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18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자비


  예전에 하루 날을 잡아 로마에서 북동 쪽으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파도바에 순례한 일이 잊혀지지 않는다.

  인상깊었던 점은, 파도바라는 곳이 온통 안토니오 성인으로 도배를 한 듯한....그곳에서는 성모님에 관한 성물도

성인에게 밀려 별로 눈에 띄지 않았을 정도였으니까.

  어쨌든 읍 전체가 안토니오 성인 성물로 가득, 성인에게만 바쳐진 듯한 강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마침 로마에 머므르는 동안 안토니오 성인 축일이어서 인근 성당을 찾았는데, 완전히 성인 신심의 일색이었고 대축일 미사로 봉헌되어 신자들의 열정적인 그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그리고  많은 성당들의 제대 좌우로 한 쪽엔 성모상을, 다른 한 쪽엔 성 프란치스코 성상이 아닌 아기 예수님을 안고있는 안토니오 성인상이 모셔져 있는 것만 보더라도, 참으로 매력적인 성인임을 감지할 수가 있었다.


  그런 매력 만점의 안토니오 성인이 유독 한국에서 만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걸 보고, 왜 그럴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빠리외방선교회와 교구 중심으로 신앙이 전래되다보니 안토니오 성인같은 분에 대한 신심은 좀 소홀해진 게 아닌가 하는...    

 

  안토니오 성인은 원래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였고, 처음엔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의 수도자였다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의 '첫 순교 성인들'의 신앙 고백에 감화를 받아 작은형제회로 전향하였고 북아프리카에로의 선교 열망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선교사로서의 기회가 주어진 대신, 우연한 기회에 어느 본당 강론대에 대타로 강론을 하게 된 후부터 일약 명설교가로 발돋음, 당시에 들끓던 이단자들을 대항해 대단한 설교가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였다.  초창기 작은형제회의 첫 신학 교수로 임명되기도 한 성인을 통해 살아 생전, 생후 많은 기적들이 일어나, 특히 잃어버린 물건이 있을 때 성인께 전구하면 기적적으로 잘 찾아 진다는- 나 개인적으로도 소중한 걸 잃어버렸을 때 안타까운 맘으로 성인께 전구해 결국 되찾은 경험이 여러번 있었다-  재미난 속설이 붙따르는 걸 보더라도 오래 세기를 걸쳐 인기 만점인 성인임을 부정할 수가 없다.        


  안토니오 성인의 영성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입으로 하는 말에 행동(실천)이 뒤따라야 함을 강조.  성령으로 충만한 사람은  여러 가지 언어를 통해 겸손, 가난, 인내 그리고 순종을 생활에서 잘 실천.  실천이 뒤따를 때 그의 말에 효과가 있다는 것.  말은 청산유수로 감미롭게 잘 하면서 정작 실천하지 않는 텅 빈 사람은 불행한지고!  오히려 입은 다물고 행동으로 실천할 것을 강조.  좋은 말로 가르치는 걸 즐겨 하면서 정작 실천하지 않는다면, 법을 안다고 하면서 자랑만 하는 자신을 깍아먹는 것이요, 성령의 영이 아닌 자신의 영에 의존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말을 도용하여 마치 자신의 말인 양 허세를 부리는 존재라는 걸...성인은 예례미아 예언자의 입을 빌려 이렇게 전했다:

  "내가 똑똑히 일러둔다.  예언자들이 서로 내 말을 남의 입에서 훔쳐다가 떠벌이는데 결코 그냥 두지 않으련다.  내 말을 전한답시고 혀를 함부로 놀리는그런 자들을 그냥 두지 않으리라.  똑똑히 일러두마.  거짓 예언자들이 개꿈을 꾸고 거짓말로 허풍을 떨어가며 해몽을 하여 나의 백성을 속이는데, 결코 그냥 넘기지 않으리라.  나는 그런 말을 하라고 그런 자들을 보낸 적이 없다.  그들은 선량한 백성들에게 백해무익한 자들이다.  똑똑히 들어라." 

  실천이 붙따르지 않는 다만 머리와 입으로만 살아가는 교회의 식자층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말씀이잖는가?  


