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39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선


  참으로 무던히도 많이 다녀 본 국내 성지순례 길이었다.

  그렇게 2016년 나의 '안식년'과 더불어, 1년이란 짧고도 긴 시간들이 지나 어느덧 한 해의 끝자락을 가고 있다.


  걸으면서 기도하고, 기도하면서 걷고...가슴에 절절히 와 닿는 순교 성인들의 발자취를 어이 글로써 다 표현할 수 있을꼬!

  그 중 하나, 해미성지를 떠올려 보면- 

  이틀간 머물며 지낸 '해미성지' 근교, '아라메 순례 길'의 고갯마루를 넘을 때는 수많은 무명 순교자들이 오랏줄에 묶이어

예루살렘의 피땀 흘리시며 십자가 길을 걸으신 예수님처럼 걸었을 그 무거운 발거름이 마치 영상처럼 떠오르는 거였다.

그리고는 해미읍성 안팎으로 피범벅이 된 심한 고문과 신음소리와 함께, 회화나무 가지마다에 매달려서, 또 어떤 이들은 넓은 바위

위에 패대기를 쳐 머리나 가슴이 으깨어지게 하는 형벌로, 개별로 죽이기엔 손이 모자라 무더기로 웅덩이에 처박아 숨이 끊어지게 하였는가 하면 서문밖 개울가 모래 속엔 연일 죽어넘어가는 수자가 많아 파묻기에 쉬운 장소였단다.

  박해 시절에 줄줄이 엮이어 넘던 가야산 자락- 지금은 조용한 사색 길처럼, 운치있게 쌓인 가을 낙엽을 밟고 오르다보니, 고갯마루 정상에 정자가 세워졌고 단순하게 세워진 나무 십자가가 순례자를 기다리기나 하듯...


  여기 제목 첫 글자에 올린 '흠영(欽英)이란 "꽃송이와 같은 인간의 아름다운 정신을 흠모하여..." 란 뜻에서 붙혀본 것이다.

  과거와 우리 역사 안의 사화로 인한  순교 성인들은 단 일회적인 목숨을 기꺼이 하느님께 바친 순교의 꽃송이였다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네 삶과 순례 여정 역시 각자 처해진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을 흠숭하는 꽃송이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게다.  

  "순례의 길을 떠날 때에 주님께 힘을 얻는 자 복되오니, 메마른 골짜기를 지나면서도 샘물이 솟게 하리이다."(시편 84,6-7)  그래선지 순례의 여정 중에 번번이 예정에도 없던 좋은 일들과 사람들을 만나, 생각해 보면 고마움이 이만저만 아니다.

  부산 근교 성지를 갔을 적에, 수련 동기인 황.. 형제의 극진한 배려며 양산의 재속회원인 정아녜스 부부와의 만남, 해미성지에서 따뜻한 잠자리를 제공해 주신 사무장 자매님 부부와 전주 지방의 도밍고 부부...어찌 흠영의 대상들이 아닐 수 있을런가!  전혀 계획이 없던 경로에서도 마치 길가에 스치는 나무들이나 꽃, 이름모를 새들, 단풍...피부에 느껴지는 늦가을, 초겨울의 찬 바람까지도 하느님께서 실려 보내시는 입김처럼 전부가 감사드릴 미풍들이었다.  심지어는 산토끼로 오인했을 정도로 작은 아기 고라니들 틈에 간식으로 점심을 대신한 빵 한 조각이 그야말로 진수성찬이나 진배없었으니까...  아무튼 청풍, 수원 화성, 경주,...등지의 순례 길에 만나 뵐 수 있었던 우리 빈들 회원님들과의 사사로운 만남의 시간도 빼어놓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아, 2016년도의 흐뭇할 아름다움으로 내 안에 자리했다.


  무의식 중에 마시는 신선한 공기처럼, 순례 여정중에 만나고 스친 모든 분들, 동물이나 새들, 나무나 풀잎조차도 이 세상 행복의 장에서 함께 했던 동반자들이었기에 참으로 감사드린 시간들이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7 지렁이를 만날 때마다... T 온 누리에 평화   여기 정원에는 작고 큰 지렁이 가족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풀을 매거나 거름을 주려고 구덩이를 파려면 어김없이 서너마리씩 보입니다. ... 김맛세오 2013.06.04 2134
96 지리산 둘레길의 '다랑논' T 온 누리에 평화 지난 5월에 8명의 형제들과 함께 '도보 피정'을 하였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습니다. 특히 20여년간 찍어온 사진 중에, 그... file 김맛세오 2014.09.02 1922
95 진정한 내 친구이자 이웃...? T 온 누리에 평화   가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지금까지 제가 살아오면서, 진정한 제 친구들이자 이웃은 뉘(무엇)일까?"   사람일 수도 있고 사람이 아닌... 김맛세오 2014.07.28 1606
94 진주 빅토리아 할머니와의 만남, 고별 T 평화와 선     며칠 전, 빅토리아 할머니의 장례미사에 참석코자 전 날, 진주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하기사 할머니가 영면하시기 일주일 전쯤에, 갑짜기 할... 김맛세오 2021.07.26 679
93 짧은 만남 긴 여운- 온야떼의 수녀님들 T 가득한 평화 지난 여름, 8월 바스크와 스페인에 순례할 행운의 시간을 가졌었다. 마침 든든한 안내자 우요셉 신부님이 거기에 계셨기에 내 발길은 진작부터 그 ... 2007.02.08 2482
92 쭈꾸미 잔치 T 평화가 온 누리에 가득 내 생애 쭈꾸미탕을 그렇게 맛나게 먹은 건 처음일게다. 몇달 전, 성거읍에서 천안시내로 이사를 한 꼬마 요한이 다 저녁에 전화를 했다... 2 2008.04.04 2051
91 참 행복...? T 온 누리에 평화 행복을 생각하면 예수님의 이 떠올려지지만 실생활에 실천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리고 식자입네 하는 사람들이 아는 지식이 ... 김맛세오 2011.12.15 2358
90 참, 감사해야 할 일들이 많아! T 온 누리에 평화 낮에 모처럼 손님(수녀님)이 오셨지요. 자투리 시간을 내어 바로 옆 개업 식당엘 들어갔답니다. 평소에 별로 좋아하지... 김맛세오 2012.10.24 3142
89 참으로 감사드릴 은총의 봉사 T 평화와 선 작년 3월부터였으니, 주민셴터 주변에 담배 꽁초 줍기나 잡다한 쓰레기를 청소해 온지도 1년 3개월째 지나고 있다. 흔히들 65세 이상의 고령이 되면,... 김맛세오 2020.06.10 747
88 참으로 소중했던 만남들 T 평화와 자비   그렇습니다.  작년 한 해동안 참으로 많은 국내 성지를 찾아다니며 순례를 하였고, 그런 와중에 진솔한 만나들도 적지않아 행복하기 이를 데 ... 김맛세오 2017.01.01 1149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