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960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누리에 평화...

인생의 좌우명처럼 늘 가슴에 와 닿는 아래의 귀절:

"생래일진청풍기(生來一陳淸風起)
(태어남은 한 줄기 맑은 바람이 이는 것)
멸거징담월영심(滅去澄潭月影沈)
(죽음이란 달 그림자가 못에 잠기는 것)

오늘따라 한창 자고 있을 시간에 눈이 떠지자 마자
위 귀절이 갑짜기 마음에 다가오는 이유는 뭘까?

* * *

며칠사이 몸이 몹시 아팠다.
아마도 풀이 나기 시작한 봄부터 풀뽑기 작업에
너무 무리를 해선지 살살 아파오던 허리의 통증으로
급기야는 참기 어려운 상황까지 온 것.

정형외가엘 가 보았지만 물리치료와 쉬는 방법 외엔
별 뾰족한 수가 없단다.
마침 사혈 전문가인 재속회 형제님이 이런 상황을 알고는
생전에 안해보던 부황까지 떴으니...시간 반 동안에 나온
놀랄 정도의 검붉은 어혈의 양!

간밤,
꿈 속에 말없이 나타나셨다간 사라지신 엄마의 모습!
늘 꿈 속에선 오랫만에 뵙는 엄마였고 그렇게 만난 엄마의 안부가
무척 궁금했지만,
한동안 그렇게 곁에 계신 것만으로도 꿈이었지만 넘 좋았다.

며칠 전,
연못의 비단 잉어 4마리중 1마리가 한동안 먹이도 안 먹고
시름시름하더니 끝내는 영면하고야 말았다.
평균 수명 70년은 산다는 비단 잉어라는데...그 녀석의 몸 길이가
50cm 정도는 되어 보였고, 작년에 심은 매실 묘목 밑에
고이 묻어 주었다.

곁을 떠난 비단 잉어를 대하면서,
평생 함께 살리란 큰 기대감에서였는지 그만큼 실망과 슴픔도 컸다.
한 형제가 늘 "그러게 기대를 하지 말라니까요!"라고 한 말대로,
고기가 놀던 연못을 보면서 투영된 내 자신을 읽게 된다.

그래, 기대감이 없으면 실망할 것도 없고
삶과 죽음이 스치는 바람이나 물에 비치는 달 그림자처럼
초연해 질 수 있는 것임을...

언젠가 멀지않은 내 인생도 그러하리라.

비단 잉어의 죽음과 꿈 속에 나타나신 엄마!
어쩌면 내 미래의 생(生)과 사(死)가 어떠해야 하리라는
암시를 주고도 충분하리란 느낌이 들어
오히려 썩 기분이 좋아지는 거다.
  • 소혜 2011.06.28 18:57
    수사님 얼른 완쾌되시기를요._()_
  • 2011.06.28 18:57
    T 오랫만이군요...감사!!! 한여름 잘 지내시길 빕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77 아카시아 향기와 엄마 T 평화와 선 아카시아 향기가 온 누리에 진동하는 이맘때면, 이 향기처럼 엄마에 대한 추억이 더욱 짙어진다. 엄마는 우리 형제의 교육, 그리고 어려운 가정 살림... 김맛세오 2019.06.21 991
476 광화문 문화 예술 축제 마당을 지나치면서... T 온 누리에 평화   오전 재속회 월례회를 마치고, 여유로워진 오후에는 산책을 나갔다.   그런데 이번엔 늘상 택했던 인왕산 길이 아닌 시청 앞- 광화문- 경... 김맛세오 2017.10.09 1045
475 사진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 T 평화를 빌며...   꼽아보면 사진찍기를 좋아해 취미로 찍어온지 어림잡아 25년 이상 되었으니, 적은 세월은 아니리라.   아마도 처음 사진을 대한 것은... 김맛세오 2018.11.19 1045
474 어쩜 애기가 고로콤 귀여울꼬! T 평화와 선   공덕역에서였다.  바쁜 출근 길이라 너나없이 총총걸음으로 발길들을 재촉하고 있는 아침 시간. 마침 젊은 엄마가 애기(겨우 말을 익히고 걸음... 김맛세오 2017.09.25 1061
473 사진 이야기 T 평화가 온 누리에...   사진...하면, 역시 어린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떠오르는 것들이 참으로 많다.   사진기가 매우 귀했던 동작동 어린시절에 우리 집엔 ... 김맛세오 2017.07.18 1071
472 추억 사진 T 온 누리에 평화를...   오랫만에 페북(Face book)을 통해, 바로 밑 사촌 동생이 안부를 묻는 짤막한 글과 함께 가족 사진을 올렸다.  그 녀석 식구들은 흑석... 김맛세오 2017.09.12 1073
471 사랑을 듬뿍 주신 분들 덕분에... T 평화와 선   "난 사랑을 많이 받으며 지내왔다."는 표현을 곧잘 하는데, 실제가 그랬다.   지난 달에 영면하신 막내 숙부님을 비롯하여, 참으로 많은 어른... 김맛세오 2017.11.15 1083
470 평창동 수도원에서의 생활 T 평화와 선 평창동 수도원은 북한산, 보현봉 자락에 위치하여 정동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공기가 맑아 좋은 곳이다. 한가지 예로서- 정동에서 지냈을 땐, 수도... 김맛세오 2019.12.11 1092
469 사실 매화보다 섬진강 물결이... T 평화가 온 누리에...   이맘때면 매화가 피기 시작했을 터인데...콤퓨터에 광양의 매화마을을 처보니, 거의 다 예전에 실은 사진이나 글이어서 올해엔 며칠... 김맛세오 2017.03.27 1095
468 자연의 계절, 인간의 계절 T 온 누리에 평화   어젠 가리봉동 수녀원의 주일 미사에 참례한 후, 가까운 산으로 산행을 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딱히 정해진 산은 없었지만 지하철 노선을... 김맛세오 2017.08.08 1097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