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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를 빌며...


  말, 말, 말...말이 많은 이 세상에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말은 얼마나 될까? 


  평소 자연적으로 절제된 말의 분위기<침묵> 속에서 지내는 나는 참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이 자주 들곤 한다.  이렇듯 오로지 수도원 현관을 지키는 월요일이면- 직원 자매가 쉬는 날을 대신하여- 후원회나 어쩌다 드나드는 사람이 없어 여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사위가 너무 조용해 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느낄 수 있는 이런 <침묵>의 여백이야말로 <성사적>이라는 걸 여실히 간파할 수 있으니...우선, 현관 유리창 문 밖을 내다보면, 사시사철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하늘, 공기, 바람, 나무, 열매...등이 있어,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지! 

  당장 눈에 띄는 꽃사과에 매어달린 빠알간 열매들의 대롱을 타고 미풍에 흔들리는 가녀린 자태들이

겨울 첫 눈을 맞을 것 같은 을씨년스러움에 매우 안스러워보이지만, 봄에 피는 꽃 못지않게 얼마나 예쁘고 아름다운고!  마치 손 발이 시려워 동동 구르면서 엄마의 손길을 기다리는 아가의 볼 같은 느낌이 들어, 그 자연의 침묵 가운데 하느님께 눈길을 모으지 않을 수가 없지 않은가!


  때로는 말이 많고 난무하는 세상에 <침묵>은 말의 부재가 아닌 의사소통의 부재인 경우도 있다.  그리고 내 안에 지극히 절제된 말이면서도 고요나 평화롭지 못한 마음이나 인간관계에 놓여 있다면, 그런 침묵은 하느님 성사성과는 너무가 거리가 자신의 욕심으로 가득채운 침묵일 수 밖에.


  침묵 가운데 주위를 설핏 둘러보는 것 만으로도 거기엔 무수한 고마움, 감사, 평화...가 흐르는 하느님의 성사를 느낄 수가 있다.  아름다운 새들의 노래, 그때마다 달라지는 바람의 소리들, 가늘고 굵은 빗방울의 다른 소리들, 꽃과 단풍이 엇갈리는 계절의 풍요로움, 눈내리는 겨울의 풍광...등 이런 것들은 난무하는 말의 소음 앞에서는 너무나 생경스러워 자취를 감추기가 일쑤이지만, <침묵>에서일 때 더욱 생생하게 살아나는 자연의 아름다움들어서 하느님께 감사드리지 않을 수가 없다.


  지하철을 타노라면 너나없이 들여다보는 스마트 폰의 진풍경 또한 요즘의 소리없는 잡다한 말의 공해 속에 파묻힌 군중 속 말의 공해임을 엿 볼 수가 있다.  그러기에 2-3십년 후면 이런 모습이 또 어떤 기상천외의 상황으로 바뀌어 갈지 자못 슬퍼지기도 하는...!


  홀로 있음이 어떤 이에게는 세속적으로 말하는 고독이 아니라, 한 말씀에 귀기울 수 있는 좋은 침묵의 여건이라는 것을...예전 학창시절에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본 마리아 릴케의 한 귀 절이 떠오른다.  "고독하다고요?  하느님과 함께하는 고독이야말로 그것이 참 고독입니다." 

   침묵에서 만이 살아날 수 있는 참 고독의 성사적 의미를 곱씹어 본다.


생활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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