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499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자비


  사순시기도 어느덧 중반을 지나고 있습니다.

  2월의 끝자락인 어제, 함박눈이 내려 소복히 쌓였지요.  아쉽게도 금방 녹아버렸지만...!


  그런 눈이 내릴 때면, 으례히 어린시절 어느 해인가 성탄 무렵에 엄청 눈이 많이 내려, 온 누리가

온통 은백색으로 변해 환희에 찼던 기억이 새로워집니다.  그리고 그런 좋은 추억에 대한 유별난 기억력에 스스로 감탄을 금치 못하곤 합니다.


  그렇듯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며 또한 나와 주변 사람들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 또한, 그러기에

어쩌면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참회하는 좋은 시간이기도 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과연 행복한 이는 어떤 사람입니까?

  이르던 늦던 제대로 참회하며 하느님을 올곧이 추구하는 사람 만이 행복할 수 있을진저...세상과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와 평온의 삶을 영위하는 존재일껍니다.  평소에 그 어떤 것에 대한 집착과 욕심을 내려놓는 자유로운 영혼 말입니다.  

  따는 일생을 지내 온 나의 존재 자체가 기적이요, 누군가의 엄마 아빠라는 부모로서, 금쪽같은 아이들로서, 남편이나 아내로서, 어엿한 직장인으로서, 동료나 친구 학교 동창으로서, 저같은 수도자로서...각자 처해진 자리에 덤으로 이렇듯 아름다운 세상에 던져진 것이 얼마나 감사할 일이랍니까!


  인왕산에 올랐을 적에, 벌써 2주 전쯤엔가 햇볕 따사한 양지녘에 첫 봄꽃이 피어 반갑고 소중한 나머지 카메라 앵글에 고이 담아 두었습니다.  이후로 몇 차례 영하의 꽃샘 추위에도 인고의 생명줄을 놓지않는 여리고 여린 작은 존재가 감탄 그 자체였습니다.

  하기사 어느 해인가 3월에도 춘설이 분분하여 못내 가슴을 졸이게 했던 끈질긴 생명!  산 자락에 역시 홍매화, 흰매화 꽃봉오리가 봄을 향한 여정 채비에 벙그러질 듯 하는 모습에도 제 가슴이 뛰었고 마냥 설레었답니다.  이렇게 어김없이 2016년의 봄이 살곰살곰 오는 게지요.  어디 매화 뿐이 겠습니까?  가는 생명 가지 마다에 눈에 띄게 물이 오르는 양은, 매년 대하는 봄이건만 그에 감탄을 놓칠 수 없었으니까요.


  며칠 전 어는 형제의 배려와 사랑으로 '윤동주 시인'에 관한 필름을 보았습니다.

  마치 일제라는 지독한 꽃샘 추위의 압박에 피어나지 못하고 급기야는 스러져버리고 만 시인의 생애를 담은 슬픔이 절절한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한 줄기 스쳐가는 바람 결에도 고통을 느낀..." 그런 귀절들을 그저 감상적인 싯귀로만 잘못 알았던...! 


  그렇습니다. 때로는 세상 삶이 녹녹지 않을 때도 있지만, 내 존재의 끈을 섬세하게 엮어 놓는다면, 어느 한 순간 이 세상에 던져졌지만 유일무이한 귀한 존재임을 깨닫게 됩니다.

  아직 차가운 봄바람이어도, 온통 세상엔 어쩔 수 없이 따스한 봄기운이 돌 겁니다.  


  특별히 사순시기가 아니더라도,

  매 순간순간이 나를 돌아 볼 수 있고 자신을 내려놓아야 하는 소중한 지금입니다

  • Alice 2016.02.29 17:51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 제가 생각했던 화두를 만나 반성하고 또 기도하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섬진강과 함께 한 도보피정...(1)

    T 평화와 자비   첫 날은 5명의 형제들이 섬진강 발원지라는 마이산 근처, '대미샘'이란 곳에 도착하였다.   깊은 산 속 숲 아래   맑고 달디 단 샘물이 있어, 이름하여 '대미샘'이란다.   감사와 겸허의 맘으로 깊숙히 들이킨 몇 모금의 생명수!   ...
    Date2016.04.25 By김맛세오 Reply0 Views1464
    Read More
  2. No Image

