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1499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이 글은 현재 진주 하대동 공동체에서 소임하고 있는
이기남 마르첼리노 형제가 은경축날에 지난 날을
회상하며 지은 글이라고 합니다.


내가 하늘로 갈 수 없어
하늘이 내게로 왔습니다.

온갖 아름다움과 선하신 분의
창조의 손길이 나에게 머무신 후
정상을 향해 내딛는 조심스런 발걸음에 땀에 절은 등산 길
그 준엄한 운명과 마주서기까지
한없이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자비에 힘입어
오늘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해일처럼 부푸는 가슴 안의 불무더기,
사나운 격정도 능히 보듬어 안고
보석처럼 빛나는 건강한 사랑으로 채워주신 님의 사랑 앞에
실핏줄까지 범람하는 벅찬 환희 속에서
감격과 감사를 드립니다.

헤아릴 수 없이 내 가슴을 지내간 일월의 그림자,
연기같이 소진해 간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해 봅니다.

내 영혼의 깊고 푸른 초원을 왕래하시는 주님,
생명을 돌보는 일은 결국
창조주께서 해 주셨습니다.

존재의 밑바닥부터 흔들어 놓는 사랑의 불씨로
내 영혼의 얼어있던 땅을 데워 내어
푸른 싹이 돋아나게 하시고
은혜로운 충족 속에
영혼의 전역이 열리어 씻기고 정돈되면서
원천의 그리움과 만나는 기쁨이
푸른 줄기로 자라게 하셨습니다.

젊은 날
나는 사람의 손에서만 먹으려 했기에
매번 심각한 굶주림에 떠밀리곤 했습니다.
자신의 힘으로 얻을 수 있다는 자만심이
성장을 멈추게 하는 줄 몰랐습니다.
머리와 입으로 하는 믿음의 고백이
심장에선 이방인의 소리가 되고
애환의 강줄기가 눈물 나도록 흘러 굽이쳐서
산사태처럼 내리 덮이는
전 존재의 와해,
불시에 떨어지는 낙과의 비참함,
이루 헤아릴 수 없으리 만큼
자신의 갈망의 나무에서
진흙 위에 떨어져 뒹구는 비참을 되풀이했습니다.

나는 아직도 더 정직해야 하겠고
거짓 없이 내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은데
진실은 느리게 어둠 속을 기고
말은 허실의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서성이고 있는지 모릅니다.

가닥가닥 아픈 실오리로 인하여 눈뜨게 된
죽음과 부활의 신비는
인식의 상한선을 넓히어 가난과 작음과 겸손이
육화를 드러내는 도구라는 사실을 알게 하시고
사랑을 배우게 하셨습니다.
사람에게 자유를 주는 일이 자유를 낳고
희망이 희망을 낳고
사랑이 사랑을 낳는다는 사실을...

나에게 허용되고 있는 시간 동안
새로운 결의로 새 일을 도모할 방도는
내적으로 연결된 수로를 하늘로 내는 일이었습니다.

아직도 나는 자신을 내려놓는데 서투르지만
여럿의 가능성 가운데
최선과 최고의 아름다움의 값을 찾아내려는 바람과 애씀이야말로
인간적인 추구요 도리일 것입니다.

서로의 신상을 성실한 관심으로 서로 돌보고 가꾸지 않는다면
사람의 정인들 무슨 값어치가 있겠습니까.

눈빛은 하나같이 절절하여
염원과 소망의 집을 짓고 부수는 일을
몇 번이고 되풀이하는 사이 머리엔 흰 서리 가 짙어갑니다.
감정의 부상으로 인하여 기도하게 하시고
고독과 절망과 삶의 낭떠러지와
모든 위급한 처지에서
저와 함께 동행 하신 주님,

창조적 고통은 아름다운 생명의 모습이며.
진실은 추위 속에서도 피어나는 꽃이라는 믿음아래
분발과 좌절의 되풀이가 얼마나 뼈저린 인간사의
살상인가를 잘 알게 된 이즈음
속된 것을 되도록 결별하고
반복의 타성 속에서도
날이 선 칼로 나태의 군살을 도려내게 하소서.

존재의 심연에서 생명이 분출되고
생명이 연소되어
발아에서 열매를 맺기까지
그 자연의 순환에 나를 맡기고
서서히 미래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치면 땅이란 얼마나 깊은 곳인가요,
높고 높은 하늘로부터 빛이 비추어
어둠에 둘러싸인 이 땅에 오기까지
한량없는 깊이에까지 내려오신 그 낮추심이
우리에게는 빛이 되었습니다.

마구간보다 더 허름한 내 영혼과 내 신심의 처소에,
빛으로 오신 주님,
우리의 삶은 자유에 바쳐진 시간이며
삶의 준령은 언제나 능력의 상한선 그 위에 솟아있고
그 높이는 무섭습니다.
그러나 감히 도전하려 하오니
결과는 주님이 지배하시고
오직 과정의 충실을 다 하게 하소서,

존재의 밑바닥까지 아픈 금을 입히는 손길
기도와 헌신, 증여와 부축으로
사람을 길러내는 거기에 생명이 만발하게 하소서


우리의 삶이 아름다운 건
사랑이신 하느님,
선하신 아버지가 우리를 돌보시기 때문이며.
너와 나 사이에 영원토록 함께 계신 예수그리스도께서
지금 여기에 당신의 육화를
보잘 것 없는 우리를 통하여 드러내시기 때문입니다.

