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0.06.08 15:26

"나, 가요!"

조회 수 224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누리에 평화가...

얼마 전 산청에서 일주일 연피정이 있었다.
오랫만에 흐르는 경호강을 대하니
그렇듯 흐르는 시퍼런 물만큼이나 세월의 깊고 긴 이야기들이
무심히 흐르는 듯 하면서도 감회가 새로와짐은 왠 일일까
.
분다 할머니 수녀님이나 안나 수녀님이라도 계셨으면
오랜만에 얼마나 반가와 하셨을꼬.
하지만 요양원엘 노크해 보니 면식이 있는 '마리나' 할머니가
"누구고?" 하시며 보진 못하시지만 음성을 감지라도 하시 듯
연신 귀를 기울이신다.
"저, 모르시겠어요?"하며 꼬옥 안아 드리니,
넘 송구스러워 어쩔줄을 몰라 하시며 반기신다.

마을 중앙의 옛 성당 바로 옆엔 그동안 영면하신
나환우 분들의 납골묘가 있다.
매일 새벽 5시경이면,
의례히 한 할머니가 휠체어에 몸을 실으시며
기도를 하시고 헌화도 하시는 걸 보면,
아마도 짝이신 할아버지를 그곳에 모셨나보다.
새벽의 일상을 다 마치시고는 늘상 하시는 인사-
"나, 가요!"
살아계신 할아버지를 대하듯
그 한 마디 인사는 온 생애를 함축이라도 하듯,
손 다리가 뭉글어진 할머니일지언정
사랑과 정이 담뿍 담긴
흐르는 저 경호강 만큼이나
잊을 수 없는 길고 깊은 사연이리...

"나, 가요!"
할머니의 이 한 마디 매일의 인사는
삶과 죽음이 하나가 되는 친밀함과 통교의 장.
'마음이 깨끗한 이는 복되리니, 하늘 나라가 그의 것...'
할아버지에 대한 저 그리움이야말로,
깨끗한 할머니의 순수한 천국이 아니겠는가.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7 새 가족들이 생겨...이 아니 즐거우랴!? T 평화가 샘물처럼 우리 원내엔 큰 연못 2, 작은 연못 3개나 있으니 요즘처럼 시도때도 없이 폭우가 쏟아지는 때면, 연못 사이로 떨어지는 물줄기는 크고 작은 폭... 3 2010.08.31 2177
196 포도철과 보나의 어머니 T 온누리에 평화 '성거읍' 하면 거봉으로 유명- 이맘 때 포도철이 오면, 청포도와 거봉이 그야말로 주저리 주저리 열리는 신나는 고장이라. 무엇보다도 큰이모(부... 2010.08.31 2440
195 정들었던 카메라와의 별리(別離) T 평화/ 선 예전, 고문(古文)중 '조침문(弔針文)'이란 글이 떠오른다. 오래 함께 써왔던 바늘이 못쓰게 되어 그동안 정들었던 관계성을 의인화해서 조문처럼 써내... 3 2010.08.13 2002
194 이보다 더 좋을 수가! T 온누리에 평화 전망 좋은 방 앞 의자에 앉아 이렇듯 책을 읽고 있노라니, 세상의 행복이 다 내 것인 양 한껏 감사지정에 푹 젖는다. - 물론 존재의 주인이신 하... 2 2010.08.06 2043
193 산책 겸 운동 T 평화/ 선 올해 70세가 되시고 오래 전 이민의 삶을 선택하신 롱아일랜드의 작은엄마가 가끔 좋은 메일을 주신다. 지난 봄이었나싶다. 연락도 없이 갑짜기 학교 ... 1 2010.07.18 2137
192 임종이 가까운 고종 사촌의 소식! T 온누리에 평 생자필멸(生者必滅)이라! 평소 느끼지 못하며 살다가도 주변 가까운 이들이 하나 둘 떠날 때마다, 영육간(靈肉間)의 별리를 무척이나 아쉬워하며 ... 2010.07.11 2609
191 설악산 다람쥐 T 온누리에 평화 한 10년은 되었을 게다. 나를 포함한 5명의 형제들이 3박 4일, 설악산 '서북능선' 코스를 탄 적이 있다. 그렇듯 험한 코스라는 걸 조금이라도 알... 3 2010.07.01 2142
190 외로움과 고독...!? T 평화와 선 눈을 뜬 새벽 5시, 라디오서 흘러나오는 선율과 가사가 솔깃 귀를 간드린다: "그댄 외롭고 쓸쓸한 여인, 끊임없이 방랑을 하는... 밤에는 별 따라 낮... 1 2010.06.29 2181
» "나, 가요!" T 온누리에 평화가... 얼마 전 산청에서 일주일 연피정이 있었다. 오랫만에 흐르는 경호강을 대하니 그렇듯 흐르는 시퍼런 물만큼이나 세월의 깊고 긴 이야기들이... 2010.06.08 2243
188 곤즐박이 새 부부 T 샘물같은 평화 한 차례 새하얀 산벚꽃이 지나간 봄의 자리에 연초록 봄의 이야기도, 어느덧 짙푸러져만 가는 성거산의 모습! 쥐방구리 드나들 듯 유리 문을 여... 1 2010.05.19 2501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