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5.12.03 01:02

겨울 母性

조회 수 1186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DSC_4913_2.jpg 겨울 母性   

편지 글


1

가난의 절기는 겨울

옷을 벗은 겨울나무들은 서로를 소유하지 않기에 춥습니다.

새봄의 훈훈함으로 새싹을 기르고

한 여름 불타는 태양 아래 초록들의 열정

가을의 풍요와 즐거움 뒤에 

고독의 城을 쌓고

추위를 타는 영혼들의 휴식을 위해

비워두는 지혜를 보았습니다.


절제의 미학과

견디는 사랑과 기다리는 사랑으로 사랑하는 일

경배하는 일상을 보았습니다.


2

오후의 시간을 혼자 보내면서

전에 없는 애련함을 느꼈습니다.

측은하고 사랑스럽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연민이 수증기처럼 서려 오르고

생명의 애련함이 안개처럼 밀려왔습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이 애련합니다.

묘하게 아프고 아름다운 감동이

물의 파장처럼 퍼집니다.


사는 일이 소중하고 귀합니다

저마다 열심히 살고 있는 사실이 새삼 눈물겹습니다.

서로를 기르고 보완하는 축복된 능력

이를 위해 애쓰는

분발과 고통과 기쁨을 함께 보듬는 이들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더는 기다릴 수 없는 생명의 충일로

마침내 가슴을 쪼개고 마는 석류의 파열 속에

유리를 입힌 듯 반짝이는

붉은 홍옥들의 눈망울을 보았습니다.


3

목덜미에 휘휘 감기는 고독과

외로움 좌절에 기울었던 그만큼이나

헐벗은 영혼의 추운 눈시울을

따스한 불가에 녹이고 싶은 마음을 보았습니다.


4

슬픔속의 종자 같은 님의 내심에 핀

지순한 소망의 꽃잎들

속마음을 비추는 벌거벗은 촛불 앞에

미사가 끝난 후

텅 빈 성당의 쓸쓸한 제대 같은 모습이

고요히 비쳐 오는 시간을 압니다.


5

생명을 낳은 모성이여!

빛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기쁨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자유도, 예술심도, 상냥함도, 기도의 말들도

그리고 달과 별들도 친구들도 남아있고

소중한 시간과 여기에 더하여

사랑하는 주님께서 보내주시는 사람들,

그들과의 만남이 있습니다.


결코 실망하지 않는 가슴이여!

밤사이에 떨어지는 나뭇잎의 건조한 작은 음향에도

무심할 수 없는 섬세한 감정의 살결이여!


님이 치른 산욕의 수고,

절대의 진통으로부터 하나의 생명을 품어내던 그때

어두운 육체에서

온통 빛투성이의 축복이 커다랗게 소리치던

모성의 영광을 기억하십시오.


6

얼마쯤은 늘 상처 입은 가슴

한 번씩 손이시린 노여움과

덤불이 탈 때 같이 뜨거운 혼란에 휘말리는 님의 비애

님의 눈물

불면의 밤을 보내던 날

창문을 때리던 빗줄기의 그 사나운 주먹질에

삶의 애환과 무게를 돌아보게 하지는 않았을까요?


인색한 저울로 사람을 달아 따지는

이반과 몰이해의 사나운 돌팔매들이

부산히 바람을 가르고 다가올 때

아무도 이를 막아줄 방도를 찾을 길 없어

하늘로 두 손을 모으고

기도의 향을 올리던 일을 잊지 마십시오


7

이제는 다른 사람을 위해 옷섶 가득히

가장 맑은 눈물을 담아 보내고

부디 다함없는 축원의 기도를 드리십시오.

자신의 체온으로

얼어붙은 영혼을 녹여주려는 꽃이여!

