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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나병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무릎을 꿇고 도움을 청하였다.”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에게 손을 대시며 말씀하셨다.”

 

오늘 복음은 <어떤 나병환자>의 치유 얘깁니다.

복음에는 어떤 부자, 어떤 눈먼 이 등, 어떤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오늘따라 이 <어떤 나병환자>가 어떤 사람일까 생각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지금 저희 유기 서원기 형제들의 피정을 동반키 위해

나환우들의 마을인 이곳 성심원에 와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곳에 와서 나환우들을 뵈올 때 처음에는 두려움으로 뵈었고,

자주 뵙게 되면서 두려움이 사라지자 한분 한분이 눈에 들어오면서

이 분은 어떤 분일까, 어떤 삶을 사셨을까 관심을 갖게 되다가,

최고로 관심이 많았을 때는 성 프란치스코와 나환우의 관계처럼

이분들과 어떤 특별한 친밀감과 유대감을 가진 적도 있었습니다.

 

그랬었는데 거의 30년이 지난 지금 저에게 이분들은

특별하지도, 개인적이지도 않은 분들이 되었습니다.

낱개로 팔지 않고 모개로 팔 때 쓰는 도매금이란 말이 있는데

저는 이분들을 지금은 한분 한분도 아니고, 나환우도 아니고,

병으로 고통 받는 많은 분들의 도매금으로 만나는 것입니다.

 

이런 저는 얼마나 무도한 자입니까?

성심원을 방문한 분들은 다 아시지만 이곳에서 평생을 살고 있는 대단한

저의 형제에 비하면 저는 정말 무정하고 무례한 것을 넘어 무도한 자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복음의 <어떤 나병환자>는 예수님께 어떤 존재였을까요?

당시 수없이 만나게 되는 수많은 병자들 중의 하나였을까요?

예수님은 절대로 저와 같은 분이 아니라는 것이 저의 믿음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따로 만나셨을 거라는 것이 우리의 믿음입니다.

 

이 나병환자도 어떤 집안의 귀한 아들로서 이름을 가지고 불렸을 것입니다.

귀한 아들이었기에 이 병을 고치려고 부모들이 무진장 애를 썼을 것이고,

본인은 더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그리고 필사적으로 병과 싸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병이 아무리 해도 고칠 수 없는 나병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가족들도 이 나병환자를 포기하고 집에서 내보내야했고,

본인도 사람서리에서 쫓겨나 절망 가운데서 살아야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곳의 많은 나환우들이 그러셨던 것처럼 거의 틀림없이

이 나병 환자도 자살을 몇 번 시도했을 것이고 그러나 실패하여

이렇게 사는 것이 운명이겠거니 하며 체념 가운데 살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자기가 사는 곳 가까이 오셨고

이 예수님께 대한 얘기를 이 나병 환자도 듣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이라는 분은 차별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똑같이 여기실 뿐 아니라

똑같이 여기지만 도매금으로 똑같이 여기는 분은 아니시라는 거였습니다.

여느 사람들과 달리 차별은 없지만 차이는 인정할 줄 아는 분이셨습니다.

 

이런 분이라면 되겠다고 이 나병 환자는 생각했을 것입니다.

체념을 거두고 나의 사정을 말씀드려도 되겠다는 생각 말입니다.

그러니까 차별은 없지만 차이를 인정하는 예수님의 그 사랑이

일생을 체념 가운데 살아온 사람의 용기를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그래서 몇 십 년 사람서리에서 떠나 살던 그가

사람들 가운데 그리고 예수님 앞에 나와 무릎을 꿇고 감히 청을 합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사랑을 믿고 사람들과 주님 앞에 나아와 청하는 것, 이것이 기도입니다.

기도는 일단, 아니 무엇보다도 사람들과 주님 앞에 나아오는 것입니다.

무엇을 청하건 청하지 않건, 어떻게 청하건 그것은 그 다음 문제입니다.

 

자기 안에, 특히 자기의 고통 안에 갇혀 있지 않고

선한 사람에게나 악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추시는 하느님의 빛에로,

나병 환자에게나 성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내리시는 하느님의 사랑에로

나아가는 것, 그리고 그분과 그분 사랑 앞에 서는 것, 이것이 기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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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홍일구홍일 2016.09.28 10:40:58
    등록되어 프란치스칸으로서 영광입니다
  • ?
    홈페이지 풍경소리 2015.01.15 12:26:07
    그렇습니다.
    예기치 않은 좌절과 절망으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절박함이 온 몸으로 조여드는 어두움의 순간 순간이 있었습니다.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는,
    아니, 대신 살아 줄 수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결심한 것이 있었습니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당하겠지만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살아 있는 말씀으로 저에게 용기를 부여하셨고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때 마다 이 말씀은 저에게 비상카드가 되었습니다.

    적어도 제 자신이 먼저 삶을 내려놓지 않는다는 것,
    제가 먼저 포기하지 않고 갈 때 까지 가보겠다는 용기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 작은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면 깨달음이고
    제 나름의 믿음이고 희망이고 삶을 사랑하는 힘이 아닐까............
    제 자신이 휘청거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때 휘청거리는 사람이 기댈 수 있는
    벽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오늘도 주님이 주시는 비상카드를 지니는 마음으로 새 날을 맞이합니다.

    "선한 사람에게나 악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추시는 하느님의 빛에로,
    나병 환자에게나 성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내리시는 하느님의 사랑에로
    나아가는 것, 그리고 그분과 그분 사랑 앞에 서는 것, 이것이 기도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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