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2.06.06 10:27

아일랜드 젊은 엄마

조회 수 244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 선

늘 잊혀지지 않는 만남 중의 하나가 있습니다.
그 아이리쉬 아이들 엄마를 떠올리면
길가는 "나그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아마도 1987년도였을 겁니다.
공부가 다 끝나 아일랜드로 건너가 카푸친 수도회 소속
북쪽 바닷가에 위치한 아름다운 피정집에서 머물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한 형제의 지인 집에 장례가 생겨 차로 몇 시간 걸리는
먼 곳을 여행했어야 했는데, 중간에 형제가 알고 지내는 어느 가정집에
인사차 방문을 했지요.
올망졸망 여러 꼬맹이들의 낯선 이방인에 대한
호기어린 눈망울들 하며 아빠는 일터로 나간 모양인지
엄마와 애들의 모습이며 집 안 살림이 일견으로도
가난이 쫄쫄흐르는 넉넉지 않은 형편인 듯 싶었습니다.

그 집에서 차 한 잔 얻어 마시고는
다시 여행길을 재촉해야 했는데, 형제가 봉투 하나를
내게 건네주는 겁니다. "이것이 뭐지요?" 물으니,
"애들 엄마가 형제의 여행비에 보태 쓰라고 주었기에
꼭 형제가 받아써야한다"는 것이겠죠.
가난한 살림임에도 그 봉투엔 적지않은 여비가 담겨 있었습니다.
아일랜드에서는 전통적인 가톨릭 풍습으로 수도자나 성직자,
또는 순례자에게 '도네이션(봉헌)'의 뜻으로 그렇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불자들이 행하는 '보시'의 의미와도 같은 것.

그곳에서 여행을 하면서 위와 유사한 경험들을 여러번 겪기도
하였으니, 음식점에서 어느 낯선 분이 우리의 식대를 말없이 지불
했는가 하면, 대중 교통 차비조차도 안받는 경우가 종종 있었답니다.

어쨌던 그 가난한 집 엄마의 도네이션은 몇 십년이 흐른
지금에도 기도를 통해 잊을 수가 없으니, 도네이션과 기도의 끈이
가히 시간을 초월해 유효하고도 남음이 있으니, 참...!!!

또 단 두번 밖에 만나지 않은 'Mary O'Brien(마리아 브라이언)
자매님은 가끔 루루드 순례를 가시거나 연중 세 번 정도는 꼭 카드를
보내주시면서 미사와 기도중에 기억하신다니...
어찌 탄복할 분들이 아니겠습니까.

지나간 작고도 큰 일에
늘 감사와 기도를 게을리 하지 않을 수 없으니,
이 또한 삶의 훈훈한 은총의 끈이 아니겠습니까.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7 연약함과 십자가 T 평화가 강물처럼 공사가 한창 마무리 단계에 있는 이곳, 비는 별로 달갑지 않은 손님이다. 그런데 오늘은 아침부터 철철 내리는 빗소리...! 농사짓는 분들에겐 ... 1 2008.06.05 1666
406 퐁퐁 샘솟는 연못 T 평화가 샘물처럼... 요즘 성거산엔 리모델링 작업으로 무척 조용하던 주변이 어수선하기 짝이 없고, 덩달아 해야할 일이 많아 코눈 바꿔 뜰 새가 없다. 그런던... 1 2008.06.22 1652
405 늘 하늘 엄마께 감사를...! T 평화와 선. 며칠 전 카메라가 고장이 나 마침 휴일을 택해 남대문 수리점엘 갔었다. 그런데 처음 수리비가 6-7만원이라 안도했었는데 내 분수엔 맞지 않는 거금... 1 2008.06.27 1862
404 성거산 다람쥐 T 온 누리에 평화가. 손자 사랑이 많으셨던 할아버지는 가끔 쳇바퀴 돌리는 다람쥐를 사다 주시곤 하셨다. 신나게 쳇바퀴를 돌리는 다람쥐를 보노라면 어린 눈에 ... 1 2008.06.29 1898
403 자연과 인간의 기막힌 조화 T 평화와 선 참으로 오랫만에 컴 앞에 앉아 본다. 그동안 지난 3월 8일부터 시작한 공사로 정말 공사다망했거니와 낡은 콤퓨터가 시도 때도 없이 고장을 일으켰으... 3 2008.09.05 1807
402 구절초의 계절이 돌아 왔군요! T 평화가 강물처럼... 어제, 서울 제기동에서의 지역회의가 있어 모처럼의 외출을 하고 새까만 밤에 돌아왔다. 날씨가 흐려서 걸어 올라오는 길이 매우 깜깜했지... 2008.09.25 1645
401 사랑스런 물매화꽃 T 온누리에 평화가... 갑짜기 기온이 뚝 떨어져 온 천지가 냉냉하다. 덕분에 늦더위가 계속이라던 아우성도 쑥 들어가버리고 성큼 가을이 짙어감을... 방에서 서... 2008.09.27 2408
400 소화(小花) 데레사 성녀를 생각하며... T 온누리에 평화가. "작은 꽃"이란 별명이 붙을만큼, 하느님께 당신의 어린이같은 작은 영성을 꽃피우셨던 성녀, 생각만해도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고 예쁘셨을꼬... 2008.10.01 1943
399 워싱톤 자매님 T 성 프란치스코의 평화 그리고 선. 요즘 며칠간 즐거운 비명 속에 지냈다고 할까. 그제 2일 저녁엔, 요한이 엄마와 세레나 자매님이 내 생일 전야제를 마련해 주... 2008.10.04 1694
398 바보 有感 바보는 바보다. 내가 보매, 암만 생각해도 예수는 바보다. 그는 그렇게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대제사장 앞에서, 빌라도 앞에서 그는 챤스가 많았다. 근데, 그는... idiot 2008.10.04 1751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