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046 추천 수 0 댓글 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누리에 평화

이곳 성거산에는
얼마나 다양한 생명들이 살아가는지,
그 약동(躍動)하는 생기발랄함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풀을 매고 있노라면 개구리들이
폴짝.. 뛰어올라 깜짝 놀라게 하여,
어릴 적 식용 개구리라고 하여 또래 아이들과 구워먹던
커다란 개구리가 자주 눈에 띄기도 하고,
청개구리는 아니면서도 고만한 작은 개구리들 역시
지천으로 여기저기 보일 때면 앙증스런 귀여움에
손가락으로 넌지시 건드려도 본다.
또 톡톡 뛰어오르는 어린 방아깨비며 메뚜기들을 보면
생명의 경이로움에 미소가 절로 번진다.

연못가엔 잠자리 같은 곤충들도 많아,
진홍색 빨간 잠자리가 빠른 동작으로 세상을 누비는 모습에-
흔히들 된장 잠자리라고 하는 잠자리들은 암놈이요,
빨간 고추 잠자리가 숫놈이라는 것도 그 교미하는 모습에서
우연히 알게 된 사실...ㅋ
눈이 좋지 않음 잘 눈에 띄지도 않는 실잠자리를 발견하게 되면
그 실같은 가는 몸매가 얼마나 매력적이고 귀여운지...!

얼마전 피정객 한 분이 이런 말을 건넸다:
"여기는 모기가 많겠지요?
저희 동네는 가끔 공중 살포를 해서 한 마리의 모기도 없어
살기가 너무 좋답니다."

그 말씀을 듣고는
나는 놀래 속으로 답을 해드렸다:
"에구, 무슨 그런 끔찍한 말씀을...
소독약을 살포해서 우리 생명들인 곤충 형제 자매들을
몽땅 죽여 버리고 인간만 편하게 살겠다니...!!!
모기 몇 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 불태우는 격이로군!"

몇해 전 이런 일이 있었다.
아래 피정집에서 임시로 거처할 때였었는 데,
무슨 날벌레인지 끊임없이 준동하여 마루고 방이고
매일 그 벌레의 시체를 쓰레받이로 쓸어 담아야 하는 귀찮음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다가 할 수 없이 시청의 방역과에 연락을 해
자문을 청했더니, 하루 날을 잡아 소독약을 살포하자는 거였다.

그날 밤 잠들기 전에 다시 한번 곰곰 생각해 보았다.
아차! 벌레가 징그럽다고 약을 친다면,
풀벌레들하며 귀뚜라미, 거미, 잠자리,...등 더불어 살아가는 무수한
생명들이 일시에 소멸되는 게 아닌가?
그리되면 새들도 먹거리가 없어 살 수 없을 테고...
그건 아니다 싶었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서 숱한 형제 자매들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것,
그 얼마나 위험한 발상일꼬?

당장 다음날 아침에 방역과에 연락을 해 취소를 했다.

집 안에도 벌들이 자주 드나들어
갖가지 모양의 벌 집을 지어 놓는다.
때로는 이름 모를 벌레들이 방에까지 들어오기도 하지만,
생각을 다시하면 징그럽기보다는 내 친구들처럼 허물이 없어진다.

그래선지 여기 성거산엔,
부쩍 새들이 많이 날아들고 온갖 생명들의 천국처럼
매일 부산한 아침을 맞게되어 싱그러운 나무들도
바람 친구들과 화답을 하며 작은 생명들의 은신처 역할을 톡톡히 한다.

더불어 살아가는 화합의 모습이 얼마나 평화로운지!
개구리야, 잠자리야,...하느님을 찬양하라.
노래하는 새 자매들이여, 하느님을 찬미하라.
갖가지 곤충 형제들아, 하느님을 기려라.
  • 하늘이 2009.07.18 12:25
    모기에 물려도 모기약을 치지 않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벌레를 사랑하는 수사님을 그 벌레들이 물지 않기 바라며 화살기도 쏩니다^^
  • 영희 2009.07.18 12:25
    이 아침... 두 눈을 살며시 감고 성거산을 그려봅니다...온갖 풀벌레들과 새소리가 들려요...마아앗 맛. 맛.또르르.. 맛. 맛. 맛...마앗~시유 맛.맛.맛..맛시유.. 아하! 수사님을 부르는 소리였군요!!
  • 아스라이 2009.07.18 12:25
    마음까징 맑아집니다.
  • 2009.07.18 12:25
    T ...^*^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97 달마사의 불자들 가끔 가는 현충원엔 '지장사'란 오래된 절이 있고, 그 넘어 흑석 3동의 산 꼭대기에 '달마사'가 있다. 지장사는 초교 1년생들이 으례히 가는 소풍 장소로서, 당시... 김맛세오 2019.06.21 1386
396 달보며 별헤며... T 평화/ 선 요즘 새벽 5시면 깜깜한 밤이다. 최근 언제부터인가 남다른 습관이 하나 생겼다. 경당에서만 묵상을 해오던 일상을 바꾸어, 밖의 언덕 길을 한참 내려... 2009.10.30 1956
395 닭대가리라구요? 천만에요...! T 온 누리에 평화. 대전 목동에서 수련받을 때(1977년)입니다. 수련소에 제법 큰 농장이 있고, 한 켠 구석엔 온갖 동물을 키우는 큰 울까지 있... 김맛세오 2013.02.04 3041
394 당당한 시니어 인생 T 평화와 자비   "형제님, 상암 올림픽 경기장으로 썰매타러 안가실래요?"   "어허, 맛세오 형제, 아직도 애들이네...난, 그런 곳에 안가!"   작년 겨울에... 김맛세오 2016.03.22 1521
393 대문 없는 집 주님을 찬미합니다~! “쌀 40kg 1마대, 고구마 5kg 1박스, (무지 큰) 늙은 호박 1개, 소금 20kg 1포, 참기름 1병, 들기름 1병, 고춧가루 1봉지, 청국장 네 덩이, ... 2 file 김성호 돈보스코 2010.11.08 3402
»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것임을... T 온누리에 평화 이곳 성거산에는 얼마나 다양한 생명들이 살아가는지, 그 약동(躍動)하는 생기발랄함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풀을 매고 있노라면 개구리들이 ... 4 2009.07.14 2046
391 도롱뇽 아빠...? T 평화/선 (지난 달, 2월 14일에 "빈들 카페"에 실은 글임) 진종일 비가 내린 어제, 작업(나무)을 할 수 없어 대신 우산을 쓰고 옆 계곡을 찾았다. 그러니까 작년... 2009.03.10 2312
390 도룡농이 철 T 평화가 샘물처럼... 벌써 2주 정도 전이었으리... 모처럼의 외출에서 돌아 온 깜깜한 밤 길 거의 집에 도착했을 즈음이었다. 큰 연못엔 아직도 두터운 얼음이 ... 1 2010.03.04 2876
389 도심 속 자연들과의 기쁨 T 평화와 선   오늘 새벽엔 예고도 없는 비가 살포시 내려 바야흐로 성하(盛夏)의 계절을 향한 식물들의 기분좋은 "하,하! 호,호!" 간드림. 잔디 사이에 놀... 김맛세오 2013.06.04 2311
388 도심산행(都心山行)의 즐거움     T 평화/ 선   예전 한창 영어를 배우던 시절에 외웠던 한 귀절- "He is happy that things himself."(행복은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만이 행복... file 김맛세오 2013.11.21 2083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