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03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오전 재속회 월례회를 마치고, 여유로워진 오후에는 산책을 나갔다.

  그런데 이번엔 늘상 택했던 인왕산 길이 아닌 시청 앞- 광화문- 경복궁역- 인왕산 코스를 염두에 두었으니, 요즘 이곳 주변에는 문화 예술에 관한 거리 행사가 많다는 정보를 접했기 때문.  예상대로 긴 연휴란 이유도 있겠지만, 덕수궁 돌담길을 끼고 시청앞에 이르는 거리마다 설왕설래하는 인파들로 들끓고 있었다.  광화문 네거리쯤에선 다양한 장식의 퍼레이드가 있어 그야말로 문화 예술 측면에서의 볼거리들로 흥미진진!  그중엔 꼬마 여아들과 아가씨들이 화려한 배꼽 의상을 차려입고 악대에 맞춰 발리 댄싱을 하며 행렬을 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왔고, 하나같이 미남인 몇은 길고 긴 의족을 하여 장대같이 큰 키의 자태로 율동에 맞춰 흔들며 걷는 양이 매우 익살스럽고 재밋어 보였다.  그러나 보는 이들이야 축제를 대하는 양 그렇듯 흥미롭겠지만, 대중 앞에서의 광대 역할처럼 얼마나 다리가 아플꼬, 매우 안스러워 보이며 사뭇 측은해지는 거였다.

  그런 한 마당 거리 퍼레이드를 대하면서, 언뜻 화려한 불꽃놀이가 뇌리에 스친다.  깜짝 스쳐 지나가는 우리네 인생사처럼 결국 무상함의 뒤안길을 대할 수 밖에 없는...!  불꽃놀이에 대하여는 나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한 순간 즐기려는 유희와 같이, 지극히 짧은 시간에 소요되는 그 경비가 군비를 위하여 소요되는 엄청난 경비처럼 얼마나 어마어마하게 드는지 사람들은 아는지 모르겠다.  평화를 위해 써도 모자랄 혈세의 돈이, 시민들의 잠깐 즐거운 눈요기를 위해 한순간에 날아나 가버리는 것이 바로 불꽃놀이 따위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잠기게 때문. 


  광화문 네거리에 이르니, 조금 전에 대했던 화려한 퍼레이드와는 대조적으로, 아직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여러 천막들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그 뒤로 이순신 장군의 근엄한 동상이 언제나처럼 거리를 내려다 보고 있어, 마치 강대국(미. 중. 일)의 틈바구니에 낀 이 가련한 나라를 보살피기라도 하려는 듯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그런 형상이었다. 

  그 동상의 멀고 먼 배경으로 청와대 뒷 산인 북악산과 더 멀리에 자리하고 있는 북한산 보현봉이 시야에 들어오면서,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더욱 돋보여 한 컷 앵글에 담았다.  또한 멋진 북한산을 뒷 배경으로 자리잡은 서울이야말로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인고,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런던이나 빠리, 도꾜...같은 도시에서는 전혀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는 자연 경관이 걸출한 수도 서울!


  그렇게 걷다보니 어느덧 경복궁역을 지나 사직 공원을 옆으로 해 인왕산에 다다랐다.  인왕산 중턱쯤의 장관이던 코스모스 길은 때가 이미 지나 거의 끝무렵이다.   


  오늘 걸으면서, 세상을 보고 대하는 척도가 어떠해야 하는지 인생의 화두처럼 떠오르는 상념들로, 내 가까운 주변의 것들이 결코 가벼운 묵상꺼리 만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는 귀중한 시간이었음을...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02 각자가 걸어가는 걸어가는 길.. 걸어가는 길이 모두가 한 방향이더라도, 우리는 걸음걸이도 다르고, 지나치며 보는 것도 다릅니다. 걸어가면서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가치관의 우선 순위도 다르... 1 honorio 2006.02.18 2288
501 아일랜드 아줌마 T 평화와 선. 답장도 잘 못해드리건만, 가끔 아일랜드에서 1년에 몇 번, 늘 기도를 잊지 않으신다는 고마움과 함께 어김없이 카드를 보내신다. 그것도 만나 뵌지 ... 2 2006.02.22 1903
500 피터에 관한 추억 오늘은 베드로 사도좌 축일이다. 베드로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필리핀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몇 년전 안식년 기간에 잠시 필리핀에 머물렀었다. 당시에 우리 ... 김요한 2006.02.22 1984
499 여행 웅석봉 산기슭을 등 뒤로 하고 한밭으로 둥지를 옮긴지도 벌써 보름이 지나가고 있다.... 한 여름밤의 꿈처럼 짧은 한 순간 지나쳐온 그곳 세상 사람들로부터 외... 1 요십이 2006.02.26 1850
498 봄이 흐르는 소리 T 평화와 선. 3월에 들어섰는데도 춘설(春雪)이 난분분(亂紛紛)하니 고개를 갸우띵하며 봄이 오기를 학수고대! 남녘엔 벌써 매화 만발이란 꽃 소식. 명자나무 꺽... 1 2006.03.02 2044
497 인도 체험기 인도로 가는 길.... 2005년 2월 5일부터 12월 5일까지 만 10개월을 인도에서 살았다. ‘해외 교환체험’이라는 정식 명칭 있지만, 이 말은 짧지도 길지도 않은 지나... 이 프란치스코 2006.03.07 2288
496 간밤 꿈에 초롱초롱한 수많은 별을 보았더이다 T 평화와 선. 눈을 떠보니 꿈. 어쩜 그리도 맑고 초롱초롱한 별들이 끝없이 펼쳐졌을꼬...? 예사롭지 않은 꿈을 꾸는 날엔 절로 기분이 좋아 모든 것이 잘 될 것 ... 2006.03.08 2624
495 오늘 기일이신 주 콘스탄시오 형제님의 마지막 편지. 이 편지는 한국 관구의 이탈리아 선교사 형제님께서 임종 전에 남기신 마지막 편지입니다. 오늘 이 형제님의 기일을 맞아 연도를 하면서 낭독되었습니다.. 죽음을... 1 이대건안들 2006.03.13 2185
494 봄 여행에서의 만남들 T 평화와 선. 최근 두 차례나 남쪽 지방 장성 요양원엘 다녀왔다. 한번은, 봄이면 제일 먼저 꽃 소식을 알리는 산수유 꽃과 매화를 보기 위해서였고, 두번째는, ... 2006.03.28 1872
493 4월의 첫 순례 T 평화와 선. 아침 미사 끝나자 마자 성령의 바람이 불어- 전혀 계획없이 추진된 일이었으니까- 우선 새남터 성당으로 향했다. 거긴 내 학창 시절의 잊을 수 없는... 1 2006.04.01 2249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