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4.05.13 17:23

고향의 미루나무

조회 수 188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 선

 

전에 얼핏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만,

내 고향 '동지기'(현 동작동 현충원 자리)엘 가면

공작의 날개 형상으로 펼쳐진 지형 전체의 한가운데로 흐르는 작은 냇물이 있습니다.

현충원이 자리잡은 이후로 '현충천'이라 부르게 되었지만, 원래의 이름은 아마도 '공작천'이었을 겝니다.

 

그 냇가 중간쯤에 유난히 우뚝 솟은 40∼50m 정도 높이의 '미루나무'가 한 그루 있으니

일별에도 오랜 풍상을 겪은 거목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하기사 제가 어렸을 적에도 있었으니, 짐작컨데 적어도 70∼80년 이상의 수령은 되었을 테지요.

 

그 나무보다 더 오래된 나무는 '공작천'의 시발점인 '지장사'(예전엔 화장사라 했음)의 입구에 있는

느티나무(350년 수령)로서 예나 지금이나 고령으로 자리잡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제 고향에 대한 기억과 함께 '미루나무'가 더 우선적으로 친근감이 느껴지는 것은

그 나무 곁 냇가에서 또래 동무들과 함께 미꾸라지,붕어,메기,...를 잡으며 걸핏하면 미역감기를 많이 한 탓일 겁니다.

나무 앞에 서면, 자신의 존재 안에 내재되었을 싶은 '동재기'의 오랜 풍상을 지켜 보았을 굳굳함에 절로 숙연해지는 겁니다.

어쩌면 성스럽기까지 한...!

또 그런 나무와 마주할 수 있고 마을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나무와 나 사이엔 아무런 격의 없는

진실이 오고 갈 수 있으니까요.

 

어차피 고향에 대한 폭은함을 기대하는 자체의 이면엔

평생을 살아가면서 향수에 대한 방랑벽을 떨칠 수 없는 존재의 심성에 근거한 것이 겠구요.

 

그렇듯 미루나무와 만나면,

그리운 고향에 대한 온갖 것들- 하늘,바람,공기,물,그 위에 떠도는 새들,재잘대는 아해들의 장난 -에 귀기울이며 속삭이게 되니

이미 고향이 내 안에 있어 얼마나 행복한지요!!!

어쩌면 이 미루나무는 영원을 갈망하는 자연의 엄마- 표상일 수도 있으니요.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추억 사진 이야기

    예전의 엘범 사진을 보노라면 그때의 일들이 어제처럼 생생히 떠오릅니다. 그해 저는 선배되시는 '신베드로' 형제님(수사님)과 함께 오대산엘 갔었답니다. 방학 때라 형제님의 고향인 주문진엘 갔다가 함께 산엘 오른 것이지요. 마침 그 형제님의 사촌형 되는...
    Date2014.07.14 By김맛세오 Reply0 Views1888 file
    Read More
  2. No Image

    일상의 작은 기쁨들

    T 온 누리에 평화가 가득   오늘은 진종일 천둥번개, 소나기가 오락가락합니다. 이런 날이면 잊을 수 없는 기억이 하나 떠오릅니다.   오래 전, 수도회에 입회하기 전에 저는 곧잘 신정동의 외딴 집인 숙부집엘 주말이면 잘 놀러갔지요. 귀여운 꼬맹이 ...
    Date2014.06.25 By김맛세오 Reply0 Views1773
    Read More
  3. No Image

    라스베가스에서의 별난 경험

    T 평화/ 선   2006년도 여름이었으니 꼭 8년이 지난 일이네요.   그해 저는 '안식년'을 보내고 있어, 좀 여유가 있던 터라 우연히 발동이 걸려 L.A에 갈 기회가 있었고 뭔지도 모르면서 주변의 어른들이 끊어주신 표로 몇박 며칠이 걸리는 '서부관광'길에...
    Date2014.06.09 By김맛세오 Reply1 Views2006
    Read More
  4. No Image

    자연에 대한 이런저런 기억들과 함께

    T 온 누리에 평화   매일 작은 정원을 대하면서 참으로 많은 걸 느낍니다.   꽃삽으로 모종을 옮길 때마다 흙 속에서 꼼틀거리는 작고 큰 지렁이들이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한다고 아우성입니다. 지렁이들을 마주할 때마다 감탄사가 절로나는 것은, 어찌...
    Date2014.06.02 By김맛세오 Reply0 Views1885
    Read More
  5. No Image

    고향의 미루나무

    T 평화/ 선   전에 얼핏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만, 내 고향 '동지기'(현 동작동 현충원 자리)엘 가면 공작의 날개 형상으로 펼쳐진 지형 전체의 한가운데로 흐르는 작은 냇물이 있습니다. 현충원이 자리잡은 이후로 '현충천'이라 부르게 되었지만, 원래의 ...
    Date2014.05.13 By김맛세오 Reply0 Views1887
    Read More
  6. No Image

    하이얀 목련(木蓮)

    T 온 누리에 평화 봄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어제 오늘 거리에 비가 내리듯 이 가슴, 아니 우리 모두의 가슴마다 슬픔이 내린다. 불과 얼마 전 따스했던 봄날, 앵글에 유난히도 눈부시게 잡혔던 새하얀 목련이 바로 너희들일 줄이야!!! 여리디 여린 봄잎들...
    Date2014.04.28 By김맛세오 Reply0 Views1364
    Read More
  7. No Image

    뉘 종지기를 하랴!

    T 평화가 온 누리에...   얼마 전, 사순시기를 깃점으로 각자가 맡고있는 직책에 작은 변동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1년여 '종지기'라는 직분을 저희들 수호자(* 원장: 이 명칭이 자못 권위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서)가 형제가 맡아 왔었지요. 아마도 지금까...
    Date2014.04.01 By김맛세오 Reply2 Views2090
    Read More
  8. No Image

    내 인생의 네 잎 클로바

    T 평화/ 선   예기치 않게 얻어진 것을 일컬어 '행운'이라고들 하지요. 그러나 알고보면 그 행운의 밑바탕엔 하느님 안배하심이 깔려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세월을 거슬러 1985년 5월의 까마득한 기억을 되살려 봅니다. 저는 그 때 이태리, 아씨...
    Date2014.03.23 By김맛세오 Reply0 Views2429
    Read More
  9. No Image

    봄은 봄이로고!

     T 평화가 온 누리에   앞 건물, 교육회관에 증축 및 리모델링 공사가 마무리되어 가는 중이라 가히 어지럽기 짝이 없는 요즘의 주변이랍니다. 가뜩이나 한겨울을 나느라 황량해진 정원에 폐기물 자재들이 쌓이고 널려있어 볼 때마다 심란해지는 마음을 ...
    Date2014.03.10 By김맛세오 Reply0 Views1928
    Read More
  10. No Image

    내 고향, 구(舊)교우촌

    T 평화와 선     「기도를 굶으면 밥을 굶겨라」는 마르가리타 지기님의 글을 대하면서 늘 잊혀지지 않던 옛 고향의 정황이 그림처럼 그려집니다.    가끔 그 동네가 자리했던 (현 현충원 자리) 공작봉 오른 쪽 날개에 해당하는 곳엘 가보면 마치 새벽 ...
    Date2014.02.24 By김맛세오 Reply2 Views220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