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0.10.23 06:18

가을...!

조회 수 2572 추천 수 0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휘영청 달이 무척 밝은 걸 보니
'한가위' 명절이 지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나 보다.

저렇듯 온 누리에 형광등처럼
달 빛이 밝은 날 밤에는,
한참 취해 있을 3시경인데도
불면의 즐거움에 취해 야밤 산보를 한다.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산토끼가
어슬렁거리는 나의 낌새를 알아 채렸다는 듯,
"안녕, 맛..님!"하며
주변을 맴돌면서 떠날 줄을 모르는 걸 보면
토끼 역시 오랫 동안 무척이나 궁금했던 게다.
"반갑다, 친구야! 그토록이나 오래 보이지 않더니, 뭔 일이 있었니?
널 다시 만나 기쁘구나!"

절기로는 오늘이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
가을이 깊어 질데로 깊어 진거다.
'봄은 볼 게 많아 봄이고, 가을은 갈 데가 많아 가을이라'고 했듯이
조석으로 달라지는 성거산의 단풍 빛갈을 보면,
카메라 하나 만을 달랑 메고
절로 멀고 먼 여행을 떠나고픈 충동이 일어남을...
(하기사 그 좋아하던 카메라 마저도 없는 주제에...ㅋㅋㅋ)
필시 가을은 여행의 계절인가 보다.

암튼 수시로 이곳 뒷산엘 올라보면,
정상에서부터 서서히 물들어 내려가는 단풍의 파노라마가
소나무 군(群)의 곡선을 따라
저 아래 천흥리 저수지와 잘 매취가 되어 한 폭의 수채화같다.
설악산이나 지리산의 웅장하고도 화려한 가을 단풍과는 또 다른
소박 단순한 성거산 고유의 깊어가는 가을이지만 말이다.

한옥 담장 안팍으로
다채로운 빛갈로 곱게 드리운 국화꽃들이
다투어 이 가을을 더욱 곱게 피워내는 걸 보면,
(어느 형제는 장례의 상징꽃으로 여겼는지,
"아니 장례집으로 장식할 겁니까?" 우스게 소리를 했지만)

온갖 벌 나비들이 옹기종기 국화 향기로 모여드는 것처럼,
하느님은 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당신의 향기로 만나게 해 주시니,
성거산의 이 가을만큼 심금을 울리는 것도 드믈다.

달 빛에 어린 내 그림자 또한
영혼을 밝혀주는 영상이련 듯...
곁에서 한참을 떠날 줄 모르며 나를 지켜보는
산토끼 자매의 모습이 여간 귀엽지가 않다.
  • 변마르타 2010.11.02 05:51
    신부님 어제 뵙고 왔습니다.
    앞에 앉아서 밥먹던 자매 생각나세요? ㅋㅋ
    국화 꽃을 보지 못했다고 말씀 드렸던.....
    나중에 저게 국화가 아니고 뭐냐고 하셨을때에도...
    순간 저는 그것이 화분에 담아져 있는걸로만 생각을 했었답니다.
    얼마나..길들여진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를 ...
    어디서든 활짝 핀 노오란 국화꽃이 화분속에서 가득 담겨져 있는것을 보아왔던 때문이었겠죠? ㅎㅎ
    그것이 노란 국화였기 때문에 더 그랬나봐요.
    보라색이나 노랑주황 섞여 있는 국화였으면 덜 그랬을텐데요..ㅎㅎ

    어제 힘드셨죠?
    친절하게 산등성이까지 안내해 주시고 함께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2010.11.02 05:51
    T 10월의 마지막...국화의 계절, 가을이 가면 곧 겨울이 오겠네요. 눈꽃 또한
    장관이려니, 그렇게 각 계절을 통해서도 하느님을 찬미하는 거지요.
  • tripina 2010.11.02 05:51
    글을 통해서 본 가을정취가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유유자적함이 마음을 한가롭게 하네요.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87 한사랑공동체 윤석찬 프란치스코 형제님의 신문기사 평화와 선 행려자를 위하여 봉사하고 있는 작은형제회 윤석찬 프란치스코 형제님의 기사를 나눕니다. 기사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file 홈지기 2013.01.30 4441
486 한겨울 개구리라니...!? T 평화와 선. 계곡이라야 비가 많이 올 때나 계곡 구실을 할까? 간헐적으로 어쩌다 물이 고여있는 수도원 옆 계곡. 신기한 것이 다른 계곡엔 빙판이 졌는데도 그... 1 2007.01.25 2331
485 한강의 잃어버린 보석들 T 평화가 강물처럼...   내 고향 '동재기'에서 내려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한강이랍니다. 그리곤 웬지 마음 한구석 허전해지는... ... 김맛세오 2013.04.30 2216
484 한 겨울 이맘때면... T 평화가 강물같이. 나 어릴 땐, 동작동에서 바라다 본 한강이 지금과는 전혀 달랐다. 어쩌면 흘러가버린 과거를 기억하는 건 영영 되돌릴 수 없는 허구일런지도 ... 2 2007.01.31 2370
483 하이얀 목련(木蓮) T 온 누리에 평화 봄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어제 오늘 거리에 비가 내리듯 이 가슴, 아니 우리 모두의 가슴마다 슬픔이 내린다. 불과 얼마 전 따스했던 봄날... 김맛세오 2014.04.28 1365
482 하느님의 촌지(寸志) T 평화와 선   원래 ‘촌지(寸志)’라 함은,「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주는 작은 선물(돈)」의 뜻이 담겨있는 좋은 말이지만, 오늘에 와서는 뇌물의 성격에 가... 김맛세오 2014.01.20 1954
481 하느님의 어릿광대 T 평화/ 선 프란치스코 성인을 눈여겨 보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당시 유행했던 <음유시인>들의 노래를 즐겨 흥얼거렸다는 것. 두 나뭇가지를 집어... 김맛세오 2012.12.12 3442
480 하느님의 섭리(은총) 또는 운명? T 온 누리에 평화를...   아침 미사 때 예전에 오랫동안 예루살렘에서 지내셨던 '안베다' 신부님이 많이 생각났다.  오늘이 바로 '베다' 성인의 축일이기도 하... 김맛세오 2017.05.25 1326
479 하느님께 담뿍 사랑받으려면...? T 평화와 선 이렇듯 컴퓨터 방의 컴이 고장나면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욱 많아 좋은걸. 낮이면 새하얀 눈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 좋고 밤이면 새까만 하늘... 1 2008.02.04 2086
478 하,참! 고 녀석! T 평화/ 선 불과 1시간 전에 곁을 떠나지 않고 졸졸 따라 다니던 진도개 강아지가 다른 집으로 떠나 버렸다. 3일 전에 3마리의 진도개 새끼를 어느 지인이 가져다... 3 김맛세오 2011.04.17 2662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