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492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

세상에 잡초가 어디에 있습니까.
인간의 이기에 의해서 풀과 잡초를 나누는 이분법의 잣대가
저로서는 별로 탐탁치 않습니다만,
잔디를 가꾸려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다른 풀들을 뽑아야 하는
그래서 뽑히는 풀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잔디를 키워 정갈한 정원을 가꾸려는 목적이 있기에,
잔디와 다른 풀들을 그대로 방치해두었다가는
이내 약한 잔디는 사라지고 풀만 무성하여
정원의 꼴은 도깨비처럼 볼상 사나와지게 마련이니,
정원을 대할 때마다 늘 갈등의 소지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쩌겠습니까.
시간만 나면 늘 꼬부리고 앉아 잔디 외에
다른 풀들을 뽑아야 하는...그 넓디 넓은 성거산의 잔디밭을
관리해야 했던 엊그제 일들이 새삼스러워집니다.
뚜렷한 답이 없지만,
이렇듯 풀을 뽑으면서 감사해야 할 일들이 참 많습니다.
풀들이 잘 자랄 수 있어 사막이 아닌
기름진 흙과 땅이어서 감사드리고
잔디를 가꾸려 애를 쓰며 노동을 할 수 있는
시간에 건강한 몸과 마음을 주신 것에 얼마나 감사드리는지...
또 태양을 가리려 온통 얼굴마저 가리려는 여인네들이나
박쥐나 두더지처럼 어둠 속에 같혀 지낼 수 밖에 없는
육체적 정신적 환자들에 비하면,
싱그러운 나무 벗들과 함께
온 몸으로 받는 밝은 햇빛에 노출된 건강한 육체에
얼마나 감사하는지...!

예전에 성프란치스꼬를 닮으려 그렇게 살려했던
이세종이라는 목사님은 그랬다지요.
농사를 지으면서 일꾼들이 김을 맬 때면
뽑혀진 풀들의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미안한 맘이 앞서
뒤꽁무니를 따라서 열심히 다시 심어주곤 했다는...

인생을 이렇게 혹은 저렇게 살아야 한다는 정답이 없듯이
다만 마음의 평화나 평정을 간직하려면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나 상황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것 밖에...별 도리가 있겠습니까.
안그러면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앞에
만족할 수 없어 찡그리며 지내야 하니까요.

잔디에 풀을 매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자주하게 됩니다.
  • 데오필라 2012.05.22 16:03
    항상 감사하며 사는 행복한 사람이기를 늘 바라고 있습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7 작은 인연들이 있어 행복한...! T 평화를 빕니다.   며칠 전 세종로 본당 신자들 세 집에서 저녘 식사에 초대를 해주셨다.   한 집에 한 두가지씩 준비해 오신 음식- 조기 구이, 오리고기 수... 1 김맛세오 2015.12.08 1482
406 '올리바' 녀석이 벌써 결혼을 하다니...! T 평화를 빌며.   오랜 세월 알고 지내는 올리바라는 아이가 지난 주일, 수도원 성당에서 혼인을 하였다.   올리바의 부모님을 알고 지낸지는 -아이 아빠가... 김맛세오 2015.12.01 1576
405 참으로 좋은 침묵의 시간들...! T 평화를 빌며...   말, 말, 말...말이 많은 이 세상에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말은 얼마나 될까?    평소 자연적으로 절제된 말의 분위기<침묵> 속에서 지... 김맛세오 2015.11.23 1453
404 여유로운 삶의 주거 공간 T 평화를 빕니다.   언뜻 내 삶의 언저리를 눈여겨 보며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사실 일반인들의 주택이나 아파트에 비하면 내 방은 코딱지만한 좁은 공간... 김맛세오 2015.10.20 1497
403 작은 정원에서의 사색 T 평화를 빌며...   작은 정원이라 하지만, 손바닥만 하지도 않을 뿐더러 서울에서도 중심지에 속한 '정동'이라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니, 결코 작은 면적은 아닌... 김맛세오 2015.10.12 1515
402 성인 유해, 유품 이야기 T 평화와 선   오늘 아침 식탁에서 성인들의 유해, 유품 이야기가 회자되었다.   웬고하니 전례를 맡은 형제들이, 김대건 신부님의 유해라면서 성광에 모셔놓... 김맛세오 2015.09.15 1826
401 '무지하면 용감하다' 했던가? T 평화와 선   2015년도의 전반기를 반추해 보면, 지난 5월 30일-6월 7일까지의 제주도 올레길 피정이 단연 1위란 생각이 드니 그마만큼 진한 추억으로 남아... 김맛세오 2015.09.01 1653
400 어쩔 수 없는 애증(愛憎)의 관계일런가? T 평화와 선   평소에 늘 평화와 선을 지향한다 하면서도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사랑과 미움의 관계가 얼키고 설킨 실타래처럼 꼬여 있음을 알게 된다. ... 김맛세오 2015.08.11 1810
399 포르치운쿨라 행진 마지막 날 소식 나눔 순례목적ᆢ기억과 회개 순례구간ᆢ덕산공소에서 성심원 마지막 미사를 드리고 있다. 덕산공소 신자들이 새벽같이 일어나 우리 일행의 아침과 ... 1 file 홈지기 2015.08.02 2076
398 포르치운쿨라 행진 15일째 소식 나눔 순례목적ᆢ기억과 회개 구간거리ᆢ궁항 마을회관~ 덕산공소(20km) 이스라엘 광야 여정이 지금 우리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모압 벌판에서 가나안 땅을 바라보... 1 file 홈지기 2015.08.01 2119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