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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 선

 

'그리움'이면 족하지 왜 철학에서나 쓰는 '미학(美學'을 붙이는 건지요?

어쩌면 저의 그리움이 궁극적으로 하느님을 향한 본질에 속해 있기 때문이지요.

 

 이렇듯 성탄을 기다리는 <대림시기>를 지낼때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분이「엄마」입니다.

대림 첫주 토요일부터 "맑으나 맑은 소리 메아리 친다..."로 시작되는 대림 찬미송이 그 어느 때보다도 구슬픈 음율이고

절로 심금을 울리는 기다림의 내용이기도 하답니다.

 

 마침 수도원에 입회해서 한 달 후에 착복식을 하고, 곧 이어 대림절이 시작되는 무렵에

그리도 보고싶던 엄마가 큰이모와 함께 목동 수도원에 방문을 하셨더랬지요.

그 시절엔 전화 통화도 어려운 때라, 갑짜기 아래 현관에 엄마가 오셨다는 전갈을 받고 내려가니

때마침 2층 성당에서 들려오는 구슬픈 대림찬미가 소리에 두 분은 마냥 눈물을 흠치고 계셨지요.

엄마에게 등을 돌리고 수도생활을 시작한지 불과 한 달 좀 지났을 뿐인 데

그 시간 관념은 아득히 먼 세월을 뒤안길에 둔 그런 느낌이었으니까요.

엄마와 이모를 대하는 순간, 그리도 오랜 세월 켜켜이 쌓이고 쌓인 듯한 그리움이 일순의 기쁨으로 무너져 버렸으니까요.

 

   * * *

 

그렇습니다.

비숫한 그리움과 만남의 기쁨이 반복되던 까마득한 어린시절로 되돌아가 봅니다.

 

엄마가 직장에서 퇴근하실 해거름 무렵이면,

저는 동작동 윗마을 우리 집 문 앞에서 멀리 「비게고개」를 넘어(지금의 현충원 정문 앞) 서신 언덕배기에

엄마의 모습이 이제나 저제나 나타나실까 고개를 갸우띵하며 학수고대 기다리던 어린 저의 자화상이 그려지곤 하니까요.

아랫마을을 지나 엄마의 모습이 확연히 보일때면,

"엄∼∼마!" 내리달려 품 속에 안기던 일상.

 

어쩌다 주말이면 오셔야 할 엄마가 영~ 아니 나타나실 때가 있었죠.

     "할머니, 엄마, 안오시나봐요.

       글쎄다, 아마 '영선(외사촌 형)'네 갔능가 보다."

그런날은 저나 할머니, 그리고 곰방대를 지그시 피워 물으시는 할아버지 모두가 무척 허전해 하셨거던요.

 

그렇게, 엄마의 존재는 가히 하느님의 현존이셨던 거지요.

'그리움'에 관한한 엄마의 자리가 그렇듯 가장 크셨습니다만,

늘 일상에서 잠시도 멀어질 수 없이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던 '할머니'도 빼어 놓을 수 없답니다.

할머니가 어느 한 순간이라도 눈에 안보이면, 그때부터 엄습하는 텅 빈 듯한 집에 대한  허전함이라니!

금시 울상이 되어 집에 있는 다른 식구들은 안중에도 없는 정도였니까요.

 

저의 '그리움'은 동리에서 내려다 보이는 한강의 흐르는 물과 넓디 넓은 백사장과도 무관하지 않으니,

모래밭 끝(지금의 동빙고), 달려오가는 석탄 기차와 함께 내뿜는 연기와 기적 소리...그 아련함이라니!

아마도 후에 미지의 세계에 대한 여행을 많이하게 된 동인이

어쩌면 그렇듯 일찍부터 제 안에 모락모락 자라난 건지도 모릅니다.

 

'그리움'은 어린시절의 환경과 경험에서 얻어진

진(眞)·선(善)·미(美)의 하느님 탄생을 고대하는 저의 독특한 미학으로 자리잡은 것이라는 확신.

도래하실 임금께 대한, 이미 오신 분에 대한 벅찬 경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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