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1.05.24 08:27

공존의 법칙

조회 수 271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선

이곳 성거산에 살면서 자연에 관한한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된다.

얼마 전 줄무덤 성지의 야생화 축제에 갔다가
빨간 꽃을 피우고 있는 앵초를 사와 습지에 한창 피고 있는
분홍색 앵초들 사이에 심어 놓았었다.

그런데 다음 날 가 보니,
심술궂은 어느 동물의 짓인지...
그 많은 자연산 분홍색 앵초들은 하나도 건드리지도 않고
유독 한 그루 뿐인 그 빨간 앵초의 꽃을 댕강 잘라 놓았고
잎들을 전부 짓이겨 놓았으니 아연할 수 밖에...
필시 고라니 따위가 그랬으려니 짐작할 수 밖에 없지만,
분하고 미워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갸들도 튀는 색갈을 구분할 줄 아는 게 신기했고,
공산당이면 무조건 도깨비로 주입시켰던 어처구니 없는 반공 사상이
횡행했던 지난 시절처럼,
그 동물도 빨간 앵초를 새빨간 공산당으로 여겨 미웠던 것일까 하는
자위적 생각으로 웃읍기도 했다.

이곳엔 다람쥐들도 많이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경당 옆엔 잘 익어가는 딸기가 익기가 무섭게
없어지는 거였다.
알고보니 주범이 바로 다람쥐들...
아마도 달콤한 그 맛을 가장 가까이 쉽게 볼 수 있으니 웬떡인가!

그래서 고놈들과 싸우느니
그냥 고 귀엽게 먹는 모습을 너그럽게 봐 주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비록 딸기 농사는 허방이어도
다람쥐들이 오가는 활기찬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럽기 짝이 없지 않은가.

인간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리라.
내가 취해야 할 작은 몫을 타인에게 빼앗긴다고 생각하면
밉고 분한 맘이 가리워, 그때부터 원수처럼 생각되리라.

비록 겸비의 자세엔 못미칠지라도
한발짝 떨어져 대할 수 있는 작은 양보, 겸허의 맘이면
자연이건 사람이건 서로가 잘 지낼 수 있지 않까 하는...

고라니나 맷돼지들에게 한 해 농사 작물을
여지없이 파작당하는 농부들의 심정 또한 어떠할까 하는
현실적인 고민도 피할 수 없지만 말이다.

요즘 이곳 성거산 숲 속엔
'큰 꽃 으아리'가 우아한 품위를 자랑하 듯 피고 있어
지나치는 발걸음을 멈추게 하니,
얄미운듯 귀여운 다람쥐에 대한 관심을
느긋하게 돌릴 수 있는 작은 행복 또한 간과할 수가 없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3 아버지같은 형제님들 T 평화가 온 누리에... 한루까 형제님- 어제가 성루까 축일이라, 수원의 요양원에 계신 루까 형제님을 축하해 드리려 세류동의 형제들과 일부러 찾아 뵈었다. 건... 김맛세오 2011.10.19 2725
» 공존의 법칙 T 평화와 선 이곳 성거산에 살면서 자연에 관한한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된다. 얼마 전 줄무덤 성지의 야생화 축제에 갔다가 빨간 꽃을 피우고 있는 앵... 김맛세오 2011.05.24 2716
451 인생 T 평화가 온누리에... 아침부터 무섭게 쏟아지는 장대비를 보고 있노라니 여기저기 인명 피해가 많으리란 생각에, 염려한들 자연재해 앞에 무슨 소용이 있겠냐마... 2 김맛세오 2011.07.27 2712
450 환절기 면역력 높여주는 한방차 5가지 환절기 면역력 높여주는 한방차 5가지 아침저녁과 한낮의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는 환절기라 감기나 호흡기 환자가 늘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데다 건조한 ... 1 이소영 2010.10.08 2705
449 강화도 글라라회 수녀님들 T 평화/ 선 배요셉 신부님과 약속이 되어 4년 만에 간 강화도 창후리 길은, 이미 벚꽃 따위가 다 저버린 서울과는 달리 지나는 곳마다 개나리며 진달래, 벚꽃이 ... 김맛세오 2012.04.25 2704
448 타래난초 T 온누리에 평화 벌에 쏘여 퉁퉁 부은 오른 팔이 회복할 기미가 없더니 설상가상으로 감기 몸살까지 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요즘. 아마도 풀뽑느라 여념이 없는 ... 김맛세오 2011.07.12 2704
447 1만원짜리 가방의 행복 T 온 누리에 평화   엊그제 저녁식사 후 산보길에 지하도에서 쌓아놓고 파는 가방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얼핏 첫 눈에 들어오는 핸디 멜빵 가방이 있어 값... 김맛세오 2013.11.19 2701
446 기쁜 까마귀 소리 T 평화와 선 격세지감이랄까요! 세상이 참으로 많이도 변했습니다. 앞 마당 화단에 물을 줄 때면 으례히 들리는 웬 까마귀 소리...!? 까마귀 하면, 어릴적 의정부... 김맛세오 2012.04.17 2692
445 어느 모녀의 죽음 T 평화가 강물처럼...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 세상살이 욕심을 내려 놓으라는 교훈이겠다. 각양각색의 삶처럼 죽음의 모습도 참으로 다양하다는 생각이 ... 김맛세오 2011.10.28 2689
444 행복의 조건...? T 평화와 선   어제 저희 공동체에서는 1박 2일의 피정을 하고 돌아 왔습니다. 평소에 하던 일손들을 놓고 모처럼 그렇듯 자연의 품 속에서 침잠해 보는 시... 3 김맛세오 2013.06.26 2688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