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340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9월 17일 프란치스코 오상축일에 교황님께서 선포한 봉헌생활의 해를 맞아 수도원을 개방하여 신자분들과 함께 기도하고 미사를 하였습니다. 미사 시간에 세월호 희생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적은 노란 종이와 초를 성당 앞줄에 배치를 하였습니다. 미사를 하는 중에 저는 천상교회와 지상교회가 함께 미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단순히 우리가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기도해주는 차원이 아니라, 그분들이 우리가 우리 마음의 문을 열고 하느님의 마음으로 나아가도록 초 대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날을 준비하면서, 한 형제가 신자분들 중에 전대사를 받기 위해 이 미사에 참여하러 왔다가 미사 중에가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면 당황해하거나 속상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하였습니다. 형제들은 이러한 우려에 마음으로 함께하며, 해설과 강론 때 프란치스코 오상축일과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것을 연결시켜 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강론의 책임이 주어졌고, 하느님 안에서 고심하며 이러한 강론을 준비하였습니다.

프란치스코가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인 1224년, 프란치스코는 라베르나 산에 오릅니다. 프란치스코는 대천사 미카엘 축일을 준비하며 조용한 시간을 가지고 싶어했다. 프란치스코는 아무도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는 곳에 움막을 짓고 그곳에 들어갔습니다. 그곳에 유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은 레오 형제뿐이었다. 레오 형제는 프란치스코가 허락할 때 빵 한 조각을 가지고 그 움막에 다가갈 수 있었다. 어느 날 동틀 무렵 프란치스코는 손과 옆구리와 발에 뚫리는 아픔을 느꼈다. 그리스도의 다섯 상처가 그에게 각인되었다.

전기는 프란치스코가 오상을 받기 전에 이런 기도를 바쳤다고 한다. "오 주 예수 그리스도님, 제가 죽기 전에 당신이 십자가 위에서 겪으신 그 고통을 제가 느끼게 해주시고, 당신의 그 큰 사랑을 제 마음에 담게 해주소서." 프란치스코는 하느님 아버지께 자신의 마음을 내어드리며 사람들을 사랑한 그 마음을 닮고 싶어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마음은 프란치스코가 회개 때부터 이미 가졌던 마음이었다.

프란치스코는 유언에서 자신의 회개는 나환자와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프란치스코는 전쟁에 실패하고 포로가 되고 아프게 되면서 세속적인 욕망이 헛됨을 알게 되고 하느님의 뜻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프란치스코는 시골길을 가다 나환자를 만났다. 나환자는 프란치스코가 가장 혐오하던 이였다. 그는 나환자들이 있는 곳은 피해 다녔으며 어쩔 수 없이 나환자를 만날 경우 코를 막고 도망치곤 하였다. 하느님의 뜻을 찾는 이 순간 그는 갈등하였다. 기존의 '나'를 높이고 채우려던 마음은, 그냥 빨리 그 자리를 피하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 안에서 들리는 하느님의 마음은 그가 사랑으로 나아가도록 초대를 하였습니다. 프란치스코는 하느님께서 일으키시는 그 마음에 자신을 열어젖히고, 말에서 내려 그 나환자를 포옹하였다. 그리고 그는 그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삶의 맛을 느끼게 됩니다. 그의 영혼과 육신에 쓴맛이 단맛으로 바뀌는 체험을 하였다.

첼라노 전기는 프란치스코가 나환자를 포옹한 후 말에 올라타 뒤를 보았을 때 그 나환자가 사라졌다고 말한다. 첼라노는 이어서 성 다미아노 성당에서 십자가 고상이 말씀하는 체험을 말한다. 마치 사라진 그리스도가 다시 프란치스코에게 나타나 말씀하는 듯하다. "프란치스코야, 가서, 무너져 가는 나의 집을 고쳐라!" 처음 프란치스코는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듣고 폐허가 된 산 다미아노 성당을 수리하였습니다. 그러나 차츰 이 말씀이 외적인 성당이 아니라 하느님의 집인 그의 마음과 사람들의 마음임을 알아차립니다. 프란치스코는 회개를 통해 무너져 가는 교회, 즉 하느님께서 거처하시는 자신의 마음과 사람들의 마음을 고치는 삶을 살았습니다.