주고 또 주어도 매번 줄 것이 모자라는 헌신에의 조바심

동반의 여정에 부축의 손길로

생명을 품어 기르는 님이 있어

아직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겨울비 내리는 밤에

2015, 11, 26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98 "거룩하신 아버지" 성 다미아노 라는 작은 성당에서 프란치스코는 이런 하느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quot;가서 허물어져가는 나의 집을 고치라.&quot; 이 말씀을 듣고 프란치스코는 아버지 가... 1 김상욱요셉 2013.03.24 7622
1497 "찬미 받으소서" 나눔 저희 성북동 공동체는 교황 회칙 &quot;찬미 받으소서.&quot;를 가지고 형제들이 돌아가며 나누기를 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를 여러분과도 나누고자 합니다. 주님의 평... 김레오나르도 2016.03.17 1657
1496 "프란치스코, 가서 나의 집을 고쳐라!" 평화와 선! 이탈리아 성지순례를 다녀온 신자가 기념품으로 사다 준 상본이다. 내가 아씨시의 성... 2 신대건안드레아 2013.09.22 8022
1495 "피 청구인 박근혜를 파면한다." “피 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촛불들의 함성이 봄을 오게 했다. 고로쇠 수액처럼 대지의 기운을 뽑아 올려 감격스런 환희가 눈물의 강을 이... 이마르첼리노M 2017.03.11 1351
1494 '2008 제4회 천주교 창조보전축제 ▽ 때 : 2008년 10월 10일(금) ~ 12일(일) ▽ 곳 : 안동교구 농은 수련원 ▽ 누가 : 강과 함께 하느님의 생명을 몸과 맘으로 느끼실 분 누구나 ▽ 함께 하는 사람들 ... file 은하수의 축복 2008.10.01 7427
1493 '나'만 찾다가는 ‘나’만 찾다가는     절대적으로 나만 찾는 사람은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 절망은 자기 사랑의 끝에서 만나는 자존심의 심각한 추락이다. 자신의 실패와 무능이... 1 이마르첼리노M 2022.02.19 384
1492 '사랑은 어떻게 생긴 것인 가?' '사랑은 어떻게 생긴 것인 가?' 관리자님 ! 허락없이 글을 올려 죄송합니다. 좋은 사 이트 구경 잘했구요. 진심으로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중... 신현주 2008.01.31 8191
1491 '영성생활지도사 4기' 모집 안내 + 찬미 예수 영성생활연구소에서는 상처받은 이웃들에게 상담 도움을 제공하는 영성생활지도사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에 아래와 같이 영성생활지도사 ... 영성생활연구소 2009.08.14 7422
1490 '젊은이 성체조배의 밤'에 여러분을 초대하고자 합니다. +찬미예수님!! 가톨릭 서울대교구 인준단체 '사랑이 피는 기도모임'에서 알려드립니다. 가톨릭 교회의 핵심인 성체성사, 즉 예수님과 만남을 통하여 그리... file 테오파노 2014.12.29 1592
1489 '집단'이 아닌 '공동체'를 꿈꾸었던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가 동방 순례를 하고 있을 때, 프란치스코가 형제회에 책임을 맡겼던 형제들은 형제들에게 보다 엄격한 금욕적 전통들을 받아들여 규칙으로 만들고 ... 김상욱요셉 2013.12.01 4026
1488 '짝'으로 주신 선물 ‘짝’으로 주신 선물   수치심을 덮어주시는 하느님께서는 (창세 3,21) 가죽옷을 만들어 입히시는 어머니 같은 이미지를 담고 있으며 아담과 그의 아내를 서로를 ... 1 이마르첼리노M 2022.02.21 728
1487 (영상) 성지 보호구 : 회상을 보전하고 구원의 역사를 새롭게 하기 위하여 평화 작은형제회 성지 보호구 홍보 영상 입니다. 성지 보호구 (The Cutody of the Holy Land) 김정훈OFM 2020.03.31 658
1486 * 시간을 정복하는 사람 * http://www.corebang.com* 시간을 정복하는 사람 * 나이를 먹으면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이에 반비례하여 시간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이믿음 2008.05.15 8292
1485 * 예수님과 성요셉님의 대화 * * 예수님과 성요셉님의 대화 * 예수님 : 아빠, 오늘도 라면이예요? 성요셉 : 얘야~ 오늘도 어머니는 발현중이라 바쁘시단다...-_-;;; ^^;;등급이하라면 삭제 당하... 사랑해 2006.04.18 8567
1484 *****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돌보는 마음여행으로 초대합니다^0^* http://jjscen.or.kr상처받은 내면아이를 돌보는 마음여행 &quot;우리는 어린 시절의 크고 작은 상처를 마음에 품은 채 성인이 됩니다. 이 상처들이 치유되지 않으면 ... 전진상 영성심리상담소 2008.11.01 7221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