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620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를 빕니다.

 

  며칠 전 약속이 되어 안양의 수리산 성지를 다녀왔지요.  창박골이라고 하고 병목안(병의 목처럼 좁혀진 지형이라 하여 지어진)이라는 곳으로 최경환 프란치스코 순교 성인의 유해가 모셔져 있지요.  

  함께 갔던 분은 다리가 좀 불편한 장애인- 뻐스에서 내려 한참(족히 20여분 이상)을 걸어가야 하는 곳으로서 나야 평소 잘 걷는 사람이기에 그리 멀지 않았지만 그 자매에게는 좀 부담스런 거리였습니다.  그렇지만 성지를 향한다는 신심의 일념에선지 자매는 힘들다는 불평없이 기꺼이 걸어 대견스러웠습니다.   

 

  도착한 성지 성당의 미사가 11시에 있었고, 순례자들로 성당을 꽉 메워 보기에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밖 주차장엔 족히 20여대의 차량들이 주차해 있었지요.  그런 국내 성지 순례자들의 대단한 열성에 은근히 박수갈채를 보냈구요.

 

  정오쯤에 미사가 긑나고 우리는 애초에 걸어 올라갔으니 내려올 적에도 대중교통이 없는 곳이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걸어내려 왔습니다.  걸으면서 자꾸만 뒤쪽에서 내려와 스쳐지나가는 차량들에 시선이 가졌지요.  얼핏 보기에도 금방 알아 볼 정도로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 자매가 있으니 혹시나 뉘라도 타겠느냐고 권유하는 차량이 서 줄 것을 기대한 것이지요.  그러나 꿈보다 해몽이 좋았던 것인지, 혹은 꿈에서 깨어나야 하는 현실 기대감은 30여분 걸어 내려오면서 여지없이 무너질 밖에요.  성당 밖 주차장에 세워졌던 차량 중에 한 대도 제 옆 장애인을 눈여겨 보지 않고 잘들 달려 가버렸으니까요.

 

  저는 그 자매에게 "어쩜, 성지순례를 온 사람들의 마음 가짐과 태도가 저럴 수 있을까요?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수없이 되뇌이신 말씀들이 바로 착한 사마리아인 이야기요 가난한 이들, 절름발이, 나환우, 눈먼 이들,...에 대한 우선 배려해야 한다는, 최후 심판에 관한 말씀 역시 같은 맥락의 말씀인데, 오늘 여기 성지 미사에 온 사람들은 한 사람도 예외없이 쇠귀에 경읽기 식이니 어찌된 일일까요?  개신교 신자들이라면 이런 경우에 참 친절했을 텐데요.

 

  저는 오랜 시간을 걸어야 하는 곁의 자매를 바라보며 내가 태워드리지 못한 사람처럼 매우 미안했고 내내 마음이 짠했습니다.  그래도 그 착한 자매는 못마땅한 내색 하나 없이 십자가길을 걸으신 예수님을 염두에 두어선지 굳굳하게 잘 걸었습니다. 

  한편으론 이런저런 화급한 사정이라도 있어서 무관심할 수 밖에 없던 그 사람들을 한가지로 잣대지어버리는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지만요.

 

  그렇습니다.  남을 쉽게 판단하고 불편한 심기로 꿀꿀해 하고 있기보다는 어렵사리 성지에 갈 수 있었던 그 자매와 함께 할 수 있었던 그 고귀한 시간들에 감사해야 겠지요.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포르치운쿨라 행진 9일째 소식 나눔

    순례목적ᆢ기억과 회개 순례구간ᆢ장흥성당~보성녹차마루 (순례대장 신부님 훈시 말씀) 이제 우리는 포르치운쿨라 도보 순례 반을 지나고 끝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처음 시도였기에 전반부에는 불협화음이 있었습니다. 모두가 제 탓입니다. 제가 영적으로 이끌...
    Date2015.07.26 By홈지기 Reply0 Views1847 file
    Read More
  2. 포르치운쿨라 행진 8일째 소식 나눔

    제8일은 새로운 날입니다. 지금까지의 순례여정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순례를 시작합시다. 아침식사는 어제 남은 닭죽과 백수사님께서 (아씨시영보) 가져오신 콩물 한 잔이다. 식사 후 심규재신부님 주례로 미사를 드렸다. (...
    Date2015.07.25 By홈지기 Reply0 Views1830 file
    Read More
  3. 포르치운쿨라 행진 7일째 소식 나눔

