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466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

세상에 잡초가 어디에 있습니까.
인간의 이기에 의해서 풀과 잡초를 나누는 이분법의 잣대가
저로서는 별로 탐탁치 않습니다만,
잔디를 가꾸려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다른 풀들을 뽑아야 하는
그래서 뽑히는 풀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잔디를 키워 정갈한 정원을 가꾸려는 목적이 있기에,
잔디와 다른 풀들을 그대로 방치해두었다가는
이내 약한 잔디는 사라지고 풀만 무성하여
정원의 꼴은 도깨비처럼 볼상 사나와지게 마련이니,
정원을 대할 때마다 늘 갈등의 소지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쩌겠습니까.
시간만 나면 늘 꼬부리고 앉아 잔디 외에
다른 풀들을 뽑아야 하는...그 넓디 넓은 성거산의 잔디밭을
관리해야 했던 엊그제 일들이 새삼스러워집니다.
뚜렷한 답이 없지만,
이렇듯 풀을 뽑으면서 감사해야 할 일들이 참 많습니다.
풀들이 잘 자랄 수 있어 사막이 아닌
기름진 흙과 땅이어서 감사드리고
잔디를 가꾸려 애를 쓰며 노동을 할 수 있는
시간에 건강한 몸과 마음을 주신 것에 얼마나 감사드리는지...
또 태양을 가리려 온통 얼굴마저 가리려는 여인네들이나
박쥐나 두더지처럼 어둠 속에 같혀 지낼 수 밖에 없는
육체적 정신적 환자들에 비하면,
싱그러운 나무 벗들과 함께
온 몸으로 받는 밝은 햇빛에 노출된 건강한 육체에
얼마나 감사하는지...!

예전에 성프란치스꼬를 닮으려 그렇게 살려했던
이세종이라는 목사님은 그랬다지요.
농사를 지으면서 일꾼들이 김을 맬 때면
뽑혀진 풀들의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미안한 맘이 앞서
뒤꽁무니를 따라서 열심히 다시 심어주곤 했다는...

인생을 이렇게 혹은 저렇게 살아야 한다는 정답이 없듯이
다만 마음의 평화나 평정을 간직하려면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나 상황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것 밖에...별 도리가 있겠습니까.
안그러면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앞에
만족할 수 없어 찡그리며 지내야 하니까요.

잔디에 풀을 매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자주하게 됩니다.
  • 데오필라 2012.05.22 16:03
    항상 감사하며 사는 행복한 사람이기를 늘 바라고 있습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5 오묘한 자연의 신비 (3) - 말벌 T 평화와 선   "에∼효!  무서운 녀석들!"   말벌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위와같은 섬찍한 말을 되뇌이게 됩니다. 왜냐구요?  역시 성거산에서 지내을 때의 일... 김맛세오 2015.02.02 1485
404 소나무 사잇길(Pine Lane) T 평화와 자비   지난 세월 중에서 작건 크건 잊을 수 없는 일들이 참으로 많다.   특히 남보다 지난 추억들을 유달리 많이 기억하고 있어, 회자에 떠올리는 ... 김맛세오 2016.06.06 1490
403 "육지 것들...!" (올레길에서의 느낌) T 평화와 선   우선 제주 사람들을 폄하하려고 이 글을 올리는 게 아님을...     애초에 피정 목적으로 '평화'에 목적을 두고 걷기피정을 시작하였다. 계란... 김맛세오 2015.06.15 1491
402 올레길에서의 바닷 '게'와 정원에서 만난 '족제비' T 평화와 선     "얘(게)야, 어디라고 겁도 없이 땡볕에 여기 나와 있는 거니?"     해녀 아줌마, 할머니들과 헤어진 직후 화순이라는 마을을 향해 땡볕 속 ... 2 김맛세오 2015.07.05 1496
401 작은 정원에서의 사색 T 평화를 빌며...   작은 정원이라 하지만, 손바닥만 하지도 않을 뿐더러 서울에서도 중심지에 속한 '정동'이라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니, 결코 작은 면적은 아닌... 김맛세오 2015.10.12 1497
400 '만주벌판....'과는 전혀 다른 좋은 추억들 T 온 누리에 평화     공부들 하시느라 어려웠던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니, 잊혀졌던 그 반대의 옛 일들이 하나 둘 떠오릅니다.     초등학교 6학년... 김맛세오 2015.03.09 1497
399 내 인생의 소중한 인연들 T 온 누리에 평화   아마도 살아가면서 인간관계나 하는 일에 있어서 많이 회자되는 것 중의 하나가  인연(因緣)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애초에 불교에... 김맛세오 2014.12.16 1498
398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 T 평화와 자비   사순시기도 어느덧 중반을 지나고 있습니다.   2월의 끝자락인 어제, 함박눈이 내려 소복히 쌓였지요.  아쉽게도 금방 녹아버렸지만...! ... 1 김맛세오 2016.02.29 1499
397 여주에로의 하루 순례여정 T 평화와 자비   지도를 보니 여주라는 곳은, 고속뻐스나 직행으로 가면 얼마 걸리지 않겠지만, 양평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어서, 그렇다면 양평까지 지하철... 김맛세오 2016.08.22 1501
396 매일이 어제만 같아라! T 평화를 빌며.   어제는 참으로 기분 짱인 날이었습니다. 대전 대흥동 주교좌 성당에서 우리 형제들 3명(사제2/ 부제1)이 서품을 받았거던요.   원래 저는 ... 김맛세오 2015.01.13 1509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