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08.11.28 03:51

고별사

조회 수 7401 추천 수 0 댓글 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박 프란치스코 형제 장례 미사 고별사

프란치스코 형제님,
6년 전 이맘때도 저는 저의 본명 축일에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안젤로 수사님을 주님께 보내드렸는데
이번에도 제 본명 축일에
사랑하는 형제님을 주님께 보내드리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절대 잊지 말라고
주님께서 한 묶음으로 묶어주시는가 봅니다.

제가 형제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수도원에 일찍 들어온 덕에
형제님과 저와의 인연은 형제님의 입회와 더불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그것이 30년 전의 인연입니다.

형제님은 옥천 시골 본당에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시다
제주도 이시돌 목장에서 임 신부님을 도와 일하던 것이 인연이 되어
글라라 수녀님들의 소개로 늦은 나이에 수도원에 입회하게 되었습니다.
형제님은 입회 때 집안의 반대를 엄청 받으셨는데
그 반대가 얼마나 심했는지는 우리 수도원 역사에 남을 정도였지요.
그런 반대를 받아 그것도 늦은 나이에 수도생활을 시작하셨기에
남다른 각오로 수도생활에 임하셨습니다.

프란치스코 형제님,
형제님은 수도원에 입회한 다음 몇 년 간
입회 때 가지고 온 보따리를 풀지 않은 채
필요한 것 몇 가지만 가지고 사셨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의 그 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들어왔는데
충실히 그리고 열심히 살지 못할 바에야
즉시 떠나겠다는 뜻이었습니다.

프란치스코 형제님,
형제님은 일생을 참으로 열심히 산 분이셨습니다.
형제님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열심히 사신 형제님 모습입니다.
그래서 유기 서원자때부터 중요한 책임이 맡겨져도
비록 그 소임과 일이 처음 하는 잘 모르는 것일지라도
최선을 다 해서 훌륭히 완수해내셨습니다.
밤을 꼬박 새어서라도 주어진 것은 해내셨지요.
관구 경리와 재단법인 일은 수도생활과 어울리지 않는 일이고
그래서 누구도 하기 싫어하는 일이었지만
프란치스코 형제님은 유기 서원자때부터
무려 20여 년간 이 일을 하셨습니다.
서대문 땅을 팔아 정동 교육회관을 건축하고
천안 기도의 집 부지를 선정하고 건축하고
칠암동 성당 부지 일부와 양로원을 매각하여
하대동 요양원을 개축하고 장성 요양원을 건설하고
돌아가실 때까지 이곳 성심원의 수많은 공사들을 해내셨습니다.

이렇게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열심히 하셨기에
제가 관구 봉사자가 되었을 때
민원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던 장성 프란치스코의 집 문제를 해결하고
시설을 완공하는 소임을 맡겨드렸고,
재단법인과 경리 문제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다시 그 책임자로 임명되어 산적한 문제들을 다 해결하셨습니다.
소방관이라고나 할까요?
해결하기 힘든 일, 다른 사람이 어찌 할 수 없는 어려운 일이 생기면
소방관처럼 해결사로 그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그것은 비단 어려운 일, 힘든 일, 일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형제님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셨고
길을 잘 못 가고 있는 사람을 어떻게 해서든지 돌아서게 하고
올바른 길을 가도록 도와주셨습니다.
특히 다른 사람들은 하기 싫어하고 힘들어하는 말을
사랑으로 해 줄 수 있는 용기를 가지셨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처음에는 거부하고 반발을 하지만
마침내는 그 충고를 받아들입니다.
여기 계신 분들 중에서도 형제님의 이런 도움을 받은 분들이
많이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도움은 늘 형제님과 당사자만 아는 것이기에
다른 사람들은 좀체 알지 못합니다.

프란치스코 형제님,
형제님은 이렇게 일도 열심히 하셨고
인간에 대한 사랑도 소중히 하셨습니다.
일과 인간을 같이 사랑하는 것,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고 조화롭게 사랑하는 것,
이것이 쉬운 일이 결코 아닌데 형제님은 이것을 잘 해내셔서
저는 형제님을 늘 부러워하였습니다.

이 밖에도 형제님의 좋은 점과
이룬 업적을 열거하자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한 인간이 죽었다 해서 좋은 점만 열거하고 싶지 않습니다.
산이 높으면 골짜기가 깊고
빛이 밝으면 그림자가 짙은 법이니
형제님도 좋은 점 못지않게 나쁜 점이 있었고
잘한 것 못지않게 잘못한 것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형제님의 잘잘못 모두를 통해서 배우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형제님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유기서원자때부터 돌아가시는 날까지
우리가 하기 힘든 일들을 형제님에게 떠맡겼는데
이제 그 고단한 짐 모두 내려놓고 편안히 떠나십시오.
재단 일도 내려놓고
경리 일도 내려놓고
성심원도 내려놓고
돌아가실 때까지 걱정했던 사람들도 내려놓고
이제 하느님 곁에서 안식을 누리시고
못다 한 하느님 찬미를 하십시오.

