
  • 2009.07.18 12:25
    T ...^*^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반갑다, 가재 형제 자매 ^*^

    T 졸졸 흐르는 시냇물 평화 어젠 진종일 이슬비가 내려 나무 솎아내는 작업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밤들이 알암을 터뜨리며 후두득 소리를 내는 걸 보니 추석이 멀지않은 게다. 우산을 쓰고 내가 좋아하는 운동겸 산책로를 따라 내려가 보았다. 오메나!!! ...
    Date2009.09.22 By김맛세오 Reply0 Views2062
    Read More
  2. No Image

    시간 여행

    T 온누리에 평화 지난 주엔 참으로 감동 깊은 일들이 많았다. 첫번째, 안성 성당 장례식에 참석한 일: 내가 영보(靈補)로 활동하고 있는, 안성 재속3회원의 회원중 김오재(미카엘)라는 분이 투병중 하느님 품에 안겼다. 외아드님이 수원교구 사제로서 유학중에...
    Date2009.09.20 By Reply2 Views2600
    Read More
  3. No Image

    가슴 저미게 하는 이 가을!!!

    T 평화/선 샛노란 국화가 성거산의 가을을 알리는 신호탄인 양, 선배님들 묘지엔 구절초와 용담이 내일이면 꽃망울을 터뜨릴 새라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하는 시간들엠에랴! 설레이게 하는 계절이 봄이라면 가을엔 뭔가 마냥 기다리며 가슴 시리게 하는... 미풍...
    Date2009.09.16 By Reply3 Views2267
    Read More
  4. No Image

    '보나'의 백일

    T 평화/선 세상살이는 어쩌면 동전의 양면과 같다. 아기를 낳아서 버리는(어떤 피치 못할 이유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가정은 친자가 여럿 있음에도 입양을 하여 키운다. 이곳 관할 본당 신자 가정이 최근 '보나'라는 여아를 입양하였다. 그 아기가 오늘...
    Date2009.08.28 By Reply4 Views2227
    Read More
  5. No Image

    엄마가 넘 보고프다!

    T 평화/선 정동에서 지낼 때였다. 십수년을 '메니엘'이란 병으로 시도때도 없이 무척 어지러웠던 힘든 세월이기도 했었다. 그날도 일이 다 끝난 저녁에, 건강하시던 엄마가 아파트 계단에서 낙상을 하시어 머리를 수술하신 후 끝내는 자리에서 못일어나셨으니....
    Date2009.08.24 By Reply4 Views2070
    Read More
  6. No Image

    속 깊은 아이

    T 평화/선 "예, 제가 가야 할 행선지를 좀 상세히 일러주실래요?" 그렇게 전화 통화를 하면서 빈 종이에 메모를 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산으로 바다로 휴가를 가는 판에 나는 오히려 서울이라는 복잡한 도시로 모처럼의 며칠간의 휴가를 보내며 오랫동안 못 뵈...
    Date2009.08.03 By Reply1 Views1865
    Read More
  7. No Image

    무궁화 꽃...!?

    T 평화가 온누리에 오늘 새벽 묵상 길에 무궁화 한송이가 오롯이 피어있어 눈에 확 띄었다. 성거산의 첫 무궁화이기에 반가운나머지 가만히 들여다 보니, 아침 이슬을 먹음은 그 새초롬하며 선명함이 영락없이 연지곤지 찍고 돌아서 앉아있는 새악시같은 수줍...
    Date2009.07.19 By Reply2 Views1888
    Read More
  8. No Image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것임을...

    T 온누리에 평화 이곳 성거산에는 얼마나 다양한 생명들이 살아가는지, 그 약동(躍動)하는 생기발랄함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풀을 매고 있노라면 개구리들이 폴짝.. 뛰어올라 깜짝 놀라게 하여, 어릴 적 식용 개구리라고 하여 또래 아이들과 구워먹던 커다...
    Date2009.07.14 By Reply4 Views2042
    Read More
  9. No Image

    인조지상정(人鳥之常情)...?

    T 평화가 함께 인조지상정- 사람이나 새나 보통 느끼는 정. 글쎄, 사람에게만 정(情)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나는 새나 미물에게도...심지어는 돌, 바위에게도 정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둘러진 담장의 아래로 내려가는 쪽문이 있다. ...
    Date2009.07.05 By Reply0 Views1864
    Read More
  10. No Image

    자연 친구들과의 바쁜 나날

    T 온누리에 평화 하기사 내 처지에 바쁜다는 건 표현상 그럴 뿐, 유유자적하다 함이 더 적절하겠다. 아무튼 하루의 일과가 그렇듯이 늘 기도하고 일하고...모두가 좋아하는 일이니, 충만한 기쁜 삶의 연속이라 주님께 감사지정을 아니 드릴 수 있으랴! 5시에 ...
    Date2009.07.04 By Reply2 Views197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