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05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선


  공덕역에서였다.  바쁜 출근 길이라 너나없이 총총걸음으로 발길들을 재촉하고 있는 아침 시간.

마침 젊은 엄마가 애기(겨우 말을 익히고 걸음을 배우기 시작했을 여아)의 꼬막 손을 잡고 내 옆에서 갈 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고 정도 또래 애기라면 응당 엄마 품에 안고 걸었어야 하는데, 손에 가방을 들었고 아마도 평소 그렇듯 걸리게 하는 습관에 익숙했나보다.


      "엄마 바쁘니까 얼릉 가야하거든...!"


   그런데 애기가 엄마에게 이끌리다시피 걸으면서 뭐라고 계속, "쫑알쫑알...!"

   하도 사람들이 많아 뭔 말인지는 정확히 몰라도, 고 또래의 애기답지 않게 또박또박 엄마에게 말을 걸으며 하마 뒤처질새라 총총 걸음을 걷는 거였다.  


      "어쩜 애기가 고러콤 말을 잘 하고 잘 걸을꼬? 라고 내려다보며 말을 걸으니, 왠걸 나의 왼손을 순간적으로 답싹 잡으며 초롱초롱한 눈을 맞추는 거였다.  어쩌면 재촉하는 엄마에게 이끌려 가야하는 애기가 힘에부처, 생판 낱선 할아버지이지만 양쪽에 손을 잡고 걸으면 훨 수월하리라 여겼던 게다.

  요즘 대부분의 아이들은 낯선 사람에 대한 의구심이 많아, 그런 경우 반대로 낯설고 의아한 행동으로 대처하기 일쑤인데...

  어쨌든 그렇게 긴 공덕역의 갈아타는 구간을 함께 손을 잡은 채 한동안 걸었던 것이다.


       "애기가 붙임성도 대단하네요!" 

       "예, 원래 성격이 활달해요."하며 엄마의 표정도 아주 밝았다.

       "엄마, 늦어서 회사에 빨리 가야 하거든!  영아원 선생님도 널 기다리고 계실껄!


    그렇게 갈라지는 구간에서 헤어지며 애기에게 "빠이, 빠이!"하니,

  응답도 얼마나 잘 하는지...고사리 손을 흔드는 고 모습이 여간 귀여운 게 아니었다.


  그랬다.  요즘 그렇듯 가사 일 하랴 직장에 다니랴 바쁘게 살아가는 젊은 엄마들의 모습이 무척 안스러웠지만, 오늘 귀여운 애기를 만나 미래가 환한 밝음으로 다가오는 듯...며칠이 지났건만, 애기와 엄마의 모습이 참으로 생생하여 내내 잊혀지질 않는 거다.  ^^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04 '그리움'의 미학(美學) T 평화/ 선   '그리움'이면 족하지 왜 철학에서나 쓰는 '미학(美學'을 붙이는 건지요? 어쩌면 저의 그리움이 궁극적으로 하느님을 향한 본질에 속해 있기 때... 김맛세오 2013.12.17 2042
503 '돐' 잔치에 다녀 오면서. T 주님의 평화. 어제, 세째 외삼촌의 첫 손녀 돐잔치가 있었다. 요즘 세상이 그러하듯이 어느 유명 음식점을 빌려서 했는데, 그야말로 조촐함과는 거리가 먼 거창... 2007.11.25 2395
502 '만주벌판....'과는 전혀 다른 좋은 추억들 T 온 누리에 평화     공부들 하시느라 어려웠던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니, 잊혀졌던 그 반대의 옛 일들이 하나 둘 떠오릅니다.     초등학교 6학년... 김맛세오 2015.03.09 1496
501 '무지하면 용감하다' 했던가? T 평화와 선   2015년도의 전반기를 반추해 보면, 지난 5월 30일-6월 7일까지의 제주도 올레길 피정이 단연 1위란 생각이 드니 그마만큼 진한 추억으로 남아... 김맛세오 2015.09.01 1622
500 '미래'야, 아는 척 좀 하자꾸나 T 온 누리에 평화 어릴 적부터 강아지나 개를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오죽하면 멋모르고 어른들을 따라 잘 먹던 보신탕을 수도원에 입회한 이후 절대로 입에도 ... 김맛세오 2012.06.06 2460
499 '미래'야, 아는 척 좀 하자꾸나 T 온 누리에 평화 어릴 적부터 강아지나 개를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오죽하면 멋모르고 어른들을 따라 잘 먹던 보신탕을 수도원에 입회한 이후 절대로 입에도 ... 5 김맛세오 2012.06.06 3285
498 '보나'의 백일 T 평화/선 세상살이는 어쩌면 동전의 양면과 같다. 아기를 낳아서 버리는(어떤 피치 못할 이유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가정은 친자가 여럿 있음에도 입양을... 4 2009.08.28 2226
497 '올리바' 녀석이 벌써 결혼을 하다니...! T 평화를 빌며.   오랜 세월 알고 지내는 올리바라는 아이가 지난 주일, 수도원 성당에서 혼인을 하였다.   올리바의 부모님을 알고 지낸지는 -아이 아빠가... 김맛세오 2015.12.01 1527
496 '쥐 가족 입양'을 보면서 떠지는 생각 T 온 누리에 평화   '쥐'와 '고양이' 인형 사진들이 나란히 실려진 것을 보니 관련된 여러 생각들이 머리에서 맴돕니다.   서로가 상극인 동물이지만, ... 김맛세오 2013.11.20 2197
495 '진우'와의 각별했던 만남 T 온 누리에 평화 하필이면 추운 이맘 때면 어린 강아지를 곁에 두게 되는지... 쌓이는 눈이 좋아 강아지와 함께 밖엘 나가면, 강아지 발이 시려울까 무... 김맛세오 2012.11.29 2920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