    순례목적ᆢ기억과 회개 구간거리ᆢ신전공소~보성성당(17km) 도보순례 7일째. 오늘도 주님은 내리고 싶은 비를 꾹 참으시며 종일 구름기둥으로 인도하셨다. 그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온갖 불평불만을 터뜨리며 가나안 땅을 향해가는 그 과정을 지금 우...
    Date2015.07.24 By홈지기 Reply0 Views1992 file
    Read More
  4. 포르치운쿨라 행진 6일째 소식 나눔

    순례목적ᆢ기억과 회개 구간거리ᆢ영전성당~신정성당(22km) 보나벤뚜라성인의 삼중도. 정화.조명.일치와 뒤엉켜 오늘도 순례의 길을 걷는다ㆍ순례 6일째이지만 아직도 정화의 길은 멀기만하다. 오늘아침은 누룽지와 김장김치다. 김치솜씨가 너무 좋은 ...
    Date2015.07.23 By홈지기 Reply2 Views2397 file
    Read More
  5. 포르치운쿨라 행진 5일째 소식 나눔

    순례목적ᆢ기억과 회개 구간거리ᆢ땅끝성당~ 영전공소(22km) 도보순례 5일째... 아침 6시, 땅끝공소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드리고 하루를 시작한다. 참 아담하고 멋진 새 성당이다. 공소에서 성당으로 승격하고(6월20일)우리가 첫 손님이란다. ...
    Date2015.07.22 By홈지기 Reply1 Views2156 file
    Read More
  6. No Image

    마음 아팠던 성지순례길

    T 평화를 빕니다.     며칠 전 약속이 되어 안양의 수리산 성지를 다녀왔지요.  창박골이라고 하고 병목안(병의 목처럼 좁혀진 지형이라 하여 지어진)이라는 곳으로 최경환 프란치스코 순교 성인의 유해가 모셔져 있지요.     함께 갔던 분은 다리가 좀 불...
    Date2015.07.21 By김맛세오 Reply0 Views1620
    Read More
  7. 포르치운쿨라 행진 4일째 소식 나눔

    순례목적ᆢ기억과 회개 오늘의 순례장소ᆢ해남 땅끝마을 감추어진 에고가 서서히 고개를 드는가 보다. 우리의 순례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을 향해 가는 딱 그 모습이다. 불볕더위의 극한상황에서는 그 누구라도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출 수는 없는 것! 서로...
    Date2015.07.21 By홈지기 Reply1 Views2030 file
    Read More
  8. 포르치운쿨라 행진 3일째 소식 나눔

    도보순례 목적ᆢ기억과 회개 도보순례 장소ᆢ고당공소~ 마명리 아름다운 고당공소... 공소 신자들과 함께 주일미사를 드렸다. 신자수가 40명쯤 된다는데 거의가 팔순이 지난 할머님들이셨다. 아이들은 딱 3명이란다. 주례 신부님(김찬선) 강론...
    Date2015.07.21 By홈지기 Reply0 Views1656 file
    Read More
  9. 포르치운쿨라 행진 2일째 소식 나눔

    도보순례 2일째 순례목적ᆢ기억과회개 순례방향ᆢ진도성당에서 해남 사교 마을까지(18km) 아침에 일어나 보니 (진도성당 여행자 숙소) 바나나랑 귤이 박스 채 배달 되어 있었다. 우리는 그저 성당에서 아이들 캠프 가나보다 했었는데 글쎄 일행 중 정정님(아네...
    Date2015.07.21 By홈지기 Reply0 Views1782 file
    Read More
  10. 포르치운쿨라 행진 1일째 소식 나눔

    포르치운쿨라 도보 순례단! 각 지방에서 모인 형제 자매들 20명(ofm4명포함)은 순례의 첫 시작을 팽목항에서 하기로 했다 슬픈 팽목항... 아이들을 기억하고... 아이들과 함께 하늘나라로 간 선생님들과 착한 승무원 그리고 이름 없는 그 가난...
    Date2015.07.21 By홈지기 Reply0 Views1529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