주님,
사랑하는 우리 형제 프란치스코를 당신의 품에 받아주시고
그에게 안식을 주소서. 아멘.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아셀라 2008.12.24 18:30:03
    프란치스코 수사님 주님의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에 고이 잠 드소서..아멘..!
  • ?
    홈페이지 최부득 바오로 2008.12.24 18:30:03
    지난 오월 한국에 들렀을 때 한참이나 야위신 수사님을 뵈었습니다. 주님의 사랑이 가득 담긴 평화로움이 수사님의 맑은 영혼과 함께 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중국 상해에서 최부득 바오로
  • ?
    홈페이지 마술가게 2008.12.24 18:30:03
    박프란치스꼬 형제님의 생전 모습이 생생하네요.
    평안하시길 빕니다.
  • ?
    홈페이지 헬레나ofs 2008.12.24 18:30:03
    하느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평안히 쉬시기를...
  • ?
    홈페이지 copaolo 2008.12.24 18:30:03
    사실적이고 질박하게 그려주신,
    박 프란치스코 형제님의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모습,
    감동적이었습니다.
  • ?
    홈페이지 소화 2008.12.24 18:30:03
    신부님 고별사에 가슴이 메입니다..
    주님! 당신의 프란치스코 수사님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 ?
    홈페이지 해밀 2008.12.24 18:30:03
    온 마음으로 고인을 위해 기도 드립니다.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70 중세 기행(1) : 독일 푸거(Fugger) 집안 중세 기행 : 독일 푸거(Fugger) 집안   요즘 중세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의 중세 서양사 교육은 보수 성향의 개신교 관점의 역사... file 이종한요한 2014.10.24 2808
669 여름과 가을 사이 여름과 가을 사이 사람의 삶은 존재의 어둠을 헤쳐 가는 긴 여로이다. 한 여름 불볕태양이 주는 건 아픔이다. 과육에 단맛이 되는 건   그 아픔이 있기 때문이... 이마르첼리노M 2014.10.22 1528
668 커피나무를 바라봄 2 *이글은(커피나무를 바라봄1~4)   제가 유기서원기때 성 보나벤뚜라의   &quot;신비의 포도나무&quot;라는 묵상집을 읽고   저도 힌트를 얻어 그리스도에   대해... 일어나는불꽃 2014.10.20 1934
667 프란치스코 관상을 접하며! 고계영 신부님의 논문을 찬찬히 읽으며 깊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교회 안에서 전해져 오는 모든 신비체험과 관상 중 가장 탁월하군요.  오늘 읽은 대목에서는... 프리지아 2014.10.17 1744
666 커피나무를 바라봄 1 *이글은(커피나무를 바라봄1~4)    제가 유기서원기때 성 보나벤뚜라의   &quot;신비의 포도나무&quot;라는 묵상집을 읽고   저도 힌트를 얻어 그리스도에   대... 일어나는불꽃 2014.10.11 1813
665 가을에 만납시다. 가을에 만납시다. 귀뚜라미 풀벌레 소리가 가을이라고 노래한다. 올 여름엔 배고픔 못지 않게 가을의 굶주림이 절박했었다. 들녘엔 벼이삭들이 고개를 숙이고... 이마르첼리노M 2014.10.09 1813
664 종교간의대화 T.그리스도의평화 전 이번 가정방문(휴가)때 비슬산 자락에 있는 법왕사라고하는곳에 다녀왔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에서 백고좌대설법회가 있어서 였습니다. 약100... 일어나는불꽃 2014.09.29 1561
663 동식물 축복식에 초대합니다. 평화와 선   피조물을 너무도 사랑한 프란치스코. 피조물을 사다리 삼아 하느님께로 올라간 프란치스코.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의 모든 작품들을 형제로 ... 김레오나르도 2014.09.23 1507
662 성숙한 염원 성숙한 염원 큰 나무에 있어서는 부분이 문제되지 않기에 커다란 뜻과 커다란 사랑에선 지엽이란 스치고 지나가는 것 인간적이며 전인적인 진실의 모든 발성 찾... 이마르첼리노M 2014.09.21 1194
661 생명을 주는 믿음 생명을 주는 믿음 사랑에는 무게로 인한 부담이 없다. 자유의 깃털은 무게를 느끼지 않는다. 우리가 십자가에서 일어난 예수님의 자기 헌신에 주목하면 할수록 ... 이마르첼리노M 2014.09.19 1499
660 작은형제회 형제님 반갑습니다. 저는...잠재론적인 구마자입니다..........................헤어나려고..발버둥치고.있습니다. 엊그제는 충북진천2014,9,13 토요일 배티성지,은총의밤까지 가서 ... 信念의徐 2014.09.14 1747
659 영광 교황님을 만나뵙고 악수하고 인사하고 대화를 나누는것도 영광스러운 일이나 그보다 더  영광스러운 것은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의뜻을  실천하였을때가 더 영광... 일어나는불꽃 2014.09.06 1279
658 또다른 자유를 향하여 또 다른 자유를 향하여 정직하게 말하는 것처럼 어려운 화술은 없다. 참말일수록 겉으로 드러내기까지 거부반응이 가로막는 일은 어인 까닭일까, 살고 있으면서... 이마르첼리노M 2014.09.01 1620
657 진실? 진리?  오늘부터 형제들이 광화문에서 단식을 시작한다.  진실을 희망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자.  그 고통에 함께 하면서, 진실을 위한 그 목소리에 함께 하는 것... 김명겸요한 2014.08.25 2005
656 새로운 교황 1176화 | 2014년 08월 13일 방송 | 지식채널e Thomo 2014.08.24 1617
Board Pagination ‹ Prev 1 ...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