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0.10.05 08:26

물매화를 보셨나요?

조회 수 253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 선

벌써 몇년째 성거산에 살다 보니,
이곳 토양에 무엇이 잘 자라는지 확연히 알게 되었다.
주로 소나무, 참나무, 영지,더덕, 도라지, 취나물, 밤...등
그래선지 먹거리가 풍부해 야생 동물들의 천국이기도 하다.

이맘때면 빼어 놓을 수 없는 몇몇 야생화 군락지도 있어
꽃을 좋아하는 내 마음엔 덩달아 예쁜 가을 꽃들이 수놓아지고.

천흥리 저수지를 휘돌아 옆 계곡으로 가면
아마도 지금쯤 '물매화'들이 그 곱고 새초롬한 자태로
하이얀 군락을 이루기 시작했을 테니,
수일 내로 갸들과 데이트를 하러 가야겠다.
봄에 피는 하이얀 매화꽃을 닮았지만
습지 계곡에서 피어나는 꽃이기에
그 이름, '물매화'라고 했나보다.
물매화를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쪽진 머리에,
젊었을 때의 청초한 엄마 모습이 아련하다.
그리고 어쩌면 이곳 성거산 자락에 순결한 피로 물들었던
거룩한 순교자들이 '물매화'로 환생했는지도 몰라
하이얀 눈물을 찍어내게도 되니...!!!

또 얼마 후면 장관을 이룰
먼저 가신 선배님들의 묘지의 '구절초'도 빼어놓을 수가 없다.
어디 그 뿐이랴! 구절초가 질 무렵이면
차례를 기다리기라도 하 듯 짙은 쪽빛 바다 빛갈을 닮은
'용담(龍膽)'이 피어나게 된다.
'용의 쓸개'처럼 쓴 뿌리여서 약재로도 사용한다는 용담!
그 용담을 대하며, 옛날 얘기로 손자 사랑이 지극하셨던
할머니가 무척이나 그리워진다.
그 할머니의 '용왕님과 거북이 토끼 이야기...'에
턱을 괴고 빠져들게 초롱초롱하던 눈망울!

가을은 그렇게 할미의 사랑에 깊어가는 그윽한 계절!
아랫집 앞마당에 가득 핀 코스모스가 하늬 바람에 살랑이고
새하얀 취꽃들이 질 이맘때면,
여기저기 짙어가는 하늘 빛 속,
갖가지 색갈의 싱그러운 꽃들이 빚어져
더욱 푸르른 그리움이 묻어나는 사랑의 계절!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7 까맣게 잊혀졌던 수녀님. T 평화의 그리움 담아... 그 이름은 수녀님. 복자회 수녀님으로...30년은 족히 되었으리. 신학원에서 공부하던 시절- 학년은 달랐어도 참으로 내게 관심을 많이 ... 2007.12.02 2234
426 이렇듯 눈이 내리면...! T 온누리에 가득한 평화 밤새 조금씩 눈이 왔나보다. 아직도 간헐적으로 내리는 눈, 시나브로 이렇듯 눈이 내리면 난 또 먼 데로 시간여행을 하며 동심으로 날아... 1 2007.12.07 2334
425 회상- 엄마와 기차 T 평화와 선. 기차는 그리움이다. 특히 석탄이나 디젤로 움직였던 "칙칙폭폭" 긴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는 내 어린시절의 기차는 요즘에는 느낄 수 없는 향수나 미... 2007.12.12 2466
424 기도와 함께 했던 소중한 만남들 T 축, 성탄/ 근하신년 2007년, 지난 해의 내 여정을 반추해 보며 가까이 만났던 분들을 떠올린다. 먼저 우리 수도회 가족인 여러 형제들이 떠오르고, 지난 해 세... 2007.12.29 2261
423 새하얀 눈과 함께... T 온누리에 평화 어제 밤부터 새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였다. 아직 눈다운 눈을 보지 못한 2007년 12월 31일에 이렇듯 백설애애 장관을 대하니, 성거산(聖居山)이 ... 2 2007.12.30 2088
422 요사팟 할아버지의 부음 소식 T 평화와 선. 요사팟 할아버지가 귀천(歸天)하셨단다. 심히 편찮으다고 하여 찾아 뵌 것이 지난 10월로 기억되는데... 참, 복이 많으신 할아버지! 30일에 돌아가... 3 2008.01.03 2292
421 하느님께 담뿍 사랑받으려면...? T 평화와 선 이렇듯 컴퓨터 방의 컴이 고장나면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욱 많아 좋은걸. 낮이면 새하얀 눈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 좋고 밤이면 새까만 하늘... 1 2008.02.04 2086
420 어김없이 돌아온 봄,봄,봄,... T 평화가 봄 햇살처럼 지난 주 300mm 정도는 쌓였을게다 엄청 많은 눈이 내려 이틀간 눈쓸기에 바빴었다. 그런데 그것도 며칠...이내 따뜻한 봄기운에 다 녹아 버... 2 2008.03.02 1905
419 긴 다리 거미 자매 T 평화가 온누리에. 세면장과 화장실이 아랫층에 있는 집 구조라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곳엘 가면 몸체는 아주 작으면서도 긴 다리를 한 거미... 2 2008.03.07 3186
418 미국으로 살러 간 조카녀석 T 평화와 선 얼마 전, 둘(남매) 밖에 없는 조카애들중 여자 조카애가 미국으로 영영 가버렸다. 그것도 우연찮게 내가 다리를 놓아... 젊은이의 꿈과 야망이 가득... 2008.03.12 1868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