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787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난 할아버지에 관한 일화도 적쟎게 간직하고 있으니, 그마만큼 손자에 대한 내리사랑이 각별하셨던 게다.


  가족들 뉘게든 호랑이같이 무섭게 대하셨던, 그런 할아버지가 손자들에겐 자애롭기 그지없으셨으니까...



  그런데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할아버지와 동숭동(옛 서울대 자리)의 큰 집으로 나들이를 갔다.





  명절같은  때, 가끔 할아버지를 따라 가곤 했던 큰 집이지만, 웬지모를 집 안의 구접스레한 분위기로 선뜻 마루에 오른다는 게 썩 내키지않았으니, 큰할머니께서 오랫동안 치매를 앓고 계셨던 탓이었리라.  아무튼 그 집에 도착하자마자 할아버진 마루 위로 오르셨고, 신발을 벗지않은 채 쭈삣쭈삣 서 있으려니, 어여 올라오라 채근을 하시는 할아버지.  그래도 요지부동하고 있는 마뜩치않은 나의 태도에, "인석아, 왜 안오르고 그러고 있냐?   그럴려면 집으로 가!"라고 호령을 하시는 거였다.



  한 번도 나무라지않으셨던 할아버지의 그 말씀에, 노여움을 심하게 탄 나는 즉시 그 집을 박차고 나와 집으로 와 버렸던 것이다.





  그 시절, 빈번치않던 대중 교통에다 뻐스를 갈아타야 집으로 갈 수 있었는데, 큰 집으로 향했을 땐 할아버지의 뒤꽁무니만 쫒아가도 되었지만, 화가 나 집으로 올 때의 나홀로 길엔 그게 보통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도, 어찌어찌 동지기 집으로 무사히 귀가했던 것이다.



  속절없이 흘러간 아득한 세월, 그 사건에 관련하여 할아버지의 불같으신 노여우심만 떠올랐지, 혼자 훌쩍 떠나버려 보이지않는 손자에 대해 얼마나 노심초사 심려가 깊으셨을꼬!  하많은 세월이 지난 오늘에야 할아버지께 무척 무뢰하게 처신했다는 걸 깨닫게 되는 거다.



  "동지기 시절, 할아버지는 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 그 넓디 넓은 백사장의 신천지를 체험케하셨고, 가끔 창경원엘 가 주시고는 그 시절 보기도 힘든 빠나나를 사주셨는가 하면, 비오는 날, 노량진 전차역으로 우산을 가져오시면서 짜장면을 사주셨던 일이며 여름방학 식물체집을 도와주시려  그 멀고 먼 관악산이며, 홍시가 주렁주렁 열린 우면산엘 함께 가 주셨던...손자 사랑에 각별하셨던 할아버지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요?"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나의 절친, 인왕산

     T 나의 절친, 인왕산     점심 후 식곤증이 몰려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늘 오르던 인왕산길을 걷는다.   어릴적 동지기(현충원)가 늘 향수처럼 그려진다면, 인왕산은 내 후반 인생의 친근한 벗이려니...근 40여년을 정동에서 지내면서 가장 자주 오르는 곳...
    Date2023.12.22 By김맛세오 Reply0 Views71
    Read More
  2. No Image

    "두려워말라. 용기를 가져라!"

    T 평화와 선    내 초교 동창중에 한ᆢ란 녀석이 있다.  요즘 유명 배우로서 잘 나가는 한ᆢ의 아버지이기도.  평소 동창 카톡방에 폰 사진이나 글을 얼마나 재밋게 잘 올리는지...여튼 자만감에 가득찬 녀석의 글을 대하노라면 실소도 하지만, 가끔 너무 지껄여...
    Date2022.01.05 By김맛세오 Reply0 Views779
    Read More
  3. No Image

    적선, 자선, 아님 연민으로...?

    평화와 선     우리 동네 관할 구역내, 소공동 주민센터 주변에서 일을 해온지도 어언 3년이나 되어간다.  시작한 처음에는 주변에서 사회적 허드레일을 왜 하려느냐 분분한 말을 듣기도 하였지만, 서울에서도 중구 소공동이란 지역은, 관공소가 많은 지역이요...
    Date2021.12.06 By김맛세오 Reply0 Views546
    Read More
  4. No Image

    달마사에서 내려다 본 정경

    T 평화와 선     원래는 오랫만에 현충원엘 가려고 나섰는데, 코로나로 인해 출입 금지였다.  이왕 나선김에 현충원에는 못들어가더라도 방향을 바꾸어 달마사 쪽으로 가보리라 마음먹었다.   필시 흑석동으로 넘어가기 전 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으리라 짐작한...
    Date2021.09.24 By김맛세오 Reply0 Views589
    Read More
  5. No Image

    아끼어 온 바이올렡의 교훈

    T 평화를 빌며...     작년 리모델링을 하면서 한 층을 더 올린 5층엔 빈 공간이 많아, 그냥 썰렁하게 놓아 두느니 햇볕 잘 드는 창가 쪽으로 화분들을 키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계획을 실천에 옮겨, 요즘엔 크고 작은 화분들이 꽤 ...
    Date2021.07.28 By김맛세오 Reply0 Views680
    Read More
  6. No Image

    진주 빅토리아 할머니와의 만남, 고별

    T 평화와 선     며칠 전, 빅토리아 할머니의 장례미사에 참석코자 전 날, 진주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하기사 할머니가 영면하시기 일주일 전쯤에, 갑짜기 할머니 근황이 궁금, 진주행 기차표를 끊어 놓았다가, 당시 칠암동 성당 상황이 여의치않아 취소했...
    Date2021.07.26 By김맛세오 Reply0 Views674
    Read More
  7. No Image

    자꾸만 눈에 밟히는 민달팽이

    외출에서 돌아오는 길목, 서대문 농협 앞에 꽃들판매 좌판을 벌여놓은 요즈음.  그중에 눈에 들어 온 작은 키의 나무처럼 자란 「바질」이 눈에 띄었다.  조금 거금이라 사지는 못하고 저녘 식탁에서 그 야그를 했더니, 고맙게도 관구 봉사자와 경리 담당 형제...
    Date2021.03.19 By김맛세오 Reply0 Views850
    Read More
  8. No Image

    마리나 할머니, 잘 지내시죠?

    마리나 할머니, 잘 계시죠?작성자김 맛|작성시간10:21|조회수13목록댓글 5글자크기 작게가글자크기 크게가 T 온 누리에 평화   얼마 전 마을에서 90세 잔치를 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할머니는 「산청, 성심원」에 거하시는 분으로, 평생을 보지도 못하...
    Date2021.02.14 By김맛세오 Reply0 Views812
    Read More
  9. No Image

    할아버지, 그 때, 참 죄송했어요

      난 할아버지에 관한 일화도 적쟎게 간직하고 있으니, 그마만큼 손자에 대한 내리사랑이 각별하셨던 게다.   가족들 뉘게든 호랑이같이 무섭게 대하셨던, 그런 할아버지가 손자들에겐 자애롭기 그지없으셨으니까...   그런데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할아...
    Date2021.02.14 By김맛세오 Reply0 Views787
    Read More
  10. No Image

    엄마의 보청기

    T 온 누리에 평화를...     요즘 오랜 청각의 장애로 한 쪽 귀가 거의 안들려, 아침 미사 강론 때, 주례자의 목소리가 작거나 마이크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음 제대로 경청하기가 어렵다.   초교 4학년 무렵, 아이들과 기마전을 하면서 마침 기수가 되어 싸우다...
    Date2021.01.22 By김맛세오 Reply0 Views84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