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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

 

일찍 자야할 저녁 밤 시간에

무엇때문이인지 가끔 잔뜩 심통을 부리며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이블 속에 들어가지도 않는

저의 어릴 적 자화상이 떠지면 웃음이 절로 납니다.

그럴 적마다 저의 양쪽에 누워계신 엄마와 할머니의 저에 대한 실랑이는 극과 극이었습니다.

 

      "자든지 말든지 너 맘대로 해!"(잔뜩 화가 나신 엄마)

      "이 녀석아, 얼릉 자고 낼 일찍 일나야지..어여 이리 와 자렴!" (부드럽게 자꾸만 채근을 하시는 할머니)

 

한동안 그러다가 제풀에 지쳐 잠을 재촉하던...그런 시절!

 

* * *

 

엄마는 늘 따뜻하신 게 아니라 때로 저에 대해 무척 냉정하셨지요. 그렇지만 할머니 면전이라 어디 맘대로 야단을 치시거나

매를 들실 수 있나요? 대신 저의 팔이나 허벅지를 쎄게 꼬집으시는 걸로 대신하셨습니다.

그러면 저는 울지도 못하고 끽소리 없이 항복할 밖에요.(또 꼬집히면 너무 아프니까요...ㅋ^^)

 

그러시던 두 분의 품이 기다려지는 따스한 봄날처럼 그립습니다.

많은 자식들을 키우시어서였는지 할머니의 젖무덤은 아프리카의 아낙네들의 그것처럼 크고 축늘어져

항상 제 차지였던 것은 말할나위 없고요, 초교 저학년 시절 학교에서 파학하여 돌아오면

제일 먼저 찾는 것이 할머니의 가슴팍 젖부터였으니까요.

물론 밤 잘 때에는 엄마의 젖을 만지며 자야 직성이 풀렸지요.

 

그러던 어느날 엄마의 젖꼭지가 얼마나 쓰던지! 다름아닌 '금계락'을 바르신 겁니다.

저를 아예 젖에서 떼게 하실 요량으로 아마도 옆 집 보선 엄마와 그런 이야기가 오고가셨던 모양입니다.

어쨌던 쓴 약발은 기막히게 잘 주효했지만, 저는 심통을 부리며 그날부터 몹씨 우울해졌지요.

그런 제게 엄마는 할수없이 젖을 만지는 것 만은 허락을 하셨고...

"엄마 젖만지는 게 그렇게 좋으니?"하시며 꼬옥 안아주시는 거 있지요.

아마도 징그럽게도 다 큰 고교생일 때까지 엄마의 가슴을 헤치며 잠을 청했으니요.

 

그렇습니다.

아이적엔 엄마나 할머니의 존재는 가히 하느님이셨습니다.

'돌아 온 탕자' 이상으로 어떤 심술에도 따뜻이 품어주셨던 두 분의 가슴!

고향의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 보면 햇살처럼 두 분의 따스한 모습이 그려집니다.

나즈막한 공작산의 새소리를 듣노라면 환생한 두 분의 목소리가 들릴 것만 같지요.

반짝거리며 졸졸 흐르는 냇물은 엄마와 할머니의 치마폭처럼 나폴거리며 졸잘대는 듯...

무엇보다 '평화와 감사'의 들숨 날숨으로 걷는 지금의 저에게

그렇듯 하느님을 향한 관상 경지에로까지 이끌어 주시는 폭은한 엄마, 할머니!!!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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