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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8 15:26

"나,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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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온누리에 평화가...

얼마 전 산청에서 일주일 연피정이 있었다.
오랫만에 흐르는 경호강을 대하니
그렇듯 흐르는 시퍼런 물만큼이나 세월의 깊고 긴 이야기들이
무심히 흐르는 듯 하면서도 감회가 새로와짐은 왠 일일까
.
분다 할머니 수녀님이나 안나 수녀님이라도 계셨으면
오랜만에 얼마나 반가와 하셨을꼬.
하지만 요양원엘 노크해 보니 면식이 있는 '마리나' 할머니가
"누구고?" 하시며 보진 못하시지만 음성을 감지라도 하시 듯
연신 귀를 기울이신다.
"저, 모르시겠어요?"하며 꼬옥 안아 드리니,
넘 송구스러워 어쩔줄을 몰라 하시며 반기신다.

마을 중앙의 옛 성당 바로 옆엔 그동안 영면하신
나환우 분들의 납골묘가 있다.
매일 새벽 5시경이면,
의례히 한 할머니가 휠체어에 몸을 실으시며
기도를 하시고 헌화도 하시는 걸 보면,
아마도 짝이신 할아버지를 그곳에 모셨나보다.
새벽의 일상을 다 마치시고는 늘상 하시는 인사-
"나, 가요!"
살아계신 할아버지를 대하듯
그 한 마디 인사는 온 생애를 함축이라도 하듯,
손 다리가 뭉글어진 할머니일지언정
사랑과 정이 담뿍 담긴
흐르는 저 경호강 만큼이나
잊을 수 없는 길고 깊은 사연이리...

"나, 가요!"
할머니의 이 한 마디 매일의 인사는
삶과 죽음이 하나가 되는 친밀함과 통교의 장.
'마음이 깨끗한 이는 복되리니, 하늘 나라가 그의 것...'
할아버지에 대한 저 그리움이야말로,
깨끗한 할머니의 순수한 천국이 아니겠는가.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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