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3.03.25 09:17

정원을 가꾸며...

조회 수 2772 추천 수 0 댓글 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요즘엔 제 마음이 자꾸만 정원으로 달려나가지요.

어젯 밤 사이 내리는 비로

식당에 있는 화분들을 모두 밖으로 내어 놓았고요.

집 안의 화초들에게 자연의 빗물이 수돗물보다 얼마나 시원할 건 지...

또 주일인 어제는 그동안 켜켜이 쌓여 딩굴던 낙엽들을 모아 태우면서

봄맞이하는 기분은 날개돋는 천사같았으니요.

 

지난주에 핀 작고도 여린 핑크 빛 꽃이 있어

꽃말을 알아보니- '노루귀'라나요.

, 뉜가 이름도 잘 붙였다싶을 정도로 앙증스런 그 모습을 꽤나 오래 선보이고 있어,

볼 때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말을 걸 곤 하지요.

 

성모상 뒤켠이 삭막하여 제법 덩치가 큰 주목을 옮겨 심으면서

오랜 허리 통증(제기동 빈민 식당에서 큰 솥단지를 들다가 얻은)으로 몹시 힘겨웠지만,

추위 속에서도 파릇파릇 돋는 생명들을 보노라면

인생살이 상처가 오히려 꽃이 될 수 있다는 스스로의 위안을 느끼기도 하거든요.

 

이렇듯 봄이면 잊을 수 없는 또 하나가 있는 데

바로 제가 몇 년간 체류할 수 있던 먼 나라 영국의 캔터베리 집들의 정원입니다.

정원하면 튜립이나 장미가 가득한 영국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으니,

이맘때면 수도원에서 다운타운으로 내려가는 파인 레인(Pine Lane; 소나무 길섶) 집집의 작은 정원마다에

어찌도 그리 예쁘고 고운 갖가지 색갈의 별같은 꽃들을 심어 놓는지

기웃거리는 볼거리만으로도 감탄에 감탄을 자아내게 했거던요.

 

그렇습니다.

아마도 여기 수도원 정원은 제게 자연스럽게 맡겨진

주님의 작은 정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영국에서의 정원처럼 아기자기하거나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정원엔 비할 바 못되겠지만

이렇게도 가꾸고 저렇게도 가꾸어 볼 수 있는

저의 즐거운 텃밭이요 놀이터이기에

정원 손질을 할 땐 얼마나 신명이 나는지요!                                                                                                         

 

꽃샘 추위 속에

오는 봄과 함께 감사드려야 할 일이 참으로 많네요.

 

  • 은천 2013.03.25 09:44
    어제 성거산에 다녀왔습니다. 힘들이지 않아도 눈에 닿는 나뭇가지엔 봄이 움터오고 있다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겨우내 얼음 아래 추위에서 고생했을 잉어들도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대견함으로 씩씩하게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옹기 성모님도 잠깐 뵙고요... 감실옆에 꽃을 피운 에크메아...무엇보다 상쾌했던 그 바람...성거산 초행길에서 뵈었던 기억에 궁금했었는데, 이 아침에 소식을 아려주시니 반갑고 고맙습니다. 건강하십시오.
  • 홈지기 2013.03.25 10:07
    성거산에도 봄기운이 드나보네요. 늘 복되시길 빌며.. 봄 내음 나는 댓글 감사합니다.
  • knitting 2013.03.25 10:53
    저도 화초를 무척좋아 해서 저희집 베란다 절반이 화초로 채워져 있습니다.
    집앞 복도에도 몇분의 화초가 있고요. 아침에 일어나면 보라색, 빨강색,흰색, 노랑색 꽃들과 초록의 싱그러움이
    상쾌하고 행복한 하루를 열어 줍니다.
  • 김맛세오 2013.03.25 14:01
    T 성거산...을 떠난지가 벌써 만 1년이 지났네요.
    진달래 필 때 꼭 가봐야겠는걸요.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63 도룡농이 철 T 평화가 샘물처럼... 벌써 2주 정도 전이었으리... 모처럼의 외출에서 돌아 온 깜깜한 밤 길 거의 집에 도착했을 즈음이었다. 큰 연못엔 아직도 두터운 얼음이 ... 1 2010.03.04 2871
462 어미 방아깨비 T 온 누리에 평화 어디 산고(産苦)가 사람 엄마들 만이 겪는 고통일까. 오늘 선배님들의 묘지 주변을 거닐다가 하마트면 밟힐뻔한 방아깨비 1마리가 눈에 띄었다.... 김맛세오 2011.11.21 2870
461 청원기도보다는 감사기도를... T 평화와 선   요즘 며칠동안 '어떤 기도를 하며 살아가는 내 자신일까?'를 계속 묵상해 보았습니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기도 내용이 감사보다는 ... 김맛세오 2013.10.17 2864
460 정원의 풀(잡초?)을 뽑으며... T 평화 세상에 잡초가 어디에 있습니까. 인간의 이기에 의해서 풀과 잡초를 나누는 이분법의 잣대가 저로서는 별로 탐탁치 않습니다만, 잔디를 가꾸려다 보면 어... 1 김맛세오 2012.05.16 2864
459 친 자매같은 시누이와 올캐 T 한아름 가득한 평화 며칠 전 정동으로 올라 온 저를 보러 두 자매님들이 다녀 가셨지요.. 성 다미아노 집에서 함께 차를 들면서 오랫만의 해후를 허심탄회하게 ... 김맛세오 2012.02.28 2838
458 기다림의 행복 T 온누리에 평화를. 눈이 살짝 덮힌 여기 성거산 겨울과 함께 이 시작되는 시기. 대림초 주변에 꾸밀 소박한 소재를 찾아 헤메다 드디어 졸졸 흐르는 계곡 근처 ... 9 2006.12.04 2828
457 잠자리 묵상? T 평화와 선 지난 두 주간은 고통의 날들이었다. 한 번이 아닌 두 번씩이나 벌에 쏘인 것이 병원엘 가도 소용이 없었고, 오히려 민간 요법인 부황을 떠 독을 뽑아... 2 김맛세오 2011.07.20 2815
456 사랑과 영혼...! T 평화/ 선 그제 새벽에 교통 사고로 재속회원이신 김젬마 자매님이 하느님 품에 안기셨습니다. 자매님의 영혼이 떠나시기 전에 하시는 말씀- "수사... 김맛세오 2013.01.18 2803
» 정원을 가꾸며... T 온 누리에 평화 요즘엔 제 마음이 자꾸만 정원으로 달려나가지요. 어젯 밤 사이 내리는 비로 식당에 있는 화분들을 모두 밖으로 내어 놓았고요. 집 안... 4 김맛세오 2013.03.25 2772
454 '하늘'이라는 맘에 쏙 드는 작품 T 평화가 온 누리에... 오랫동안 뵙지 못한 큰이모가 궁금해 전화를 드렸습니다. 붓글씨 전시장인 "예술의 전당"에 가 계시다기에 불연듯 저도 가 보기로 결심했... 김맛세오 2012.05.15 2753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