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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1 17:34

어미 방아깨비

조회 수 2870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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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온 누리에 평화

어디 산고(産苦)가 사람 엄마들 만이 겪는 고통일까.

오늘 선배님들의 묘지 주변을 거닐다가
하마트면 밟힐뻔한 방아깨비 1마리가 눈에 띄었다.
입동이 지난지가 언젠 데...그래서 메뚜기 종류들이 사라진지
오래건만, 이 녀석은 아직도 꿈뜨게 뭘 하는가.

눈높이를 낮춰 가만히 들여다보니, 오메! 불쌍한 것!- 긴 양쪽 다리가
반은 잘려져 있고 건드려도 미동도 하지 않는 게 죽었는가 싶었다.
웬걸, 죽은 게 아니라 꼬리를 땅 속 깊숙히 박고 알을 낳는 모양이다.
내년에 태어날 아기 방아깨비들을 위해 그렇듯 혼신을 다하는
어미 방아깨비의 자태 앞에 절로 숙연해지지 않을 수가...
참으로 엄숙하고 오묘한 자연의 신비로고!!!

연어가 죽을 힘을 다해 거샌 물살을 거슬러 태어난 고향으로
가서 산란을 하는 귀소 본능의 귀재라고들 한다.
여기 방아깨비가 어찌 연어만 못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산고의 시련과 죽음이 있기에, 내년 따뜻한 봄이면 또 다시 여린 생명들이
찬란한 세상을 향해 톡톡 뛰어 오르리라.
죽음과 부활을 여과없이 채현해 주는 어미 방아깨비여!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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