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0.03.22 14:11

나목(裸木)

조회 수 1989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자연과 함께 평화를...

방에서 남쪽으로 바라보는 창밖을 보노라면,
거기엔 늘상 담장 밖 연못가에 느티나무가 보인다.

지난 가을 잎들을 훌훌 벗어 버렸기에
나목인 채로이지만,
수없이 뻗은 가지를 보고 있으면
인생의 무상함을 더없이 잘 공감하게 되고,
내면을 충실히 하여 겨울 바람이나 모진 추위를 굳게
대항하려는 내부지향적인 의연한 모습이어서,
오히려 더 친근감이 가지는 겨울 나무의 전형을 보는 듯 하다.

여름 나무가 짙게 화장을 하여 오히려 본질이 가려진
뭔가 위장된 화려한 모습이라고 한다면,
저 느티 나무같은 겨울 나목은 모든 겉치레를 다 떨구어 버린
본연의 아름다운 속살을 드러낸 나상과 같으니 말이다.

나목의 느티나무를 볼 때마다
아무런 가식이나 허례가 없이 있는 그대로의,
그것도 무질서한 것 같으면서도 조화로운 잔 가지들,
저렇듯 아름다움에 훔뻑 빠지고 만다.

보통 시골 마을에
사람들이 쉬기 좋아하는 정자 나무 또한
느티나무인 경우가 많음은 왜일까 생각해 보면,
보통 오랜 수명(보통 100년 이상 1000년 정도 되기도) 에다
동서남북으로 크게(20m 정도의 키에 2-3m 둘레는 보통) 자라는
나무이기도 하겠지만,
그 그늘이 다른 나무에 비해 시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넓지도 않은 잔 잎들이 겹겹으로 나 있어
아마도 한여름 따가운 햇볕을 잘 가려주기도 하고
상하 바람의 통풍을 잘 시켜주는 시원함을 가져다 주는...

이제 좀 있으면
봄기운에 저 느티나무도 연초록 여린 잎들이 수없이 달리겠다.
바로 곁 매화 한 그루가 금방이라도 꽃망울을 떠뜨릴 듯,
거대한 느티나무 나목이 있어
찰라의 생명이 더욱 돋보이겠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7 까만 밤, 하이얀 길 T 평화가 강물처럼... 어제는 정말 하루 종일, 언덕 길 눈을 쓸었다. 쓸지않음 해빙기까지 겨울 내내 빙판길이 될 것이기에... 아래 성거읍 동네만 하더라도 여기... 3 김맛세오 2006.12.18 2312
436 까맣게 잊혀졌던 수녀님. T 평화의 그리움 담아... 그 이름은 수녀님. 복자회 수녀님으로...30년은 족히 되었으리. 신학원에서 공부하던 시절- 학년은 달랐어도 참으로 내게 관심을 많이 ... 2007.12.02 2234
435 까치 이야기 T 평화와 자비   '까치'하면 농가 과수에 많은 피해를 주어, 그 이미지가 좋지 않습니다만, 오래 전 저희 정원에 더럽기 짝이없는 길고양이들을 다른 곳으로 ... 김맛세오 2016.03.14 1559
434 꼬마야, 널 만나 가슴이 찡한 걸! T 평화가 강물처럼... "아저씨, 뭐해요...?" 향나무를 다듬고 있는 내 곁에 그렇게 한 남아 꼬마가 다가와 묻는다. "응, 너 가끔 머리 깍지? ...그럼 예쁘지 않니... 1 2006.11.22 2368
433 꿈-열정-도전 T 평화와 선 예전, 30대 초반이었다. 먼 여행에서 돌아 와, 런던의 빅토리아 스테이션에 도착한 시각이 예정보다 넘 늦은 밤 11시쯤이었으니, 그 시간에 수도원이... 2 김맛세오 2011.07.26 2612
432 꿈과 알로에 T 평화와 선   참으로 희한한 꿈이로고!   간밤 꿈에 유일한 수련 동기인 '황도마' 형제가 보였다.  성거산 수도원 배경으로, 두 형제가 하느님 품으로 가 영... 김맛세오 2017.07.03 2009
431 끊임없이 추구해야 할 내 '인생의 의미' T 평화와 선   2017년 설 연휴 기간, 이렇듯 하이얀 눈발이 날리는 것은 귀성객들에게는 좀 힘들겠지만 심한 가뭄 끝 해갈의 대지에 어쩌면 축복의 의미일런... 김맛세오 2017.01.30 1198
430 나날이 좋은 날! T 평화를 빌며...   혼자 잘 놀 줄 아는 사람은 외로울 새가 없다는 것이 나의 평소 지론.     평생 결혼 생활을 하며 배우자가 곁에 있어도 결국 혼자일 수... 김맛세오 2017.02.21 1192
429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 T 평화와 자비   사순시기도 어느덧 중반을 지나고 있습니다.   2월의 끝자락인 어제, 함박눈이 내려 소복히 쌓였지요.  아쉽게도 금방 녹아버렸지만...! ... 1 김맛세오 2016.02.29 1499
» 나목(裸木) T 자연과 함께 평화를... 방에서 남쪽으로 바라보는 창밖을 보노라면, 거기엔 늘상 담장 밖 연못가에 느티나무가 보인다. 지난 가을 잎들을 훌훌 벗어 버렸기에 ... 1 2010.03.22 1989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