  안토니오 성인의 말씀을 대하면서 불현듯 우리 나라의 교회 실상을 염두에 두게 된다.

  오며가며 듣게 되는 많은 상황들...특히 그 중에서도 가난하기 짝이없는 순교자들의 피를 토대로 어렵사리 일구어진 오늘의 한국교회.  그런데 어찌된 일인가!?  다양한 취미 생활을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적지않은 사목자들이 본당 신자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뒷전이고 고급 차에 비싼 골프채는 기본이란다.  적어도 우리나라 실정에 이런 모습은 착한 목자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것이리라.  다행히 작은형제회에선 그런 사목자는 눈씻고 보아도 찾아 볼 수가 없다.       

 

  숱한 곤경중에서도 탁월한 도움자로 널리 알려져, 오죽하면 교회로부터 "복음의 스승(Doctor evangeicus)"이란 공식 칭호까지 받으시며, 수세기를 걸쳐 각별한 공경과 사랑을 받으시는 안토니오 성인이시여, 늘 부족하기만 한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7 정월 대 보름달 T 온누리에 평화. 지난 주 토요일, 몇가지 일로 상경(上京)했다가 조금 늦은 시각(7시?)에 성거읍 뻐스에서 내렸다. 늘상 그렇듯이 수도원까지 30-40여분 걷는 길... 1 2007.03.05 2056
456 자연- 인고(忍苦)의 경이로운 생명이여! T 평화/ 선 "이젠 겨울도 다 갔고 예전에 없이 서둘러 봄이 온다"고 푸념의 소리를 듣곤 했지만, 여지없이 깨뜨려진 기우(忌憂). 오후부터 시나브로 내리던 눈이 ... 3 2007.03.05 2136
455 친구가 있어 행복하지 아니한가! T 평화/ 선 천안행 지하철- 흔히 눈에 띄는 일 중에 삼삼오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모여서 어데론가 가시는 모습들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아마도 가까운 온양이... 2 2007.03.10 2251
454 얼마나 먹거리가 없으면...!? T 온누리에 평화를... 꽃샘 추위 치고는 너무 한 요즘의 날씨. 어제는 진종일 강풍에 눈발이 흩날려 절로 움추러드는 그런 날이었다. 그래선지 여기 성거산의 짐... 2 2007.03.12 2009
453 동심이 발동하여... T 평화와 선. 얼마 전이었다. 점심을 한 후 바로 옆 능선 넘어로 산책을 나갔다. 멀리 정상에 자리잡은 레이다 기지가 한 눈에 보이고 계곡을 따라 조금만 걷다 ... 3 2007.03.19 1980
452 봄이 오는 소리 T 평화가 시냇물처럼 남녘땅 악양의 은둔소 자리를 보고 돌아왔다. 박경리씨의 토지에 나오는 고장. 가까이 섬진강변 벗꽃, 때를 맞춰 가던날 활짝 만개, 꽃 좋아... 1 2007.03.29 2131
451 사랑은 너무 아파! T 온누리에 평화가. 이렇듯 바람이 차갑고 심한 날이면 피어난 꽃들은 얼마나 추울까! 꽃샘 추위라지만 사랑을 시샘하여 불어오는 삭풍 때문. 졸졸 흐르는 계곡물... 2 2007.04.03 2434
450 할미꽃 T 온누리에 평화. 선배님들 무덤가에 할미꽃이 소복히 피고 있다. 꼭 이맘때면 피어나는 할미꽃을 만나면 정말 옛적 내 할머니를 닮은 모습에 언제나 보아도 편안... 5 2007.04.05 2456
449 약동하는 생명의 계절 T 평화가 온누리에... 요즘엔 성거산의 모든 생명들이, 어디 성거산 뿐이랴마는 마치 다투어 경쟁이나 하듯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어 내 감성이 미처 붙따르지 ... 2007.05.02 1937
448 보고픈 울 엄마... T 평화/ 선 아침 식사 때, 한 형제와 노래말 이야기가 나와 "형제의 18번은 무슨 노래...?"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다가, 심심하면 흥얼거리던 란 노래가 떠올랐... 3 2007.05.06 2303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