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806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선


  평소에 늘 평화와 선을 지향한다 하면서도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사랑과 미움의 관계가 얼키고 설킨 실타래처럼 꼬여 있음을 알게 된다.


  수시로 나가보는 정원만 하더라도, 가끔 만나는 한 마리의 노랑 고양이가 있다.

그런데 이 녀석을 대할 때마다 미운 마음이 불같이 일어나 언제부턴가 보기만 하면 쫒아버리면서

자못 주인 행세를 마다하지 않으며 텃세를 부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 사연인 즉은, 그 녀석이 가끔 성모상 앞에서 비둘기나 여타 새들을 잡아먹은 털 흔적을 남긴다는 것.  그래서 보이기만 하면 밉상이고 우리 정원을 다니지 말라고 쫒아버리는 거다.

그랬더니, 요 녀석 좀 보게...더욱 미운 짓을 하니, 간혹 정원 한가운데다 "엿먹으라!"는 뜻이 똥을 바가지로 싸놓는 게 아닌가!?  영물이요 요물처럼 보이니 이제는 나와 철천지 원수가 되어 눈에 띄기만 하면 소리소리 지르며 쫒아버리기 일쑤...


  누군가나 무엇을 "미워! 미워!"하기 시작하면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은 요원하고 미움과 증오 만이 자꾸만 쌓여져간다는 것을...그래서 예수님은 그런 것의 해법으로 "원수를 사랑하라."하신 게 아닌가? 사랑해야 하는 마음엔 사실 어떤 이유나 토를 달아서는 아니되는 것이어서 대중 가요의 가사처럼 "무조건, 무조건이야!"일 뿐인 걸...


  "그래, 노랑 고양이야, 자연 이하의 것도 이상의 것도 아닌 너에게 나의 잣대를 들이대어 볼 때마다 미워했으니, 참으로 미안하구나.  이 글을 올리면서 너에 대한 증오는 이제 뚝해야 겠다.


     *    *    *


  가끔 현관문을 내다보면 밖으로 보이는 화단의 여러 식물들이 보이고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주목나무 앞 커다란 빈 화분에 채송화랑 나팔꽃을 심어, 한낮 채송화의 화사한 꽃을 볼 수 있어 좋고, 그러나 나팔꽃 줄기는 주목을 칭칭 감으며 만파로 자라기만 할 뿐 영 꽃 필 생각을 안한다.  그러니 주목의 답답해 하는 모습이 역역...무수히 줄기를 뻗는 나팔꽃과 주목의 관계가 마치 심한 애증의 실타래같아 더 이상 보기에 안스러운 게다. 


  그리고 건너편 회관 쪽의 화단엔, 담쟁이 넝쿨이 갑짜기 기세를 얻어 건물벽 여기저기를 덮어가고 있다.  그 왕성한 뿌리의 생육은 필히 다른 식물들과의 공존을 불가능케 하겠으니, 저를 어쩌겠는가?  회관장에게 귀뜸을 주었지만, 식물의 세계를 잘아는지 모르는지...그저 일부러 심어놓은 거라면서 묵묵부답이다.     


  나팔꽃 줄기나 담쟁이 넝쿨이나, 볼 때마다 얼키고 설킨 애증의 관계만 같아, 인위적으로라도 결단을 내려 풀어야 겠다는 것이 나의 지배적인 요즘의 생각이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7 등산길에 만난 젊은 할아버지 T 평화와 자비   지난 주 금요일엔 서울 둘레길의 한 코스인 의정부 사패산 자락, 안골 입구에서부터 출발하여 산 넘어 송추계곡 초입까지로 둘레길이라기보... 김맛세오 2016.05.30 1477
406 여유로운 삶의 주거 공간 T 평화를 빕니다.   언뜻 내 삶의 언저리를 눈여겨 보며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사실 일반인들의 주택이나 아파트에 비하면 내 방은 코딱지만한 좁은 공간... 김맛세오 2015.10.20 1483
405 오묘한 자연의 신비 (3) - 말벌 T 평화와 선   "에∼효!  무서운 녀석들!"   말벌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위와같은 섬찍한 말을 되뇌이게 됩니다. 왜냐구요?  역시 성거산에서 지내을 때의 일... 김맛세오 2015.02.02 1485
404 "육지 것들...!" (올레길에서의 느낌) T 평화와 선   우선 제주 사람들을 폄하하려고 이 글을 올리는 게 아님을...     애초에 피정 목적으로 '평화'에 목적을 두고 걷기피정을 시작하였다. 계란... 김맛세오 2015.06.15 1491
403 소나무 사잇길(Pine Lane) T 평화와 자비   지난 세월 중에서 작건 크건 잊을 수 없는 일들이 참으로 많다.   특히 남보다 지난 추억들을 유달리 많이 기억하고 있어, 회자에 떠올리는 ... 김맛세오 2016.06.06 1491
402 올레길에서의 바닷 '게'와 정원에서 만난 '족제비' T 평화와 선     "얘(게)야, 어디라고 겁도 없이 땡볕에 여기 나와 있는 거니?"     해녀 아줌마, 할머니들과 헤어진 직후 화순이라는 마을을 향해 땡볕 속 ... 2 김맛세오 2015.07.05 1496
401 작은 정원에서의 사색 T 평화를 빌며...   작은 정원이라 하지만, 손바닥만 하지도 않을 뿐더러 서울에서도 중심지에 속한 '정동'이라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니, 결코 작은 면적은 아닌... 김맛세오 2015.10.12 1497
400 '만주벌판....'과는 전혀 다른 좋은 추억들 T 온 누리에 평화     공부들 하시느라 어려웠던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니, 잊혀졌던 그 반대의 옛 일들이 하나 둘 떠오릅니다.     초등학교 6학년... 김맛세오 2015.03.09 1497
399 내 인생의 소중한 인연들 T 온 누리에 평화   아마도 살아가면서 인간관계나 하는 일에 있어서 많이 회자되는 것 중의 하나가  인연(因緣)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애초에 불교에... 김맛세오 2014.12.16 1498
398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 T 평화와 자비   사순시기도 어느덧 중반을 지나고 있습니다.   2월의 끝자락인 어제, 함박눈이 내려 소복히 쌓였지요.  아쉽게도 금방 녹아버렸지만...! ... 1 김맛세오 2016.02.29 1499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