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20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부활의 아침에 쓰는 편지



새벽의 여명이 열리면서
돌무덤을 열고 나온 빛처럼
나의 눈시울에서 찬연히 피어오르는 한 사람의 모습,
커다랗게 두 팔을 벌리고
그 온유한 햇살을 품어 안습니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꼭 쾌적한 충족,
세상의 목마름을 다 채우고도 남을 생명수가
님의 옆구리에서 흘러나왔습니다.

밥을 지은 엄마 생각은 잊고
그저 밥 한 그릇을 달게만 먹어주는 아이의 믿음처럼
당연한 것으로만 알던 일들이 은총의 홍수를 이룹니다.

가장 확실하게 나의 믿음을 잡았고
속속들이 내 정신에 촉광을 담아주고 향을 입히시던 분,
자아의 죽음으로 초래된 캄캄한 밤이 지나고
눈부신 생명과의 해후,
청신한 감동이 먼동이 트듯 내 정신을 비추어 주고 있습니다.

비싼 고뇌와 비싼 인내로 바꾼 힘이
사랑이었다는 사실이 나에게 생명의 물줄기를 대고 있습니다.

다시는 동요 없을 한 사람의 좌표,
그 이름을 부르면 삽시의 정적이 나를 휩싸고
저절로 엉기는 뜨거운 핏덩이가 치밀어 오릅니다.

내가 애써 참아온 일의 회상들이
님께서 걸어가신 회상들로부터 연유되어 온 것이었으며
아버지의 나라로 초대된 첫 소명이었다는 사실을
부활의 아침에 확신의 깊이를 더해 갑니다.

내가 꿈꾸는 여러 일 속에 님께서 계심은
흡사 포도주가 원래의 포도 맛을 지닌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의 눈에서 두 사람의 눈물을 보게되는
그 완연한 일치를 이루어 주신 분,

사랑이 어떻게 싹트는지 그걸 설명하는 말은 없습니다.
공감도 별반 말의 방법을 취하지 않습니다.
말은 서로의 뜻이 생소할 때 쓰는 것,
그래서 신앙이 두터우면 희구가 적고
묵상만이 많음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진심이 영글면 말이 적어지듯
믿음도 커지면 하늘의 소리에 더 민감해집니다.
그러나 아직은 말에 굶주려 있는 나,
한 필의 창공은 머리 위에 걸려있는 언제나 그 하늘이었듯이
어설픈 내 몸짓도
헤아릴 수 없는 되풀이의 동일한 동작을 쌓아왔습니다.
이제 다시 님의 확실한 호명을 듣듯이
확실하게 불러봅니다.

'랍보니'
나의 하느님, 나의 주님,
나의 전부시여, 알렐루야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78 생태영성 세미나 발제 어제 정동에서 생태영성 세미나발제가 있었습니다. 제가 할 차례이어서 간단하게 준비하였습니다. 2015년 종교간의 대화 위원회 생태영성 세미나 발제   ... 일어나는불꽃 2015.10.22 1069
777 새해의 다짐 새해의 다짐   인생이라는 예술품을 만들기 위하여.   신앙을 위해서는 많은 가르침이나 말보다 단순한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삶으로 말하고 삶... 이마르첼리노M 2016.01.01 1072
776 2016년 포르치운쿨라 행진 (2016.7.29. 금요일) &lt;2016 포르치운쿨라 이야기 8&gt; 구간: 화개중학교~하동학생수련원 인원: 33명 새벽 4시 출발이라더니 모이고 몸 풀고 나니 5시 출발이다. 해없는 아침 1시간이 아... 김레오나르도 2016.08.01 1075
775 도시와자연 자연은 고요한 산속에만  있는것이 아니라 시끄러운 도시에도 있다. 자연속에 도시가 있고, 도시속에 자연이 있다. 도시도, 자연도,  우리 마음속에 있다. 마음이... 일어나는불꽃 2014.12.29 1081
774 성음악 선교 미사를 위한 성가대 모집 평화와 선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들. 한가위 명절을 기쁘고 즐겁게 그리고 풍요롭게 잘 보내셨는지요? 오늘은 성가대원을 모집하기 위해 글을 올립니다. ... 김레오나르도 2016.09.17 1081
773 새해의 다짐 새해의 다짐   인생이라는 예술품을 만들기 위하여.   신앙을 위해서는 많은 가르침이나 말보다 단순한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삶으로 말하고 삶... 이마르첼리노M 2015.01.07 1091
772 가을 편지 가을편지 해맑은 물 여울을 안고 흐르는 깨끗한 개울의 옥빛 돌처럼 시간도 줄지어 물인 양 흐르는 거기, 한결같이 곁에 있어준 고마운 이름에게 가을 편지를 ... 이마르첼리노M 2016.09.01 1095
771 유일한 희망 유일한 희망   새벽에 잠에서 깨어났다. 촉촉한 습도가 알맞다 고요와 정막 속에서 간절한 염원을 담아 도처에서 피 흘리는 이들을 떠 올리며 자비와 선... 1 이마르첼리노M 2015.02.17 1100
770 빗방울 하늘에서 비가 내리고 그 비가 생명이되어 세상과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게 된다. 빗방울이 하늘 위에서 머물러만 있으면 세상과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지 못하지만... 일어나는불꽃 2018.02.20 1100
769 부활 송가 - 만발하는 4월의 꽃처럼 - 2018년 부활절 부활 송가   알렐루야 주 참으로로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   죽음이 살려낸 생명 견딘 자들의 축제 기다린 자들의 잔치   ... 이마르첼리노M 2018.03.31 1105
768 할머니의 신앙 T.그리스도의 평화   지금으로부터 18년전,,   그때 당시 나는 고등학생이었다.   세례받은지는 1년이 되었고,   신앙에 대해서 믿음에 대해서   아직 그렇다할 ... 일어나는불꽃 2015.05.07 1105
767 파리피정 얼마전 연피정갔을때 기도와묵상을 하는중에 파리들이 얼굴과팔에 달라붙어 기도를 방해하였다. 쫒아도 쫒아도 소용이없자 내 마음은 분심이들었다. 적어도 하루 ... 일어나는불꽃 2015.07.22 1105
766 칠월의 폭염 속에서 칠월의 폭염 속에서   천지간에 넘치는 화재 끓는 쇳물의 번뜩이는 땀 불볕에 목이 타는 초록들   주고 싶을 땐 남김없이 내어주는 태양처럼 사랑... 이마르첼리노M 2016.07.29 1106
765 알렐루야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다 알렐루야   너를 통하여 너와 함께 네 안에서   만찬은 생명을 주는 죽음의 잔치 내어주는 몸 쏟는 피  ... 이마르첼리노M 2019.04.20 1109
764 자비의 얼굴로 태어나는 성턴 &lt;자비의 얼굴로 태어나는 성탄 자비의 눈길 차별이 있는 곳에 자유가 없다. 자비는 차별을 없애고 자유를 준다. 자유가 있는 곳에 기쁨과 고요와 평화가 있다. 발... 이마르첼리노M 2015.12.22 1111
Board Pagination ‹ Prev 1 ...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