프란치스코에게서처럼 우리가 거짓과 욕심에서 오염된 우리 안의 하느님 마음을 되찾고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나환자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우리 사회의 약한 이들을 사랑함으로서 우리 안에 그리고 세상 가운데에 하느님의 마음이 살아나고 부활하도록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함께 우리의 본 마음(하느님 마음)을 찾고 회복하는 길을 걷도록 합시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99 성음악 선교 미사를 위한 성가대 모집 평화와 선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들. 한가위 명절을 기쁘고 즐겁게 그리고 풍요롭게 잘 보내셨는지요? 오늘은 성가대원을 모집하기 위해 글을 올립니다. ... 김레오나르도 2016.09.17 1082
798 성심원 관련 연합뉴스 기사 성심원 노부부의 서울 나들이에 관한 연합뉴스 기사가 다음 사이트에 실렸습니다. 아래의 주소를 클릭하면 원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LINK:1} 김요한 2007.01.06 4874
797 성숙한 염원 성숙한 염원 큰 나무에 있어서는 부분이 문제되지 않기에 커다란 뜻과 커다란 사랑에선 지엽이란 스치고 지나가는 것 인간적이며 전인적인 진실의 모든 발성 찾... 이마르첼리노M 2014.09.21 1194
796 성소 담당 수사님 이메일 주소 좀 알려주세요,,, 여기 들어와서 아무리 찾아봐도, 성소 담당하시는 수사님 연락처를 찾을 수가 없네요,,, 성소 담당 수사님 이메일 주소를 알고 싶습니다,,, 성소에 관한 상담을 ... 1 Crsp 2012.03.25 9168
795 성서의 하느님과 역사 속의 예수님 성서의 하느님과 역사 속의 예수님   오늘은 성서의 하느님과 역사 속의 예수님을 간략하게 그려보았다.   나는 내가 읽었던 성서에서 영감을 받아 여기까... 이마르첼리노M 2021.09.02 378
794 성서에 나오는 부자는 어떤 사람인가? 성서에 나오는 부자는 어떤 사람인가?   예수께서는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편이 훨씬 더 쉬울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1 이마르첼리노M 2022.08.16 320
793 성서공부할 수 있는 모임은 없나요..? 함께 공부하고 싶습니다.. 수도회에서 신부님과 함께하는 작은 성서모임은 없는지.. 알려주세요 1 글라라 2007.01.04 4812
792 성사(聖事), 자연 안에서 경탄하는 신비 성사(聖事), 자연 안에서 경탄하는 신비   자연 안에서 오래 침묵할 줄 아는 사람은 자연 안에서 경탄한다. 자연과 하나 되어 자연의 한 부분으로 피조물을 ... 이마르첼리노M 2021.08.12 444
791 성목요일 밤과 성금요일 새벽에 성목요일 밤과 성금요일 새벽에 불 꺼진 성당 텅 빈 감실과 열려진 감실 문 벗겨진 제대 고요 속에 잠긴 밤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시는 분 괴로움과 번민을 함께 할... 이마르첼리노M 2017.04.15 944
790 성목요일 밤 성목요일 밤 성목요일, 만찬미사를 마치고 방에 돌아와 이 글을 씁니다. 지금 제 마음은 겟세마니 동산에 계시는 그분에게 다가가 있습니다. 슬픔과 눈물, 죽음... 이마르첼리노 2011.04.22 4349
789 성모의 밤에 성모의 밤에     성모의 달에 피어나는 새순들처럼 싱그럽고 촉촉한 연초록 바다에서 성모의 품에 안기어 그 심연에서 심장의 고동을 들으며 생명의... 이마르첼리노M 2017.05.06 990
788 성모승천 축일에 성모승천 축일에   창세기에 나타난 하와의 선택이 빚어낸 죽음 그 여인의 갈망에 따른 세상의 악 새로운 아담으로서의 예수 그리고 새로운 하와로서의 성... 이마르첼리노M 2016.08.13 816
787 성령칠은 뽑기 ^^ 명동에 있는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원 입니다. 택배로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율리 2013.04.27 11787
786 성령의 은사와 열매 - 토마스 키팅 - 성령의 은사와 열매 *** 성령의 은사 사도 바오로께서는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그는 새로운 피조물입니다.”)2코린5,17)라고 하셨다. 이 말씀은 우리가... 이마르첼리노 2011.06.09 6632
785 성령의 역사(役事) 요한복음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하느님은 영이십니다. 그러므로 그분을 예배하는 이들은 영과 진리 안에서 예배하여야 합니다”(요한 4,24). 이 구절에 대... 5 고 바오로 2009.06.04 9056
Board Pagination ‹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