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5.05.01 11:55

엄마의 달, 5월이면...

조회 수 138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선

 

  화창한 5월이면 뇌리에 떠지는 것들이 많다.  특히 엄마와 관련된...

1년 열 두달에 어쩌면 이렇듯 따뜻하고 폭은하며 화창한 5월을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셨을꼬!

 

  곧 있으면 하이얀 아까시아 꽃이 온 천지에 반발해 그야말로 코끝 향기가 절로 그윽할 터.

아마도 대부분 "고향 땅이 여기서 몇 리나 되나..."하는 동요를 입가에 되뇌이면서 향수에 대한 그리움을

한 두번쯤은 흥얼거렸을 싶은 그런 달이기도 한 5월일 게다.

 

  6년(중∼고교 시절)간 전차를 타기 위해 흑석동에서 한강변 고개길을 넘어 노량진역으로 매일 학교를 오가며,

특히 5월의 그 아까시아 진한 향기가 지금도 온 누리에 번져 올 것만 같다.

그리고 그 길에 이어서 동작동 마을에서부터 한강대교를 건너 용산까지 걸어서 출퇴근 하시던

엄마의 단아한 모습이 그림처럼 그려진다.  예부터 있었을 아까시아 향기에 취해 엄마도 5월의 그 고갯길을 오가셨을 테고, 우리 가족과 두 형제를 위해서 심신의 고달픔도 잊으신 채 그렇듯 멀고 먼 길(족히12∼15Km 정도는 되었을싶은)을 걸으셨을 터이다. 

  아마도 얼음이 꽝꽝 얼어붙은 겨울이면,

그 넓은 한강 백사장을 거쳐 두터이 얼어버린 한강으로 도강을 하셨을 테니, 평소보다 훨 짧은 거리가 되어 다소 발걸음이 가벼우셨으리라.

        *   *   *

 

  5월에 관한 좀 다른 추억이지만,

1985년 5월∼6월, 꼬박 두 달 동안엔 프란치스코 성인의 고향인 아씨시(Assisi)에 체류하고 있었다.

6년마다 열리는 '작은형제회 성령 강림 총회'에 어줍짢은 내가 오세아니아 1인 대표로 참석한 것이니,

하느님 빽이 아니고서야 어찌 그런 일이 내게 주어진 것일까!

  암튼 5월 초가 되면 그 아씨시의 뽀르치웅꼴라 수도원을 잊을 수가 없다. 

  7∼8백년 이상이나 되는 고도시의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평화롭고 자그마한 아름다운 도시!  시가지

사이사이로 펼쳐진 푸르고 넓은 평원에 부드러운 5월의 바람에 하늘거리며 노랗고 하이얀, 그리고 빨알간

'들양귀비?'가 지천으로 피어있어, 절로 하느님의 품이 가슴에 와 닿는 그런 아름답고 부드러운 작품을...화가는 아니더라도 어찌 상기하지 않을 수 있으랴!

 

  그런 와중에 음식이 통 입에 맞지않아 식당에서 나오는 이태리 음식은 대충 건너뛰고, 쉬는 시간이면

밖에 나가 체리며 빠나나...등의 과일을 사먹곤 하며 버티었으니, 아무리 좋다는 환경이어도 고향 생각이 절로

날 수 밖에 없는 절박한 두 달이었다.  정원에 소복히 자라고 있는 클로바가 눈에 들어와 향수를 달래며 자세히 들여다 보니, 네 잎 클로바가 얼마나 많던지!  어쩌면 내 존재 자체가 행운이었음에도, 그 땐 눈에 잘 뛰는 네 잎

클로바 만이 행운이고 싶은 마음이었으니...그렇게 향수를 달랬다고나 할지!

  아씨시의 맑고 푸른 하늘이, 매년 5월이면 이렇게 오버 랲 되는 것이다. 

    *   *   *

 

  또 이렇듯 5월이면 무엇보다도 내 마음과 가슴엔 하늘 엄마(성모님과 하늘에 계신 내 엄마)가 파아란 하늘과

민들레 씨처럼 하늘거리며 날아 와 앉는다.

  여한없이 듬뿍 받고 자랐으며 지내고 있는 하늘 엄마의 사랑이, 이렇듯 아까시아 향기처럼 온 누리에

번지노라면 여전히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가시지 않은 채 사쁜히 내려와 앉는다.    

  

  "성모 성월이여!...5월은 성모님의 달...제일 좋은 시절..."

  성모님의 작은 상본을 들여다 보며 성가를 부르노라면, 행복에 겨운 눈물 방울이 그냥 맺히는 것이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7 소풍같은 성지순례길 T 평화와 자비   금년 말까지 주어진 '안식년'을 기해 참으로 많은 국내 성지순례를 다녔다. 지금까지는 주로 멀지않은 경기도 일대를 순례하여지만, 얼마 전... 김맛세오 2016.10.06 1417
96 강 따라 걸으면서...(2) T 평화와 자비 비가 오는 창 밖을 물끄럼히 내다보노라니 떨어지는 낙숫물처럼 상큼하게 떠오르는 가까운 추억들...  며칠 전 저희 5명의 형제들이 걸었던 ... 김맛세오 2016.05.03 1416
95 어김없이 봄이 오고있음을... T 온 누리에 평화가 오기를...   가끔 가슴이 먹먹해지면,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란 싯귀절이 떠오른다.   지금 한창 열기가 더해가는 평창 올... 김맛세오 2018.02.12 1395
94 흠영(欽英)의 성지순례 길 T 평화와 선   참으로 무던히도 많이 다녀 본 국내 성지순례 길이었다.   그렇게 2016년 나의 '안식년'과 더불어, 1년이란 짧고도 긴 시간들이 지나 어느덧 ... 김맛세오 2016.12.02 1394
93 연민이란 인간(관계)을 잘 이어주는 다리 T 평화와 자비   지난 해, 교황님이 강조하신 '자비'의 의미가 무엇인지 곰곰 생각해 봅니다.   어느 유명한 절 앞,커다란 바위에다 새겨놓은 '자비무적(慈悲... 김맛세오 2017.01.17 1388
92 마(魔)에 시달리는 어느 자매 이야기 T 온 누리에 평화가...   한 생을 지내면서 어느 경우엔 참으로 신비로운 만남도 다 있으니, 오늘 올리고자 하는 경험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역시 2012... 김맛세오 2018.01.09 1386
91 달마사의 불자들 가끔 가는 현충원엔 '지장사'란 오래된 절이 있고, 그 넘어 흑석 3동의 산 꼭대기에 '달마사'가 있다. 지장사는 초교 1년생들이 으례히 가는 소풍 장소로서, 당시... 김맛세오 2019.06.21 1385
» 엄마의 달, 5월이면... T 평화와 선     화창한 5월이면 뇌리에 떠지는 것들이 많다.  특히 엄마와 관련된... 1년 열 두달에 어쩌면 이렇듯 따뜻하고 폭은하며 화창한 5월을 하느님께... 김맛세오 2015.05.01 1380
89 올레길에서의 인연...^^ T 온 누리에 평화   걷기피정을 작정하고 지난 5월 26일∼6월 2일까지의 제주 올레길을 택한 일은 내 인생여정에서 참으로 잘 했다 싶어 조금도 후회가 없다. ... 김맛세오 2015.06.08 1378
88 하이얀 목련(木蓮) T 온 누리에 평화 봄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어제 오늘 거리에 비가 내리듯 이 가슴, 아니 우리 모두의 가슴마다 슬픔이 내린다. 불과 얼마 전 따스했던 봄날... 김맛세오 2014.04.28 1365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