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6.02.23 10:49

죄송해요, 엄마...!!!

조회 수 1470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자비


  어제 강화의 글라라 수녀원에서 장마리안나 수녀님의 종신 서원식이 있었습니다.

바로 전날인 그제, 사회를 봐달라는 급작스런 전갈이 와 관구장님과 다른 두 형제들과 함께 참석했지요.  아마도 수십년 혼인 사회를 해 온 까닭에, 사회를 보는 것에 대한 노하우를 지녔다고 여기는 모양입니다.


  서원식에 임하면서 맨 앞자리에 앉으신 수녀님의 부모님이 참 이상적이었죠.  따님을 하느님께 봉헌하시는 밝고 기쁘신 모습!  결혼을 하는 자녀들 앞에서라면, 그 앞날에 대한 염려로 만감이 교차하는 부모님의 심정이겠지만, 하느님께 오롯이 모든 걸 맡기시는 수녀님의 부모님께서는 뿌듯한 신심의 내외면을 여실히 읽을 수 있었으니까요.

  어린 수녀님도 부모를 닮아선지, 매우 활달한 그 표정에서 하느님 사랑에 대하여 잘 응답하는 삶을 살아가리란 예감이 진하게 다가왔습니다.  주변 수도생활에 임하는 수도자들에게서 강하게 느껴지는 것은, 잘 할 수 있을꺼란 내성적인 사람보다 오히려 외향적 활달함의 소유자가 더 잘 살아가는 것을 흔히 보아 오지요.  더군다나 봉쇄의 삶을 살아가는 글라라 수녀님들 같은 경우에 더욱 그러하니까요.        


  그런데 사회자 역할보다는, 막상 그런 서원식을 대할 때마다 새록새록 떠지는 슬픈 추억이 있습니다.  뭔고하니, 바로 내 '엄마에 대한 죄송함', 불효!

  이미 12년 전에 하느님 품으로 가신 엄마건만, 왜 잊지를 못하고 있는건지...!?

  오래 전 대전 목동수도원에서 성대서원을 발했을 당시, 저는 아무도 초대를 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엄마께도 알리지 않았으니까요.  무슨 어카 심정에서가 아니라, 그 당시엔 세속의 모든 걸 버린 처지에 너나없이 부모 형제들이나 가까운 친지들을 오시게 한다는 것조차 제 스스로 용납을 하지 못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세월이 지날수록 적어도 엄마께는 그리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자책감이 자꾸만 드는 겁니다. 

   세상에 저같은 별난 녀석도 다 있네요...!!!


  서원을 발하는 마리안나 수녀님이 참 대견스러웠고, 거기에 참석하신 부모님의 행복하신 모습에 함께 감사의 기쁨으로 사회를 진행하면서, 간간히 저의 끼를 발휘하여 사진에 담았고, 끝난 후 수녀님의 부모님께도 전송해드렸습니다. 


  비록 평생을 좁은 공간 안에서 살아가는 수녀님들이지만, 기도와 신심을 통해 온 세상에 활짝 열려진 기쁨을 전하는 하느님의 정배요 사도들!  저 또한 작고 미약한 기도로서 함께 해 드리면서 자꾸만 수녀님 부모님께 눈이 가지는 거 있지요.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7 작은 정원에서의 사색 T 평화를 빌며...   작은 정원이라 하지만, 손바닥만 하지도 않을 뿐더러 서울에서도 중심지에 속한 '정동'이라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니, 결코 작은 면적은 아닌... 김맛세오 2015.10.12 1497
116 올레길에서의 바닷 '게'와 정원에서 만난 '족제비' T 평화와 선     "얘(게)야, 어디라고 겁도 없이 땡볕에 여기 나와 있는 거니?"     해녀 아줌마, 할머니들과 헤어진 직후 화순이라는 마을을 향해 땡볕 속 ... 2 김맛세오 2015.07.05 1496
115 소나무 사잇길(Pine Lane) T 평화와 자비   지난 세월 중에서 작건 크건 잊을 수 없는 일들이 참으로 많다.   특히 남보다 지난 추억들을 유달리 많이 기억하고 있어, 회자에 떠올리는 ... 김맛세오 2016.06.06 1491
114 "육지 것들...!" (올레길에서의 느낌) T 평화와 선   우선 제주 사람들을 폄하하려고 이 글을 올리는 게 아님을...     애초에 피정 목적으로 '평화'에 목적을 두고 걷기피정을 시작하였다. 계란... 김맛세오 2015.06.15 1491
113 오묘한 자연의 신비 (3) - 말벌 T 평화와 선   "에∼효!  무서운 녀석들!"   말벌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위와같은 섬찍한 말을 되뇌이게 됩니다. 왜냐구요?  역시 성거산에서 지내을 때의 일... 김맛세오 2015.02.02 1485
112 여유로운 삶의 주거 공간 T 평화를 빕니다.   언뜻 내 삶의 언저리를 눈여겨 보며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사실 일반인들의 주택이나 아파트에 비하면 내 방은 코딱지만한 좁은 공간... 김맛세오 2015.10.20 1483
111 등산길에 만난 젊은 할아버지 T 평화와 자비   지난 주 금요일엔 서울 둘레길의 한 코스인 의정부 사패산 자락, 안골 입구에서부터 출발하여 산 넘어 송추계곡 초입까지로 둘레길이라기보... 김맛세오 2016.05.30 1477
110 작은 인연들이 있어 행복한...! T 평화를 빕니다.   며칠 전 세종로 본당 신자들 세 집에서 저녘 식사에 초대를 해주셨다.   한 집에 한 두가지씩 준비해 오신 음식- 조기 구이, 오리고기 수... 1 김맛세오 2015.12.08 1476
» 죄송해요, 엄마...!!! T 평화와 자비   어제 강화의 글라라 수녀원에서 장마리안나 수녀님의 종신 서원식이 있었습니다. 바로 전날인 그제, 사회를 봐달라는 급작스런 전갈이 와 관... 김맛세오 2016.02.23 1470
108 오묘한 자연의 신비 (2) - 도롱뇽과의 동거...? T 온 누리에 평화   도롱뇽하면, 가끔 판도라의 시간 속에서 기쁘고 무서워했던 성거산의 추억, 그 시절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도롱뇽에 대하여... 김맛세오 2015.01.26 1468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