축복으로 시작된 삶,
축복이라고 깨닫고
축복 속에 마칠 때까지 하늘을 보려합니다.

오 나의 하느님
나의 주님
내 사랑이여,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sdfdsf 2011.09.05 12:22:58
    on Earth, we place replica chanel handbags place our h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7 그리움은 사랑을 낳고 (겨울밤의 회상노트) 그리움은 사랑을 낳고 (겨울밤의 회상노트)   1 새날을 알리는 안개 같은 여명 섣달그믐을 사흘 남겨둔 밤 자정을 넘긴 시간에 책상 위에 놓인 십자고... 이마르첼리노M 2016.02.05 1258
296 그리움과 기다림 그리움과 기다림 남몰래 타는 불꽃 눈빛만 보아도 말이 없어도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   추억 속에 피는 꽃 음악이 되고 詩가 되고 눈가에 맺힌 ... 이마르첼리노M 2014.12.09 1425
295 그리움과 그리움이 만나면 그리움과 그리움이 만나면   수치심과 죄의식으로 신자들을 통제하던 종교의 시대는 지났다   아버지와 아들 성령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축제를 열고... 이마르첼리노M 2017.08.10 823
294 그리운 오야마 수녀님 그리운 데레사, 오야마 수녀님 올해 산청 성심원이 개원 60주년을 기념했다. 1957년 우리나라의 여러 현실은 열악했기에, 사회사업 수준역시 어느 분야 보다... 이종한요한 2019.11.28 789
293 그리스도의 신비는 관계의 신비 그리스도의 신비는 관계의 신비   복음이 나에게 기쁜 소식이 되었을 때, 말씀에서 진리를 발견했을 때, 진리가 나를 자유롭게 해주었을 때 자유가 나와 다... 이마르첼리노M 2021.06.18 388
292 그리스도의 눈으로 구약성서를 읽기 그리스도의 눈으로 구약성서를 읽기   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눈으로 구약성서를 읽지 않으면 해석의 오류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구약성서에 나... 이마르첼리노M 2023.10.23 275
291 그릇 닦기 그릇 닦기   포도나무에 연결된 가지들은 안에서부터 깨끗한 그릇으로 남아있기 위하여 깨어있으려는 긴장을 멈추지 않는다. 참으로 사람을 더럽히는 것들... 이마르첼리노M 2020.07.09 523
290 그대가 사랑을 하려거든 그대가 사랑을 하려거든 사랑했다는 이유 때문에 뭇사람 앞에서 치욕의 흙탕물을 뒤집어 쓴 이를 위로하십시오. 참기 어려운 추위에 시달림으로 해서 조금만 당... 이마르첼리노M 2014.04.04 3642
289 그 누가 남을 도왔다는 말인가 ? 도움이란 관연 무엇인가 ? 이 문제를 깊이 생각해 봅니다 옛 응암동에 장애인 시설이 있었는데 그곳은 외국인 신부님이 운영을 합니다 불쌍한 거동도 못하는 장... file 비둘기 2006.12.29 4786
288 권위는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권위는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거룩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나 자신이 되어 가는 것이고 자신이 누구인가를 알아내는 것이다.   내 존재... 2 이마르첼리노M 2022.01.19 351
287 굿바이 {FILE:1} 지난 11월 오래간만에 영화를 봤다. 시네마 정동이라는 극장이 바로 옆에 있어도 영화를 잘 보러 가지 않는다. 제목은 '굿바이' 영화 설명 전에 배경 ... file 김요한 2008.12.04 4915
286 국화와 놀다 국화와 놀다   늦가을 찬 서리에 피는 꽃 추위를 견디며 내는 향기에 끌려 나도 모르게 너에게 갔다.   너를 지으신 분께서 너를 통하여 나를 불러... 이마르첼리노M 2020.11.09 373
285 구월이 익는다. 구월이 익는다. 벼들의 겸손이 들녘에 평화를 주고 귀뚜라미는 밤의 오케스트라의 솔로 주자가 되었다. 달리는 기차의 창에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한창이... 이마르첼리노M 2019.09.06 559
284 구름 덮인 하늘 아래 있는 꽃들은 안다. 구름 덮인 하늘 아래 있는 꽃들은 안다.   구름 덮인 하늘 아래 있는 꽃들은 안다. 스스로 꼭대기에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더디 배우지만 ... 이마르첼리노M 2020.11.11 375
283 교회 교회   하느님은 돌이나 시멘트로 지은 건물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 안에, 따뜻한 인간 공동체 안에 머물고 싶어 하신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계획을 실천... 이마르첼리노M 2017.09.20 971
Board Pagination ‹ Prev 1 ...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