    당당한 시니어 인생

    T 평화와 자비   "형제님, 상암 올림픽 경기장으로 썰매타러 안가실래요?"   "어허, 맛세오 형제, 아직도 애들이네...난, 그런 곳에 안가!"   작년 겨울에 있었던, 어느 선배 형제님과의 전화 통화 내용이다.  아마도 그리 대답하신 것은, 나이가 몇인...
    Date2016.03.22 By김맛세오 Reply0 Views1521
    Read More
  3. No Image

    까치 이야기

    T 평화와 자비   '까치'하면 농가 과수에 많은 피해를 주어, 그 이미지가 좋지 않습니다만, 오래 전 저희 정원에 더럽기 짝이없는 길고양이들을 다른 곳으로 몰아 낸 정원의 잊을 수 없는 소사(小史)가 있어, 제 개인적으로는 고마움과 함께 매우 친숙한 ...
    Date2016.03.14 By김맛세오 Reply0 Views1559
    Read More
  4. No Image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

    T 평화와 자비   사순시기도 어느덧 중반을 지나고 있습니다.   2월의 끝자락인 어제, 함박눈이 내려 소복히 쌓였지요.  아쉽게도 금방 녹아버렸지만...!   그런 눈이 내릴 때면, 으례히 어린시절 어느 해인가 성탄 무렵에 엄청 눈이 많이 내려, 온 누...
    Date2016.02.29 By김맛세오 Reply1 Views1499
    Read More
  5. No Image

    죄송해요, 엄마...!!!

    T 평화와 자비   어제 강화의 글라라 수녀원에서 장마리안나 수녀님의 종신 서원식이 있었습니다. 바로 전날인 그제, 사회를 봐달라는 급작스런 전갈이 와 관구장님과 다른 두 형제들과 함께 참석했지요.  아마도 수십년 혼인 사회를 해 온 까닭에, 사회를...
    Date2016.02.23 By김맛세오 Reply0 Views1470
    Read More
  6. No Image

    이왕이면 좋은 습관을 들여야...^^

    T 평화와 자비   2월의 첫 날!  시끌벅절하던 연말 연시가 지나 2016년 금년도 벌써 한 달이 지났네요.   찬바람을 이기려 외출시엔 두터운 잠바에다 벙어리 장갑을...그러나 행려자들이나 가난한 독거 노인들에겐 얼마나 견디기 어려운 겨울인가요.  하지...
    Date2016.02.01 By김맛세오 Reply0 Views1422
    Read More
  7. No Image

    좋은 사람은 가슴에 담아 두기만 해도 좋은 법

     T 은총과 자비와 평화가 모든 이들에게...   자못 고단한 삶을 두고 곧잘 아래와 같은 표현들을 하게 됩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세월', 멀고도 먼 험난한 '세상', 어렵고도 어려운 '부부 사랑이나  가족관계,인간관계', 끝이 안보이는 '역경',..."...
    Date2016.01.26 By김맛세오 Reply0 Views1773
    Read More
  8. No Image

    존경하올 '한'수녀님

    T 평화와 자비   한수녀님과 재회한 것은, 오랜 세월 소식을 전혀 모르고 지내다가 재작년 어느날 수녀님이 내게 소식 쪽지를 보내신 것이다.  함께 공부한지 꼭 36년 만이니, 그동안 적지않은 세월이 지났다.   그것도 청풍 호수가에 사시는 '빈들' 카페...
    Date2016.01.25 By김맛세오 Reply0 Views1529
    Read More
  9. No Image

    타박타박...나의 길

    T 평화와 자비   시간만 나면 워낙 걷기를 좋아하니 이런 생각도 해 본다.   하기사 <안식년>을 지내기로 허락을 받은 올 해엔, 국내 전국 둘레길이며 성지를 걸어서 다녀 볼 작정이니까...^^   지금까지 얼마나 먼 길을 걸었을까...어리짐작 지구의 1...
    Date2016.01.13 By김맛세오 Reply0 Views1337
    Read More
  10. No Image

    관악산 둘레길의 사모곡(思母曲)

    T 평화를 빕니다.    최근 쉬는 날, 서울 둘레길 전체를 시간나는대로  걸어 볼 요량이 생겼다.  전체 다 걸을려면 족히 40Km는 된단다.  지난번 천호대교길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길로, 사당역에서부터 출발- 왼쪽으로 관악산을 낀 중턱길을 계속 걷는 거였...
    Date2015.12.22 By김맛세오 Reply0 Views159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