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46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어릴 적부터 강아지나 개를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오죽하면 멋모르고 어른들을 따라 잘 먹던 보신탕을
수도원에 입회한 이후 절대로 입에도 안대었을 정도니 말입니다.

인왕산 산책길에 오며가며 꼭 두 번씩은 만나는
잘생긴 진도개가 있습니다.
예전에 성거산에서 함께 잘 지냈던 영리한 '진순이'
- 아랫 마을 개들에게 물어뜯긴 우리 집 염소 사건으로 나의
호된 질책을 받고는 며칠간 곡기마저 끊었던- 를 닮아선지
더욱 호감이 가, 그냥 지나치지를 못하고 꼭 몇 마디 말을 건네는데
요놈이 벌써 몇달째 얼굴은커녕 전혀 눈도 맞추지 않는
무심한 표정인거 있지요.
그런데 며칠 전, 어느 아가씨가 지나치다 아는 채를 하니
꼬리를 치며 반색을 하는 게 아닙니까.
물어보니 그 개와는 낯선 처지라나요.
그렇다면 저 개가 사람 차별을 하는 게 여실한 겁니다.

그 후 마침 집문깐에서 청소를 하는 주인 아저씨를 만나
그간의 자초지정을 이야기하며 '미래'라는 이름도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에 '미래'와 사귀기 위해 맛난 멸치를 한옹큼 가져 갔더랬지요.
제 이름도 불러주겠다 맛난 멸치도 주겠다...조금 꼬리를 쳐,
머리를 쓰다듬어 줄 수가 있었으니
사귐의 진전이 있는 게 분명합니다.

때로는 정원에서 일을 하다보면
이름모를 새들이 내려다 보며 아는 척을 합니다.
그 흔한 참새일지라도 곁에서 짹짹거리면
세상이라는 공간이 더없이 훈훈해집니다.

만일 나무나 새, 고양이나 개들...이 전혀 없는
사람들 만의 세상이라면 얼마나 삭막한 세상이겠습니까.
한 마리 참새의 짹짹임조차도 얼마나 소중한 삶의 동반인지...
프란치스코 성인이 건성으로 형제 자매라 부르지 않은 건,
더불어 살아감이 얼마나 평화로운 세상인지를
진작부터 깨닫게 하신 소치가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들 곤 합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07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2)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2)초등학교 1~2학년 시절, 어느 봄날의 토요일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저 멀리 5~6학년 형... 고파울로 2024.03.13 61
506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1) 황금빛 노란색 뱀 이야기 (1)2021년 9월 어느 날 깊은 밤, 사람 몸처럼 굵은 뱀이 내 몸이 닿지 않게 몸 전체를 나선형 스프링처럼 휘감고 있는 꿈을 꾸었다. 얼... 고파울로 2024.03.07 112
505 "이 성전을 허물어라" 1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1코린 3,17). 고요의 신비 속에서 뱀의 형상이 부서지며 트라우마가 사라진다. 깊은 신비의 부드러움 속에서 죽음의 형... 고파울로 2024.03.03 60
504 사랑의 무지개 사랑의 무지개"무지개를 구름 사이에 둘 것이니, 이것이 ... 계약의 표징이 될 것이다"(창세 9,13).0.01 그램 같은미미한 사랑이라 할지라도실천하기만 하면그 사... 고파울로 2024.02.18 69
503 <재의 수요일> &lt;재의 수요일&gt;&quot;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quot;(2,13).          1이마에 재를 받으며마음에도 받는다.부드럽고 고운 재를 얹으며말씀의 재로내 마음의 바리사이... 고파울로 2024.02.14 75
502 나의 절친, 인왕산  T 나의 절친, 인왕산     점심 후 식곤증이 몰려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늘 오르던 인왕산길을 걷는다.   어릴적 동지기(현충원)가 늘 향수처럼 그려진다면, 인... 김맛세오 2023.12.22 77
501 "두려워말라. 용기를 가져라!" T 평화와 선    내 초교 동창중에 한ᆢ란 녀석이 있다.  요즘 유명 배우로서 잘 나가는 한ᆢ의 아버지이기도.  평소 동창 카톡방에 폰 사진이나 글을 얼마나 재밋게... 김맛세오 2022.01.05 784
500 적선, 자선, 아님 연민으로...? 평화와 선     우리 동네 관할 구역내, 소공동 주민센터 주변에서 일을 해온지도 어언 3년이나 되어간다.  시작한 처음에는 주변에서 사회적 허드레일을 왜 하려... 김맛세오 2021.12.06 551
499 달마사에서 내려다 본 정경 T 평화와 선     원래는 오랫만에 현충원엘 가려고 나섰는데, 코로나로 인해 출입 금지였다.  이왕 나선김에 현충원에는 못들어가더라도 방향을 바꾸어 달마사 쪽... 김맛세오 2021.09.24 593
498 아끼어 온 바이올렡의 교훈 T 평화를 빌며...     작년 리모델링을 하면서 한 층을 더 올린 5층엔 빈 공간이 많아, 그냥 썰렁하게 놓아 두느니 햇볕 잘 드는 창가 쪽으로 화분들을 키우면 좋... 김맛세오 2021.07.28 684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